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의 아이콘’ 앤 해서웨이가 걷고 있는 길…여성 가장의 서사를 담았던 ‘오크 스트리트의 마지막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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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강해인 기자] 배우 앤 해서웨이의 주연작 ‘오크 스트리트의 마지막 날’이 아쉬운 성적과 함께 퇴장을 앞두고 있다.
지난달 26일 개봉했던 ‘오크 스트리트의 마지막 날’이 박스오피스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올해 스크린에서 종횡무진 활약 중인 앤 해서웨이를 주연으로 내세웠지만, 전날까지 13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는 데 그쳤다. 비슷한 시기에 박스오피스에서 경쟁한 앤 해서웨이의 또 다른 출연작 ‘오디세이’가 41일 연속 1위를 달린 것 과는 상반된 분위기다.
‘오크 스트리트의 마지막 날’은 20세기 후반을 빛냈던 작품들의 흔적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어 반가웠던 작품이다. 공룡이 등장한다는 설정부터 ‘쥬라기 공원’을 떠올리게 했는데, 일상적인 공간에 공룡을 풀어놓음으로써 색다른 비주얼과 긴장감을 맛볼 수 있게 했다. 이런 독특한 구도와 함께 낯선 외형을 가진 공룡들의 비주얼도 인상적이었고, 덕분에 최근의 ‘쥬라기 월드’ 시리즈보다 더 재미있게 관람할 수 있었다.
그 밖에도 마을이 통째로 선사시대로 옮겨진다는 설정에서는 ‘쥬만지’의 모험과 ‘백 투더 퓨처’의 시간 여행을 떠올릴 수 있다. 1982년을 무대로 삼은 덕분에 전체적으로 레트로한 감성으로 만들어져 과거 대중문화를 향한 추억에 푹 빠질 수 있었다. 여기에 다양한 장르적 재미도 느낄 수 있다는 점도 ‘오크 스트리트의 마지막 날’의 큰 장점이다. 드니스(앤 해서웨이 분)의 가족이 마을에 닥친 위기를 파헤치는 과정에서는 고전 미스터리를, 공룡이 갑작스레 등장하는 점프 스케어 장면에서는 호러 장르의 재미를 만끽할 수 있었다.

가장 독특한 건 코미디를 활용하는 방법에 있다. 공룡이 마을을 점령하 극한의 상황 속에서도 인물들은 유머를 잃지 않는다. 서스펜스 사이사이에 코믹한 요소를 심어둬 관객의 웃음을 유도하는 장면을 다수 만날 수 있다. 서늘함과 웃음을 동시에 자아내게 하는 장르적 충돌에서 데이빗 로버트 미첼 감독의 감각을 엿볼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오묘한 톤 앤 매너에 만족했지만, 호불호가 많이 갈렸을 것으로 보인다. 스릴러나 미스터리 장르라고 하기엔 유쾌한 요소가 많고, 반대로 밝은 어드벤처 영화로 접근하기엔 잔혹하고 섬뜩한 장면이 많다. 근래 관객이 뚜렷한 장르적 색채를 가진 작품에 반응하고 있다는 점에서 ‘오크 스트리트의 마지막 날’의 이런 속성은 흥행에 악영향을 끼쳤을 수도 있다.
‘오크 스트리트의 마지막 날’은 앤 해서웨이가 현재 어떤 길을 걷고 있는지 명확히 보여주는 작품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그가 연기한 드니스는 공룡의 등장 앞에서도 가족을 지키기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캐릭터다. 특히, 총을 든 드니스는 강인한 여성을 상징하는 이미지였다. 이는 ‘오디세이’에서 오디세우스의 부재에도 주체성을 잃지 않았던 페넬로페와 닮은 면이 있다. 두 캐릭터 모두 절체절명의 위기에 당당히 맞서며 여성 가장으로서의 역할을 해낸다.

앞서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에서 앤 해서웨이는 커리어의 위기를 자신의 능력으로 극복하는 앤디 역으로 분했다. 사회적 편견을 딛고 원하는 바를 쟁취하며 성장하는 캐릭터로 많은 지지를 받았다. 이처럼 최근 앤 해서웨이는 불안한 상황에 놓인 여성 캐릭터를 맡아 능동적이고 카리스마 있는 모습을 자주 보여주고 있다. 여성들의 고민을 대변하고, 이상적인 결과를 만드는 캐릭터로 활약하며 동시대 여성들의 아이콘 같은 역할을 해내고 있다.
현시대와 호흡하며 연기 인생의 새로운 장을 쓰고 있는 앤 해서웨이의 활약은 올해 말에도 이어질 예정이다. 곧 개봉하는 ‘배러티’를 통해 또 한 번 관객과 만남을 준비하고 있다. 시대의 아이콘으로 우뚝 선 그는 신작에서 어떤 캐릭터로 관객의 마음을 흔들게 될까.
강해인 기자 khi@tvreport.co.kr / 사진=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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