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락실 세대는 외면하기 힘든 영화…뻔뻔할 정도로 추억의 복원에 힘쓴 ‘스트리트 파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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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강해인 기자] 전설적인 게임 ‘스트리트 파이터’가 레트로한 감성을 입고 돌아왔다.
조금씩 자취를 감추고 있는 오락실은 한 세대의 추억을 품고 있는 보물창고다. 현실과 달리 눈을 홀리는 화려한 이미지와 몸을 들썩이게 하는 기계음은 10대들의 도피처 혹은, 아지트가 되기에 훌륭한 조건을 갖추고 있었다. 그리고 ‘스트리트 파이터’는 그 오락실 시대를 접수했던 불후의 명작 중 하나다.
대전 격투 게임이기에 일대일 대결로만 진행되는 ‘스트리트 파이터’는 생각보다 세계관이 탄탄하다. 캐릭터들의 성장배경, 무술을 익히고 대회에 참여하게 된 계기, 라이벌 관계 등이 세밀하게 설정돼 있다. 이는 ‘더 킹 오브 파이터즈’나 ‘철권’ 등 당대에 경쟁했던 격투 게임들이 가지고 있는 특징이기도 하다. 그 시절 게임은 디테일한 설정을 내세워 게이머가 캐릭터에게 애정을 느끼고 이입하게 했다.
영화 ‘스트리트 퍼아터’는 검증받은(5,600만 장이 판매된) 세계관과 캐릭터의 특성을 충실히 이식하며 안정적으로 서사를 쌓아 올렸다. 시리즈가 큰 인기를 얻었던 1990년대의 분위기를 비롯해 류(앤드류 코지), 켄(노아 센티네오), 춘리(칼리나 리앙 분) 등의 인기 캐릭터가 등장해 팬들에게 반가운 순간을 선물한다. 어쩌면 시리즈보다 유명한 춘리를 비롯해 캐릭터의 싱크로율이 아쉬울 수 있지만, 큼직큼직한 특징은 잘 구현한 편이다.

여기에 파동권, 승룡권, 백열각, 서머솔트킥 등 게임 속 기술이 실사화로 등장하는 장면은 오락실 세대의 가슴을 뜨겁게 한다. 과장하자면 이 장면 만으로도 원작 팬들이 돈을 낼 이유는 충분해 보인다. 사실, 이번 영화의 액션은 정교함과 세련됨, 리얼리티와는 거리가 멀다. 트렌드에 뒤쳐진다고 해도 크게 할 말이 없는데, ‘스트리트 파이터’는 오히려 이런 투박함으로 과거 게임의 감성을 살렸다.
이 시리즈를 모르거나 오락실 문화가 낯선 이에겐 과장되고 촌스럽게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여기서 영화의 목표가 명확히 드러난다. ‘스트리트 파이터’는 과거를 풍미했던 레전드 게임을 향한 헌사다. 동시에 그 시절 분위기로 이 시리즈만의 타격감과 코믹한 재미를 구축하며 추억을 곱씹게 한다. 영화의 배경은 이런 의도를 뒷받침한다. MTV세대 문화를 물씬 느낄 수 있는 방송을 비롯해 전체적으로 올드한 소품과 의상으로 레트로한 감성을 살렸다.
마블로 대표되는 슈퍼 히어로 영화 전성시대에 ‘스트리트 파이터’의 비주얼과 액션은 민망해 보일 수 있다. 다소 유치할 수 있는 슬랩 스틱 코미디와 대사, 만화적인 캐릭터들의 과장된 표현에서 허술함을 엿볼 수 있다. 그럼에도 1990년대를 경험한 관객으로서 그 시대의 역동적인 에너지가 느껴져 마냥 미워할 수 없었다. 뻔뻔할 정도로 구식의 매력을 진지하게 밀고 가는 모습이 재밌었고, 또 정이 갔다.

앞서 언급했듯 게임이나 과거 감성이 낯선 이들에게 ‘스트리트 파이터’는 웃기기보다, 우스운 작품으로 기억될 수 있다. 호불호도 분명 크게 갈렸을 것으로 보인다. 그럼 어떤가. 원작 ‘스트리트 파이터’의 팬과 오락실 세대만 만족시킬 수 있어도, 이 시리즈가 이어질 이유와 동력은 충분하지 않을까.
강해인 기자 khi@tvreport.co.kr /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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