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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 4일 만에 ‘100만’ 파죽지세…역사 왜곡→경찰 고발에도 ‘우뚝’ 정상 차지한 韓 영화

허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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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허장원 기자] 1974년 8월 15일 대한민국을 충격에 빠뜨렸던 영부인 저격 사건이 52년의 세월을 넘어 스크린 위에서 뜨거운 논란의 중심에 섰다. 허진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배우 유해진, 박해일, 이민호 등이 의기투합한 영화 ‘암살자(들)’이 그 주인공이다. 개봉 단 4일 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한 데 이어 개봉 2주 차에도 한국 영화 예매율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며 장기 흥행의 포문을 열었다.

‘8월의 크리스마스’ 등으로 세밀한 연출력을 인정받은 허진호 감독의 신작 ‘암살자(들)’은 광복절 기념식장에서 발생한 고(故)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의 숨겨진 의혹과 배후를 추적하는 정치 스릴러 극영화다. 사건을 추적하는 형사 역의 유해진과 신문사 사회부장 역의 박해일, 신입 기자 역의 이민호 등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연기파 배우들이 모여 팽팽한 긴장감을 선사한다. 영화는 단순한 역사적 사실의 재현을 넘어 언론의 자유와 권력의 정보 통제라는 묵직한 화두를 던지며 극장가 관객들을 매료시키고 있다.

▲ 역사 왜곡 논란과 고발전…정치권 안팎의 뜨거운 공방

폭발적인 흥행세와 비례하여 작품을 둘러싼 사회적·정치적 잡음 역시 가파르게 고조되는 양상이다. 사건 당시 수사 당국은 북한과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의 지령을 받은 문세광의 단독 범행으로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영화 ‘암살자(들)’은 육 여사를 맞힌 총탄의 출처와 권력 내부의 개입 의혹에 질문을 던지는 방식으로 서사를 전개하며 정치권의 거센 반발을 샀다. 국민의힘을 비롯한 일각에서는 영화가 당시 권력기관이나 박정희 전 대통령 측이 사건을 계획했을 수 있다는 식의 가설을 배치해 역사를 심각하게 왜곡했다고 비판했다.

급기야 고발전으로까지 비화됐다. 29일 이종배 전 서울시의원은 서울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작사 하이브미디어코프 김원국 대표와 허진호 감독, 권기준·이지민 작가 등 제작진 4명을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형사 고발했다. 이 전 시의원은 영화의 제목이 단수인 ‘암살자’가 아닌 복수형 ‘암살자(들)’로 표기된 점부터 문세광 외의 다른 주체가 존재할 가능성을 암시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권력기관의 개입을 의심하게 만드는 연출을 연속적으로 배치해 유족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켰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제작진은 공식 입장문을 내고 정면 해명에 나섰다. 제작진은 본 작품이 특정한 역사적 결론을 확정하거나 기존 사실을 부정·왜곡하려는 목적으로 제작된 것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어디까지나 작성된 다양한 역사적 기록에 영화적 상상력을 더한 극영화일 뿐, 특정 인물을 사건의 배후로 규정하거나 극적 설정을 역사적 사실로 제시하지 않았음을 명확히 했다. 허진호 감독 역시 영화 속 ‘중정 윗선’이라는 표현은 권력 내부의 암투를 뜻할 뿐 대통령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고 해명하며 억측을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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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외 평단의 냉철한 분석과 국내 관객들의 열띤 반응

흥미로운 대목은 국내에서 벌어지는 치열한 정치적 공방과 해외 평단의 시각차가 명확히 드러난다는 점이다. 스크린데일리, 인리뷰 온라인 등 해외 주요 매체들은 이 작품을 “시민을 속인 부패한 정부에 대한 규탄”이자 “국가권력이 사실을 감추는 구조를 그린 정치 스릴러”로 해석했다. 반면 미국 버라이어티는 올리버 스톤 감독의 대표작 ‘JFK’와 비교하면서도, 영화 초반 등장하는 허구 고지 문구를 짚어내며 작품이 만들어낸 음모론적 요소들을 창작과 허구의 영역으로 구별하여 평가했다. 즉 해외에서는 정치적 논쟁 자체보다는 팩션 스릴러 장르가 지닌 매체적 완성도와 메시지에 집중한 것이다.

이러한 전방위적 논란 속에서도 실제 관객들의 반응은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암살자(들)’은 예매율 상위권을 고수하며 실관람객들의 호평을 모으고 있다. 실관람객들은 명품 배우들의 촘촘한 연기 합과 묵직하게 남는 후반부의 여운, 베테랑 제작진이 완성한 고품격 미술과 음악에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역사적 사실과 창작적 상상력 사이의 아슬아슬한 경계선 위에서 거센 풍파를 맞닥뜨렸음에도, 영화 ‘암살자(들)’이 가진 압도적인 몰입감과 상업적 매력은 관객들의 발걸음을 극장으로 이끄는 가장 강력한 원동력이 되고 있다.

영화 ‘암살자(들)’은 지난 23일 개봉해 전국 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허장원 기자 / 사진= 영화 ‘암살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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