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만 영화’ 주역, 메가폰 잡고 파격 변신…문제적 가족의 뜨거운 여정 담은 ‘로드 무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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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강해인 기자] 배우 김정태의 첫 연출 도전작이 곧 관객과 만난다.
영화 ‘7번방의 선물’로 천만 관객을 사로잡았던 베테랑 배우 김정태가 ‘가족여행’으로 연출에 도전장을 던졌다. 그리고 44년 동안 안방극장에서 시청자와 소통했던 이휘향이 처음으로 스크린 주연을 맡아 이 영화에 특별한 의미를 더했다.
‘가족여행’은 배우 김정태와 함께 ‘똥개’, ‘챔피언’ 등의 프로듀서로 현장 경험을 쌓은 정종섭 감독이 공동 연출로 의기투합한 작품이다. 영화는 로드 무비의 형태를 가지고 있다. 목적지는 하나지만 속마음은 다섯 갈래로 찢어진 문제적 3대 가족이 낡은 봉고차에 몸을 싣고 부산으로 향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이 영화는 가장 가깝다는 이유로 무심했던 서로의 존재를 새롭게 조명한다. 스크린과 안방극장을 넘나드는 베테랑들의 열연으로 채워진 ‘가족여행’의 관람 포인트를 짚어봤다.
‘가족여행’은 한 지붕 아래 살아가지만 저마다 다른 꿈과 상처를 품은 다섯 식구의 기묘한 동행에서 시작한다. 개성 강한 캐릭터들부터 시선을 사로잡는다. 집안의 생계를 책임지던 치킨집 사장에서 치매로 거동이 불편해진 시어머니 순임(이휘향 분), 집안의 실질적인 가장으로 고군분투하는 며느리 영주(서영희 분), 가족보다 자신의 꿈이 우선인 철없는 남편 창욱(김정태 분), 베트남 참전용사 출신의 고집불통 시아버지 만철(남경읍 분), 그리고 자신이 뱀파이어라고 믿는 사춘기 딸 윤진(홍정민 분)까지 너무나도 다른 구성원들이 한 가족을 이루고 있다.

영주의 제안으로 낡은 봉고차에 올라타 시작된 가족 여행은 출발부터 삐걱거린다. 순임의 고향인 부산으로 향하는 길목에서 이들은 서로의 말에 귀 기울이기는커녕 각자의 사정만 앞세우다 예상치 못한 사건들과 마주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억지로 묻어두었던 과거의 사연과 감정들을 꺼내놓게 되면서 갈등이 증폭된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즉흥적인 여정 속에서 티격태격 부딪히며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가는 가족의 모습은 유쾌한 웃음을 자아낸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연기파 배우들의 호흡은 김정태의 첫 연출작을 더 빛나게 했다. 먼저, 1982년 데뷔 이래 ‘수사반장’, ‘천국의 계단’, ‘아현동 마님’ 등 수많은 명작을 남긴 대모 이휘향은 44년 연기 인생 최초로 영화 주연을 맡았다. 그는 치매를 앓는 시어머니 순임의 복잡 미묘한 감정을 섬세하게 그려냈다. 또한, 캐릭터에 이입하기 위해 촬영 중 성인용 기저귀를 착용하는 등 남다른 열정을 보이며 극의 설득력을 높였다.
서영희는 순임과 혈연을 뛰어넘어 특별한 고부 관계를 형성하는 며느리 영주로 참여했다. 너무도 다른 가족을 한 데 모으는 리더십을 발휘하는 캐릭터를 맡아 중심을 잡았다. 감독으로 변신한 김정태는 철없는 남편 창욱 역을 통해 직접 연기까지 소화하는 투혼을 발휘했다. 창욱은 영화감독의 꿈을 좇으며 가족에게 무관심했던 인물로, 김정태는 특유의 생활 밀착형 연기로 극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한국 뮤지컬 1세대로 독보적인 연기를 펼쳐왔던 남경읍은 고집불통 시아버지 만철로 분해 존재감을 발산했다. 여기에 아역배우 출신 홍정민이 뱀파이어 소녀 윤진으로 변신해 통통 튀는 에너지를 더했다. 무뚝뚝한 시아버지부터 뱀파이어에 빠진 사춘기 딸까지 세대를 관통하는 입체적인 캐릭터들이 작품의 공감대를 높였다. 실제 가족이라고 해도 믿을 만큼 자연스러운 다섯 배우의 케미가 관객에게 다양한 감정을 맛보게 한다.
‘가족여행’은 정종섭 감독의 실제 자전적 경험에서 이야기를 길어 올렸다. 그는 뇌혈관성 치매 판정을 받은 어머니를 곁에서 지켜본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영화에 묵직한 리얼리티를 구축했다. 치매를 앓던 어머니의 기록을 시나리오로 녹여냈고 아내와 어머니, 그리고 자신의 모습을 투영해 낡은 승합차 안의 풍경을 완성했다. 이를 바탕으로 ‘가족여행’은 화려한 스펙터클이나 자극적인 사건 대신, 누구나 가슴속에 품고 사는 ‘가족’이라는 보편적이면서도 뜨거운 관계에 집중했다. 낡은 봉고차라는 좁은 공간 속에 다섯 명의 가족 구성원과 관객을 밀어 넣고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이처럼 ‘가족여행’은 천만 배우에서 메가폰을 잡은 김정태 감독의 신선한 연출력, 치매라는 현실적 아픔을 따뜻한 시선으로 어루만진 정종섭 감독의 진심, 그리고 이휘향을 비롯한 베테랑 배우들의 실감 나는 열연이 한 데 모여 뜨거운 순간을 만든다. 영원할 줄 알았던 관계의 균열 속에서 서로의 손을 다시 잡는 이들의 여정은 올가을 극장가를 감동으로 물들일 예정이다.

가족이라서 오히려 건네지 못했던 진심의 무게를 되짚어 보게 하는 영화 ‘가족여행’은 오는 30일 개봉해 관객과 만난다.
강해인 기자 khi@tvreport.co.kr / 사진= ㈜이놀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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