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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이 바랜 코미디와 부실했던 디테일…넘지 못한 7년의 벽(‘끝장수사’)

강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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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강해인 기자] 배우 배성우의 신작이 7년 만에 관객과 만났다.

한국에서 형사물은 흥행의 중심에 있었던 인기 장르다. 1990년대 ‘투캅스’, 2000년대 ‘공공의 적’ 시리즈가 있었고, 그 외에도 ‘베테랑’, ‘청년경찰’, ‘극한직업’ 등의 작품이 꾸준히 관객을 끌어모았다. 한국 형사물은 범인을 쫓는 스릴을 바탕으로 코미디와 액션이 버무려져 웃음과 통쾌함을 만들어왔다. 올봄 찾아온 ‘끝장수사’는 이 형사물의 계보를 이을 수 있을까.

‘끝장수사’는 한 때 에이스였던 형사 재혁(배성우 분)과 인플루언서 출신 신입형사 중호(정가람 분)가 기이한 살인 사건의 진범을 쫓는 이야기다. 시골 교회 절도범을 잡은 두 형사는 이 범인이 서울 강남 살인 사건의 유력 용의자라는 걸 밝혀낸다. 하지만 살인 사건의 범인은 이미 체포됐고, 강남 경찰서도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인다. 찝찝함을 느낀 재혁은 이 사건에 경찰까지 얽혔다는 걸 알고 더 밀어붙이다 진실과 만나게 된다.

이 영화는 버디 무비의 전형적인 구조를 따라간다. 중심엔 사고뭉치 형사들이 있다. 문제를 여러차례 일으켜 경력이 꼬인 재혁과 개인주의적 감성으로 조직을 흔든 중호가 한팀으로 묶이면서 갈등이 시작된다. 튀는 신입이 싫은 선배와 당돌하게 반항기를 보이는 막내 형사가 극의 시작부터 팽팽한 긴장감을 형성한다. 과거 ‘투캅스’ 시절의 재미를 현대적 설정과 감각으로 재구성한 듯한 작품이다.

버디 무비에서 볼 수 있는 익숙함 구조 속에 변수를 만드는 건 결국 캐릭터다. 재혁과 중호는 조직 내에서 골칫거리라는 공통의 속성만 있을 뿐 통하는 게 하나도 없다. 수사의 동기, 목적, 방법 등이 모두 다른 두 형사는 티격태격하며 해프닝을 만든다. 거칠고 푸석한 배성우와 말끔하고 세련된 정가람의 이미지 대비를 보는 재미가 있다. 시간이 지나며 재혁과 중호는 각자의 약점을 공유하며 마음을 열고 한 팀이 되어간다. 이 아웃사이더들만의 케미로 거대악과 조직에 맞서는 과정이 쾌감을 전한다.

기이한 살인 사건도 ‘끝장수사’가 내세운 무기 중 하나다. 한 사건에 두 용의자가 얽혔다는 설정은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풍긴다. 일본에서 벌어진 사건에서 영감을 얻었다는 이 설정은 진범이 누구인지, 그리고 진범을 은폐하려는 자와 그 의도에 궁금증을 갖게 한다. 극의 전개와 함께 살인 사건의 전말이 밝혀지고, 여기에 얽힌 모든 인물의 이중적인 태도가 드러나며 관객의 뒤통수를 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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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범이 있음에도 억울하게 잡힌 조동오는 억울함을 호소하며 재혁과 중호를 움직이는 동력을 제공한다. 하지만 그 역시 온전히 믿을 수 없다는 점이 영화를 더 흥미로운 지점으로 끌고 간다. ‘끝장수사’는 두 형사가 사건을 파헤칠수록 조동오를 향한 의문이 커지게 설계돼 있다. 이때 조동오를 연기한 윤경호가 낯선 얼굴로 긴장감을 높인다. 그는 지난해 드라마 ‘중증외상센터’, 영화 ‘좀비딸’, 웹 예능 ‘핑계고’ 등을 통해 친근하고 코믹한 이미지로 사랑받았다. ‘끝장수사’는 이런 윤경호의 이미지를 활용·변주하며 관객을 더 혼란스럽게 한다.

이런 장점에도 ‘끝장수사’는 만듦새에서 부실함을 노출한다. 절도범이 살인 사건과 연결되는 초반부 세팅부터 헐겁다는 느낌을 준다. 절도범 캐릭터가 허술해 살인 사건을 다루는 극의 톤 앤 매너와 어울리지 않는다. 이후 살인 사건의 전말과 인물들의 비밀이 공개되는 후반부에서도 이런 어색함은 이어진다. 두 용의자를 억지로 이어 붙여 봉합한 듯해 영화의 비밀이 드러나는 순간의 쾌감이 그렇게 크지 않다.

또한, ‘끝장수사’는 과하게 코미디를 추구하다 악수를 두기도 한다. 두 캐릭터의 특성을 부각하는 초반부를 비롯해 중간중간 캐릭터들이 웃기기 위해 발버둥 치는 게 보인다. 특히, 유일한 여성 캐릭터 미주(이솜 분)가 가벼운 웃음을 위해 소모된 신이 많다. 이밖에도 수사극과 코미디의 밸런스가 좋지 않아 보기에 민망한 장면이 다수 있다. 이 부자연스러움 탓에 웃긴 영화가 아닌, 우스워진 영화가 되고 만다.

전체적으로 색이 바랬다는 인상을 준 ‘끝장수사’ 아픈 사연을 가진 작품이다. 2019년 촬영을 끝냈지만, 배성우의 음주운전 논란 탓에 7년이 지난 지금에야 관객과 만났다. 그래서일까. 앞서 언급된 점 외에도 인플루언서 캐릭터를 소모하는 방식이나 수사에서의 디테일이 올드하다는 인상을 지우기 힘들다. 영화가 가졌던 매력이 지금의 관객에게는 닿기 어려운 작품이라 아쉽다.

강해인 기자 khi@tvreport.co.kr / 사진=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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