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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김진서 기자] 불의의 화재로 세상을 떠난 고(故) 허범욱 감독이 마지막 순간까지 자신의 영화 데이터가 든 노트북을 꼭 껴안고 있었던 사연이 전해져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한국독립영화협회와 배급사 인디스토리에 따르면 고인은 지난주 발생한 화재로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던 중 지난 28일 오전 숨을 거뒀다. 빈소는 서울 한강성심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30일 오전 8시, 장지는 서울추모공원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만화가 석정현 씨는 29일 조문을 마친 뒤 자신의 계정에 “원래 오늘 만나야 했던 분이다”라며 “불의의 화재로 돌아가셨는데 영화 데이터가 들은 노트북을 꼭 껴안고 계셨단다. 가는 길이 외롭지 않으면 좋겠다”라고 애도했다. 그는 “원래 내일 수요일 공개 시사회 때 감독님 만나 뵙고 진행할 공개 좌담회를 준비 중이었다”라며 “그러다 갑자기 주말 즈음 배급사로부터 사고 소식 전해 듣고 얼마나 어이가 없었는지 모른다”라고 비통함을 표했다.
이어 “그의 유작이 돼버린 문제작 ‘구제역에서 살아 돌아온 돼지’는 전해 듣기로 10여 년 전부터 준비했다는데 내용이 충격적이어서 그의 전작도 함께 찾아보며 같은 작가로서 여쭤보고 싶은 게 정말 많았다”라고 회상했다.

아울러 석 씨는 “그림을 배운 적이 없는 데도 힘들고 막막한 애니메이션을 선택한 이유와 지금까지 버텨온 동력이 뭐였는지, 작품 속의 돼지에 자신의 어떤 부분을 투영했는지, 앞으로 스크린을 통해 보여주고 싶은 또 다른 세계는 어떤 것인지… 다른 평행 우주에서는 웃으며 반갑게 만나 뵙고 그런 얘기들을 나눌 수 있게 될까?”라며 “허범욱 감독님의 작품이 많은 사람들에게 기억돼 부디 저세상에서는 만들고 싶은 작품 영원히 자유롭게 만드시길 간절히 기도한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라고 적었다.

고인의 유작인 ‘구제역에서 살아 돌아온 돼지’는 살처분 현장에서 살아남은 돼지와 짐승이 되기를 갈망하는 청년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서울독립영화제 장편 애니메이션 부문 최초 최우수작품상 수상 등 국내외 주요 영화제에서 성과를 거뒀다.
해당 영화는 다음 달 5일 정식 개봉을 앞두고 있었으나, 이번 비보로 인해 일정이 잠정 연기됐다. 배급사 인디스토리 측은 “한국 애니메이션을 위해 열정을 바친 허범욱 감독을 깊이 애도한다”라고 전했다.
김진서 기자 / 사진=허범욱, 서울독립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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