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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서경 작가 “‘헤어질 결심’, 오스카 남우상 여우상 받았으면” [인터뷰③]

작성자 아바타 TV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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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에 이어서

[TV리포트=박설이 기자]정서경 작가가 글을 쓰는 동력 중 하나는 시청자의 반응이라고. ‘작은 아씨들’ 방송 도중에도 작가는 댓글을 보는 데 게을리하지 않았다.

# 역대급 시청자 반응

댓글을 살펴본 정서경 작가가 받은 최고의 피드백은 ‘속도’에 대한 반응이었다. 그는 “(드라마로) 가장 해보고 싶은 게 속도감이었다. 걷는 것도, 뛰는 것도 아닌 날아가는 것처럼 하고 싶었다. 급발진해서 목이 뒤로 꺾이는 듯한 느낌으로 달려보고 싶었다”면서 “이렇게 되면 개연성이 희생될 때도 있고, 인물의 감정을 따라갈 수 없는 순간도 있을 텐데 (시청자 분들이) 함께 이 속도에 맞춰 달려와 주셨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그러면서 “미친 드라마” “미친 것 같은 속도”를 기분 좋은 반응으로 꼽았다.

그렇다면, 작가는 왜 그렇게 댓글을 많이 볼까? 정서경 작가는 “인물을 많이 운영하기 때문에 각 인물 관점에서 이야기를 보지만 시청자 반응을 잘 따라가지 못한다는 생각이 있다. (시청자의 반응은) 늘 의외다”고 댓글을 살피는 이유를 전했다. 이어 “다음 작품을 잘 쓰기 위해 댓글을 본다. 반응을 하나하나 기억하고, 놓친 것에 대해 생각하다 보면 다음 작품을 쓸 때 그것을 기억하고 놓치지 말아야겠다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작은 아씨들’은 매회 끝날 때마다 시청자들의 다양한 해석을 낳았다. 진짜 흑막이 누구인지, 화영은 진짜 죽었는지, 또 누가 죽였는지에 대해 수많은 반응들이 쏟아졌다.

정서경 작가는 “화영의 생존 문제에 대해 제작진, 시청자 반응이 달랐다”고 비하인드를 전했다. 그는 “제작진은 1회 마지막을 보며 ‘죽었다’ ‘그렇게 믿을 거다’라고 말씀하셨는데 저는 아니었다. 성형수술 자체가 살아있다는 증거 아닌가. 8부까지 왔을 때 ‘여기서 죽었을 거라 믿을 거다’라고 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싱가포르 교통사고 장면을 나노 단위로 끊어서 분석한 시청자에게 감탄한 작가는 “처음 시작할 때부터 (화영이) 살아있어야 한다고 느꼈기 때문에, 드라마의 시작을 함께 하신 분이라면 11부에 돌아왔을 때 ‘그래야 했지’ 안도감을 느낄 거라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 빌런 원상아와 박재상, 그리고 푸른 난초

최종 빌런 원상아(엄지원 분)와 그의 남편인 권력자 박재상(엄기준 분), 갈등을 최고조로 끌어올리는 일등공신들이었다. 정서경 작가는 “최종 빌런 원상아의 힘이 푸른 난초처럼 사람을 매혹하는 힘이라 생각했다”며, 박재상이 망설임 없이 원상아의 지시에 목숨을 내놓는 씬에 대해 “(박재상의) 누군가를 향한, 12살부터 시작된 욕망과 사랑처럼 큰 힘은 없을 것 같았다. 재상이 떠나는 시점이 10부라 생각했는데 떠날 거라면 망설임 없이, 원상아와 관계의 연결을 보여줘야 한다 생각했다”고 이 장면의 핵심을 짚었다.

두 빌런 부부의 연기 또한 작가에게 만족을 안겼다. 작가는 “엄기준의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성 있는 연기가 너무 인상적이었다”고 말하며 “일관성 있게 연기를 하는데도 사람들이 한순간에 ‘알고 있던 그 사람이 아니다’ 느끼게 하는 것을 억지 없이 자연스럽게 보여주셨다. 악역이고 미워했지만 가지고 있던 진심이 느껴지면 슬퍼지기도 하는 건 일관된 연기 덕분이다”고 덧붙였다.

엄지원은 흑막이 걷힌 뒤 큰 충격을 준 원상아를 완벽하게 그려냈다. 작가는 “권력자의 경쾌하고 가벼운, 사치스러운 아내 연기를 너무 잘해주셨다. 사람들이 원상아의 정체를 알게 될 때 얼마나 놀라고 재미있어할까 두근두근 조마조마한 마음이었다. 제가 생각한 원상아를 완벽하게 해주셔서 기쁘다. 엄지원의 연기력을 모두에게 보여줄 수 있어서 기뻤다”고 말했다.

