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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과’ 이혜영, 편견을 깨다…성룡·톰 크루즈와 나란히

강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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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강해인 기자] 배우 이혜영이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걸 몸소 증명했다.

환갑의 나이에도 액션 스타로 활약하며 세월의 흐름을 거슬렀던 배우들이 있다. 성룡, 리암 니슨, 톰크루즈 등은 나이의 한계를 극복한 액션씬으로 관객의 마음을 흔들었다. 이 명단에 곧 한국의 배우 이름도 곧 들어갈 예정이다. 민규동 감독은 “60대 여성 킬러 이야기를 만든다고 했을 때 부정적인 의견이 많아 오기가 생겼다”라며 이번 영화 ‘파과’의 제작 계기를 설명한 바 있다. 그리고 이 오기는 놀라운 결과물로 탄생했다.

‘파과’는 바퀴벌레를 같은 인간들을 방역하며 전설로 추앙받는 60대 킬러 조각(이혜영 분)과 신참 킬러 투우(김성철 분)의 갈등을 담은 영화다. ‘대모님’으로 불리며 존경받던 조각은 나이가 들면서 조금씩 입지가 흔들리고 퇴물이라는 소리까지 듣는다. 반대로 혈기왕성한 투우는 튀는 행동으로 조각의 심기를 건드린다. 조각은 작전 수행 중 한 남자에게 특별한 감정을 느끼고, 이를 투우가 목격하게 되면서 두 킬러는 대립하게 된다.

‘파과’는 구병모 작가가 쓴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청부 살인을 업으로 삼은 킬러와 그의 세계를 스크린에 옮기는 데 고민이 많았을 작품이다. 민규동 감독은 다소 판타지적 설정을 가진 청부살인회사 ‘신성방역’을 첩보작전을 펼치는 조직처럼 연출했다. 김강우가 맡은 손실장이 007의 상관 M과 오버랩되는 등 신성방역은 ‘007’ 시리즈에서 봤던 체계적인 시스템을 가진 조직으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영화의 진짜 숙제는 60대 킬러를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데 있었다. CG나 특수 분장 등으로도 표현할 수 있지만, ‘파과’는 60대에 접어든 배우 이혜영이 직접 액션을 소화했다. 덕분에 더 현실적이고 생생한 액션을 통해 60대 여성 킬러를 설득력 있게 전달할 수 있었다. 영화에서 조각은 화려함보다는 간결함과 실용성이 돋보이는 작은 펜을 이용해 임무를 수행한다. 덕분에 킬러의 노련함이 돋보였고, 현실 어딘가에도 있을 것만 느낌으로 극의 몰입감도 더 높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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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과’는 흥미로운 이미지와 함께 독특한 감정선으로 관객의 마음을 움직인다. 노쇠한 육신과 싸우고 있는 조각은 본인의 쓸모를 증명하며 나이가 숫자에 불과하다는 걸 말하려는 캐릭터다. 그는 타인이 정한 기준에 관심이 없다. 후반부로 갈수록 처절해지는 그의 움직임에서는 본인의 정체성을 지키고 삶을 포기하지 않으려는 한 인간의 의지가 보인다. 여기서 ’60대 배우의 액션은 힘들 것’이라는 시선 속에서도 묵묵히 액션을 소화하는 이혜영의 모습이 겹쳐 보이면서 ‘파과’는 묵직한 감동을 전한다.

하지만 ‘파과’의 진짜 매력은 따로 있다. 액션도 뛰어났지만 조각과 투우의 감정 변화가 이 영화의 핵심이다. ‘파과’는 능숙한 노년 킬러와 패기 있는 청년 킬러의 대결 구도로 문을 연다. 그러나 이들의 숨겨진 사연이 하나씩 드러나면서 두 사람의 관계는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전개된다. 두 사람의 감정은 단순한 분노를 넘어 쉽게 정의할 수 없는 지점으로 나아간다. 그리고 최후엔 액션과 함께 감정선이 폭발하며 명장면을 만들어 낸다.

‘파과’의 유일한 단점은 피가 튀는 폭력적인 이미지가 많다는 데 있다. 이는 킬러라는 소재를 리얼하게 보이기 위한 선택이었다. 혹은, 죽음 앞에서만 드러날 수 있는 인물의 내면을 드러내기 위해 필요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런 이미지를 견딜 수 있는 관객에게는 모처럼 진한 드라마와 액션이 잘 조화를 이룬 ‘파과’를 적극 추천한다.

강해인 기자 khi@tvreport.co.kr / 사진= 영화 ‘파과’ 스틸컷·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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