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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강해인 기자] 프렌치 팝의 매력을 담은 음악 영화가 관객의 일상을 흔들 준비를 마쳤다.
프랑스 영화계의 새로운 흐름을 예고하는 화제작 ‘리브 원 데이’가 오는 24일 국내 관객들을 찾아온다. 지난해 칸 국제영화제에서 의미 있는 기록을 쓰며 주목받았던 이 작품은 프렌치 팝을 적극 활용해 색다름 감성을 구축했다.
영화는 요리 서바이벌 우승 후 고향으로 돌아온 셰프 세실(쥘리에트 아르마네 분)이 고집불통 아버지, 사고뭉치 첫사랑, 사랑꾼 셰프 남친과의 뜻밖의 소동 속에서 잊고 있던 행복의 레시피를 찾아가는 이야기를 전개한다. 동명 단편을 장편으로 확장한 이 영화는 낡은 관계를 매만지고 다시 나아갈 힘을 얻는 자기 발견의 여정을 경쾌한 프렌치팝 선율에 담아냈다.
‘리브 원 데이’는 지난해 열렸던 78회 칸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된 작품이다. 칸영화제 역사상 최초로 여성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 개막작으로 선정되는 대기록을 세우며 전 세계 영화인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바 있다. 개봉을 앞둔 이 작품의 매력을 짚어봤다.

영화에서 가장 돋보이는 건 아멜리 보낭 감독의 연출적 성취다. 칸이 선택한 최초의 여성 감독 데뷔작이라는 수식어만으로도 완성도를 보장하는 작품이다. 시나리오 작가, 아트 디렉트를 거쳐 영화감독으로 데뷔한 그는 첫 단편 영화로 제48회 세자르 시상식에서 최우수 단편영화상을 수상하며 재능을 인정받았다. 당시 그는 “저는 마흔 살이고 흰머리가 나기 시작했지만, 진짜 시작은 지금부터입니다”라는 소감으로 영화를 향한 열정을 드러냈다.
감독은 전작 단편영화에서 남성 주인공이 중심에 있던 서사를 변주하며 다른 감성과 고민을 풀어냈다. 장편으로 옮겨오며 여성 주인공을 전면에 내세웠고, 아버지와 딸의 갈등을 통해 가족이라는 주제를 더 깊게 파고들었다. 성공한 셰프 세실이 고향으로 돌아와 가족 및 옛 연인과 얽히며 겪는 소동은 단순한 로맨스를 넘어, 세대 간의 단절을 회복하고 성숙한 나를 찾아가는 성장 드라마로 완성됐다.
귀를 홀리는 프렌치팝은 이 영화만의 독보적인 매력으로 꼽힌다. 시대를 넘나드는 명곡들이 영화를 꽉 채우고 있다. 음악은 배경에만 머물지 않고 노래 자체가 서사를 움직이는 역할을 한다. 덕분에 ‘리브 원 데이’는 프렌치팝 뮤직 드라마의 형식을 취할 수 있었다. 셀린 디옹의 ‘POUR QUE TU M’AIMES ENCORE’, 알랭 들롱의 ‘PAROLES, PAROLES’, 스트로마에의 ‘ALORS ON DANSE’를 비롯해 프랑스를 상징하는 히트곡 12곡이 영화의 중심을 잡는다.

아멜리 보낭 감독은 곡 선정 기준에 관해 “잘 알려진 노래여야 했고, 동시에 우리에게 개인적으로 의미 있어야 했다”라고 밝혔다. 또한, 모든 곡을 촬영 현장에서 라이브로 녹음하는 강수를 두기도 했다. 이는 대사에서 노래로, 다시 일상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흐름을 만들었고, 동시에 인물들의 감정을 관객의 피부에 더 가깝게 밀착시키며 몰입감을 높였다. 세실 역의 쥘리에트 아르마네는 “감독님은 그 무엇보다도 배우의 감정을 포착하려 했다”라고 촬영장에서의 시간을 공유했다.
‘리브 원 데이’의 중심에는 가족이 있다. 아멜리 보낭 감독은 이번 작품에서 좀처럼 마음을 표현하지 못하는 기성세대 아버지와 그 벽을 넘어서려는 딸 세실의 관계에 주목했다. 쥘리에트 아르마네느 “우리가 부모가 된 나이에도 여전히 부모님과 풀어야 할 것들이 남아 있을 수 있다. 어른이 된다고 해서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는다. 오히려 그 반대다”라며 작품의 의미를 곱씹었다.
첫 장편 주연 데뷔를 치른 쥘리에트 아르마네의 발견은 ‘리브 원 데이’가 얻은 큰 수확 중 하나다. 저널리스트를 거쳐 음악계에 입문한 그는 2017년 데뷔 앨범으로 ‘프랑스의 그래미’라 불리는 뮤직 빅투아르 시상식에서 신인상을 거머쥐며 음악계를 놀라게 했다. 2024년 파리 올림픽 개막식 당시엔 존 레논의 명곡 ‘Imagine’을 부르며 전 세계 시청자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비가 오는 센강 위에서 불꽃에 휩싸인 그랜드 피아노와 함께 울려 퍼진 그의 목소리는 지금도 회자되는 퍼포먼스로 꼽힌다.
음악으로 프랑스를 넘어 세계를 사로잡은 그가 스크린으로 영역을 넓힌 것은 대담한 도전이었다. 그리고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리브 원 데이’ 공개 이후 그의 섬세하고 입체적인 연기는 평단의 찬사를 끌어냈다. 외신 버라이어티는 칸 리뷰를 통해 “쥘리에트 아르마네의 연기 데뷔는 비교적 최근이지만 그는 타고난 배우다. 재치 있고 사려 깊으면서 경계심 많고 모든 것을 예리하게 감지하는 연기는 수십 년 전 메릴 스트립을 떠올리게 한다”라는 극찬을 남겼다.

‘리브 원 데이’는 우리가 매일 마주하는 평범한 시간의 가치를 소중히 다룬 작품이다. 요리 서바이벌의 치열한 승부처에서 승리한 세실이 돌아온 고향의 주방은 따뜻한 밥 한 끼와 가족들의 온기가 가진 힘을 보여주며 지친 현대인들에게 위로를 전한다. 낯설면서도 익숙한 프랑스 음악이 주는 즐거움은 덤이다. 올여름, 세실이 찾은 행복의 레시피로 우리가 잊고 있던 행복을 발견해 보는 건 어떨까.
유쾌하면서도 정겨운 감성으로 관객을 웃게 하는 ‘리브 원 데이’는 오는 24일 개봉해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강해인 기자 khi@tvreport.co.kr / 사진= 판씨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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