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명빈 “영선이 미워 보일까 봐 고민해…절제된 표정으로 결핍 표현하려 했다” [RE:인터뷰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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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강해인 기자] 배우 최명빈이 ‘캐리어를 끄는 소녀’의 캐릭터를 구축했던 과정을 소개했다.
지난 2일 영화 ‘캐리어를 끄는 소녀’가 개봉해 관객과 만났다. 이 작품은 ‘가족’이라는 울타리를 갖고 싶었던 영선(최명빈 분)이 수아(문승아 분)의 집에 머물게 되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담았다. 영화의 개봉을 맞아 TV리포트가 서울 용산구 한 카페에서 영선 역으로 열연을 펼친 최명빈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캐리어를 끄는 소녀’에서 영선은 가족의 부재 속에 쓸쓸함과 고독함을 느끼는 인물이다. 이 결핍을 채우려는 행동이 안쓰럽게 그려지고, 때로는 공격적으로 드러나기도 한다. 최명빈은 이 캐릭터를 어떻게 파악하고 구축했을까.
최명빈은 “영선이는 정말 순수한 친구다. 그런데 자칫 잘못 표현하면 미워 보일 수 있었다. 영선이의 단단함과 간절함을 보여주면서도 미워보이지 않게 표현하기 위해 고민이 많았다. 저라면 어떻게 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며 캐릭터를 분석하고 살을 붙여 나갔고, 현장에서도 감독님과 많은 의견을 나누며 인물을 자연스럽게 만들어 갔다”라고 캐릭터와 함께한 시간을 돌아봤다.
영화 속 영선은 수아의 집에서 살아남기 위해 절박한 모습을 보인다. 이때 수아의 가족들과 충돌하며 극의 긴장감이 높아진다. 이런 영선에 관해 최명빈은 “가족이라는 건 정말 조건 없이 사랑하고 관심을 가져주는 존재들이다. 영선이는 그걸 원했을 거라 생각했다. 그래서 성우(김태훈 분)나 지영(유다인 분)에게도 정말 순수한 마음으로 다가갔을 거라 생각했다”라고 캐릭터의 심리를 설명했다.
그리고 “비싼 옷과 라켓을 선물 받는데, 그때도 비싼 것이 중요했던 게 아니라 그런 챙김을 받는다는 것에 더 초점을 맞췄던 거 같다”라고 덧붙였다.
친구이자 가족이 되길 바랐던 수아와의 관계에 관해 최명빈은 “수아는 영선이가 갖지 못한 장비, 공간, 가족을 갖고 있다. 그런 걸 보면서 영선이는 수아를 부러워했을 것 같았다. 그러다 나중엔 수아도 자기처럼 고민과 결핍이라는 게 있다는 걸 느끼고, 부러워하기보다는 이해하고 공감하게 되면서 감정의 결이 바뀌었던 거 같다”라고 생각을 밝혔다.

영선이 수아의 집 내에서 주도적으로 움직일수록 수아의 가족은 관계의 균열을 경험한다. 이런 영선의 행동이 설득력을 갖고, 관객을 납득시키기 위해서는 최명빈의 섬세한 연기가 필요했다. 최명빈은 “수아와는 다르게 겉으로 보이는 부분을 많이 통제했던 것 같다. 수아는 표정과 행동으로 감정이 드러난다면, 영선이는 눈빛으로 감정을 보여주려 했다. 시선의 이동 같은 미세한 것들에 차이를 주고, 표정 변화도 적게 가져갔다”라고 말했다.
영화에서 영선이 세상에서 유일하게 당당하게 자신을 드러낼 수 있는 공간은 테니스 코트였다. 최명빈은 테니스 장면을 안정적으로 소화하며 극의 몰입감을 높였다. 자연스러운 테니스 연기의 비결을 묻자 그는 “촬영 전에는 테니스를 아예 접한 적이 없었다. 단기간에 늘 수 있는 종목은 아니라고 생각해, 더 열심히 배우려고 의지를 가졌다. 잘 치는 것만큼이나 카메라에 담기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그 부분을 더 신경 써서 준비했다”라고 4개월 간의 연습 과정을 공유했다.
우여곡절 끝에 자신의 자리로 돌아온 영선이 이후 어떤 삶을 살았을 것 같은지 묻자 최명빈은 “수아의 집을 경험한 뒤 영선은 지금 나의 삶도 괜찮고, 나쁘지 않겠다고 생각했을 것 같다. 스스로에게 희망과 용기를 가지게 됐고, 어른스러운 어른으로 성장했을 것 같다”라고 답하며 캐릭터를 향한 애정을 보였다.
방황하는 소녀의 성장을 단단하고 깊은 눈빛으로 소화해 낸 최명빈의 연기은 ‘캐리어를 끄는 소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강해인 기자 khi@tvreport.co.kr / 사진= 싸이더스, O3 Collect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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