미스터리한 극의 분위기를 한층 끌어올린 푸른 난초라는 장치에 대해 작가는 “작품을 쓸 때 현실적, 조금은 환상적, 진짜 환상적, 이게 골고루 들어가야 재미있다고 느낀다. 처음 시작은 마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처럼 좀 황당하게 우리를 이끄는 소재가 필요했고, 그게 난초협회였다”고 난초를 매개체로 쓴 이유를 밝혔다. 왕따인 두 직원이 만나는 장소가 “황당하면서도 현실적인 공간”이기를 원했다는 작가는 “난초라는 존재가 숙제처럼 떨어졌다. 어떻게 풀어갈까 생각했다. 화영이 죽은 현장에 난초를 놓았고, 모든 살해 현장에 난초를 놓았다”면서 “어릴 때 읽었던 셜록 홈즈 같은 추리 소설에 나오는, 좋아하는 전개였다. 처음에는 살인의 표식처럼 느껴지지만 이것이 돈과 권력, 욕망을 상징하는 매개체가 될 수 있을까 해서 (푸른 난초의 역할이) 점점 커져나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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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직은 어려운, 드라마

여러 시나리오를 집필했지만 드라마는 이제 겨우 두 편. 정서경 작가는 “드라마를 잘 모른다”고 말한다. 그는 “영화 문법도 잘 알지는 못하지만 오래 쓰다 보니 감각을 느끼게 됐다. 드라마는 더더욱 모른다. 드라마가 다른 것은 길이가 길다는 것, 그것만 알고 시작했다”면서, ‘작은 아씨들’을 조금은 영화 문법으로 쓴 드라마라 설명했다. 그는 “영화를 쓰는 감각으로 드라마를 쓰게 돼서 드라마적이지 않은 느낌도 올 거고, 부족하거나 특이한 부분도 거기서 올 거라 생각했다”고 시나리오 작가로서 드라마 대본을 집필하는 장단점도 언급했다.

정서경 작가는 “‘작은 아씨들’을 쓸 때 ‘어엿한 드라마를 쓰고 싶다’는 생각이었다. 아쉬웠던 부분을 모아 다음 작품을 할 때는 불편하지 않고 매끄럽게 다가가고 싶다”고 바랐다.

대형 스튜디오와 함께 한 드라마 작업에서는 무엇을 느꼈을까? 작가는 “스튜디오드래곤을 만나 드라마를 하며 놀랍고도 두려웠던 게 ‘무엇을 생각해도 이 사람들은 단시간에 만들어낸다’는 것이었다”면서 “좋은 퀄리티의 작품을 만들만한 내용이어야 할텐데, 수준 높은 내용과 윤리관을 갖춰야 할텐데 (걱정했다), 잘나가는 자동차를 탄 초보 운전자 같았다. 하드웨어가 갖춰졌으니 이에 걸맞은 좋은 작품을 써내려가면 될 것 같았다”고 말했다.

OTT, 숏폼으로 변화해가는 콘텐츠 환경에 대한 생각도 전했다. 작가는 “드라마 하나, 영화 하나, 다음은 드라마, 이렇게 작업할 생각을 했었다”며 “6부작 시리즈는 드라마일까, 영화일까? 영화 같기도 하고 드라마 같기도 하다. 경계는 계속 흐려질 것이다. 그때그때 알맞은 형식으로 일할 수 있게 될 것 같다”고 밝혔다.

# “‘헤어질 결심’ 아카데미요?”

드라마의 성공과 함께 또 하나의 좋은 소식도 전해졌다. 작가가 집필한 영화 ‘헤어질 결심’이 미국에서 개봉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으며, 아카데미 유력 후보로 떠올랐다는 소식이다. 정서경 작가는 “‘헤어질 결심’을 칸에서 처음 본 인상은, 이 작품의 가치는 상을 받은 것과는 멀리 떨어진 곳에 있다는 생각이었다. 우리를 울리는 지점은 개인적인 영역이고, 주목을 받는 것은 다른 문제다”며 “칸에서 상을 받을 때나 관객에게 사랑을 받을 때 기뻤지만 기대하고 원하는 것은 이 작품이 해외에서 개봉하고, 아카데미에서 주목을 받게 되면서 한 사람 한 사람에게 깊은 곳의 울림을 만들어내면 좋겠다”고 바랐다.

아카데미 수상을 기대하는 부문이 있는지 묻자 작가는 “남우주연상상, 여우주연상을 받으면 제일 기쁠 것 같다”고 답했다.

마지막으로 정서경 작가는 “드라마가 끝나고 자랑스러운 기분보다는 부끄럽고, 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됐다”고 종영을 맞은 소회를 전하며 “사랑해주신 시청자분들께 마지막 인사를 하고 싶어서 인터뷰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낯선 드라마지만 즐겁게 봐주셨다는 것 알고 있고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시청자에게 마음을 전한 작가는 “‘작은 아씨들’, 따라오기 힘든 작품을 시청해주셔서 감사드리고 다음 작품을 좀 더 성숙한 모습으로 돌아오겠다”고 관객과 시청자에게 약속했다.

박설이 기자 manse@tvreport.co.kr/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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