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V리포트=허장원 기자] 주말 저녁, 가족이 한자리에 모여 보는 드라마에는 공식이 있다. 갈등은 크되 결국 사람을 향해야 한다. KBS2 주말드라마 ‘사랑이 온다’는 그 공식을 가장 정직하게 따르고 있다. 그리고 시청자들은 숫자로 화답했다.


지난 18일 방송된 ‘사랑이 온다’ 23회는 전국 가구 기준 시청률 16.7%를 기록했다. 직전 회차보다 약 2.4%포인트 오른 수치로, 자체 최고 기록이다. 지상파를 포함한 전 채널 일요일 프로그램 가운데 1위 자리도 지켰다.
‘사랑이 온다’는 깨진 가족의 파편을 모아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인생 한 상을 차려내는 두 남녀의 패밀리 레시피를 그린다. 하석진, 안희연, 박유나, 배정남, 권해효, 윤유선, 류승수, 진경 등이 출연한다.


▲ 하룻밤 꿇은 무릎…하석진, 어머니의 벽을 넘다
이번 주 시청률 상승을 이끈 건 김무진(하석진)의 정면 돌파였다. 한규림(안희연)과 마음을 확인한 김무진은 다음 날 곧장 어머니 홍옥선(진경)의 사무실을 찾았다. 그리고 홀로 무릎을 꿇은 채 기다렸다. 그는 “그동안 제대로 못 뵙고 산 거 죄송합니다. 잘못했습니다”라며 고개를 숙였다.
홍옥선은 날을 세웠다. “한규림이 시켰냐고. 한규림이 보내서 왔냐고”라는 추궁에 김무진은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어머니와 화해하고 어머니께 허락받아서 오라고 했습니다”라고 답했다. 이어 “세상에서 제일 중요한 건 사람 됨됨이라고 말씀하셔 놓고, 정작 어머니는 겉모습만 보고 배경만 보고 세속적 잣대로 사람 판단하고 단정 짓고 오해하고 거부하신 거요”라며 어머니의 모순을 짚었다.


김무진은 “규림이 그냥 한 번만 안아주시고 규림이를 아들이 사랑하는 여자로 한 번만 인정해주시면 평생 동안 어머니께 아무것도 바라지 않겠습니다”라고 애원했다. 홍옥선은 문을 닫고 나가버렸다. 하지만 아들은 밤새 그 자리를 지켰다. 김윤진(미람)은 “엄마, 무진이 아직도 회장실에 있어요. 여전히 무릎까지 꿇고요”라며 “꺾을 수 없는 고집 아닌 거 아시잖아요. 저러다 애 죽어요”라고 홍옥선을 설득했다.
다음 날 아침, 결국 어머니가 먼저 무너졌다. 홍옥선은 “그래. 내가 졌다. 김무진이 이런 놈이지. 말리면 말릴수록 더 의지가 불타는 놈이지. 그래, 허락할 테니까 한 번 가봐. 너희들 스스로 지치고 싫증 나고 깨닫고 무너질 때까지 마지막까지 가서 끝을 봐”라며 마지못해 허락의 뜻을 밝혔다. 그제야 긴장이 풀린 김무진은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막장 없이도 충분히 뜨거울 수 있다는 걸 보여준 장면이었다. 자극적인 반전 대신 진심을 앞세운 정공법이 오히려 시청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 웃고 울고 흔들리고…이주연이 그린 장서현의 성장통
또 하나의 축은 장서현(이주연)이다. 오랜만에 김무진과 마주한 장서현은 “솔직히 좀 쫄아서 왔는데 괜찮다”며 웃었다. 김무진과 한규림의 관계를 두고는 “잘못되라고 저주는 안 해 이제”라며 한층 성숙해진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흔들림은 다른 곳에서 찾아왔다. 20년 가까이 자신의 ‘대나무숲’이 되어준 박정우(민진웅)가 선을 본 사실을 털어놓으며 더 이상 연락하지 말라고 했다. 늘 곁에 있을 줄 알았던 친구의 거리 두기에 장서현은 서운함을 감추지 못했다. 습관처럼 박정우에게 전화를 걸려다 그의 말을 떠올리고 멈칫하기도 했다. 하루아침에 선을 그은 친구를 향해 원망을 쏟아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다.

가족 이야기도 장서현을 흔들었다. 아빠 장훈태(권해효)가 다쳤다는 소식에 엄마 고윤희(윤유선)가 집으로 돌아왔다. 장훈태가 왜 왔냐고 묻자 장서현은 “남편이 다쳤다는데 와이프가 안 와요 그럼?”이라며 퉁명스럽게 대꾸했다. 그 말투 뒤에는 엄마를 향한 애틋함이 묻어났다. 이어 그는 고윤희에게 “이혼하실 거예요? 저 때문에요?”라고 물었다. 부부 두 사람의 문제라는 대답에도 “이혼하신다는 거잖아요 어쨌든”이라며 끝내 눈시울을 붉혔다. 이주연은 그리움과 죄책감, 두려움이 뒤엉킨 감정을 섬세하게 풀어냈다.
시청자들은 “서현이 정우한테 점점 스며드나 봐”, “서현이 누구랑 이어질지 기대된다”, “이주연 서운해하는 연기 귀엽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사랑이 온다’는 매주 토, 일요일 저녁 8시 KBS2에서 방송된다.
허장원 기자 / 사진= KBS2 ‘사랑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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