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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강지호 기자] 배우 채서안이 ‘멋진 신세계’ 속 모태희를 단순한 악역으로 바라보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채서안은 지난 16일 서울 강남구 TV리포트 사옥에서 SBS 드라마 ‘멋진 신세계’ 종영을 앞두고 이야기를 나눴다.
‘멋진 신세계’는 희대의 조선 악녀의 영혼이 깃든 무명배우 신서리(임지연)와 ‘자본주의가 낳은 괴물’ 차세계(허남준)의 예측불허 로맨스를 그린 작품이다. 채서안은 극 중 모창그룹 3세 모태희 역을 맡아 강한 존재감을 남겼다. 작품은 최종회 최고 시청률 14.1%를 기록하며 자체 최고 기록을 또 한 번 갈아치웠다.
이날 작품에 쏟아진 관심에 채서안은 “작품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던 건 허남준, 임지연 선배님께서 주연으로서 중심을 잘 잡아주시고 홍보도 정말 열심히 해주신 덕분이라고 생각한다”며 공을 함께한 배우들에게 돌렸다.
모태희는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라면 물러서지 않는 인물이지만, 채서안은 그를 단순한 악역으로 접근하지 않았다. 채서안은 태희의 가장 큰 매력으로 “여유와 지능”을 꼽으며 “작가님께서 웃으면서도 상대에게 돌려 말하며 쐐기를 박는 부분을 많이 강조하셨다. 평소에는 햇살 같은 사람인데 결정적인 순간에는 촌철살인처럼 사람을 찌르는 인물”이라고 캐릭터를 설명했다.
캐릭터를 완성하기 위해 의상과 헤어스타일까지 세심하게 설계했다고도 밝혔다. 그는 “품위를 유지하는 재벌가 인물이기 때문에 좋은 옷과 격식 있는 스타일을 많이 선택했고, 무채색 의상을 입은 것도 끝까지 속내를 쉽게 읽히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 때문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헤어스타일도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 달라졌다. 최문도를 만날 때는 영업적으로 호감을 줘야 해서 여성스럽게 연출했고, 세계를 만날 때는 점점 지적인 이미지를 보여주려고 했다. 반대로 서리를 만날 때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았지만 연회장 장면에서는 머리를 높게 올려 ‘내가 너보다 위에 있다’는 심리를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람을 대하는 목적에 따라 스타일링까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 정말 재미있었다”고 덧붙였다.
모태희를 움직이는 감정의 근원으로는 결핍을 꼽았다. 채서안은 “태희는 엄마와의 관계에서 큰 상처를 안고 살아온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달수 할아버지에게는 사업적인 이해관계를 넘어 진심으로 가족 같은 따뜻함을 느꼈을 것”이라며 “아버지에게 받지 못한 부성애를 그분에게서 채웠고, 결국 주변 사람들에게서 자신의 결핍을 메우려고 했던 사람이라고 해석했다”고 전했다.
극 중 차세계를 향한 집착 역시 사랑이 아닌 자존심에서 시작됐다고 바라봤다. 그는 “태희는 원래 결혼 자체에 큰 의미를 두는 사람이 아니었다. 세계 역시 첫눈에 반한 상대가 아니라 어릴 때부터 건너서 알고 지내던 사람 중 한 명이었다”며 “맞선 상대가 되면서 ‘잘될 수도 있겠다’는 흥미가 생긴 정도였는데, 제주도 이후 세계가 ‘내 번호를 지워라’고 선을 긋는 순간부터 오기와 집착이 시작됐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삼각 관계가 중심이 되는 만큼 극 중 모태희는 악역의 역할을 소화했지만, 채서안은 연기할 때만큼은 그렇게 접근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태희를 나쁜 사람이라고 규정하고 연기하지 않았다. 그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 자신이 가진 능력을 사용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며 “남들이 보기에는 못된 행동일 수 있지만 나는 ‘못되게 보여야지’라는 마음이 아니라 ‘내가 원하는 것은 반드시 이룬다’는 마음으로 연기했다”고 밝혔다.
이어 “처음에는 차분하고 단호한 톤으로 연기했는데 생각보다 재미가 없었다. 그래서 오히려 톤을 높이고 더 밝게 접근했다”며 “겉으로는 자신감 넘치고 아무 문제 없어 보이지만 엄마와 함께 있는 장면에서는 내면의 상처를 보여주고 싶었다. 후반부에는 시청자들도 ‘태희에게도 저런 마음이 있었구나’라고 느껴주셨으면 했다”고 말했다.
긴장감 넘치는 장면 뒤에는 예상치 못한 웃음도 있었다. 채서안은 “리허설에서 서준이가 너무 귀여워서 나도 모르게 표정이 풀렸다”며 “허남준 선배님께 ‘우리 둘 다 정색해야 한다’고 말씀드렸더니 선배님도 ‘조카가 있어서 너무 귀엽다’고 하시더라. 결국 둘이 웃음을 참느라 정말 힘들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작품의 완성도를 높인 건 치밀한 대본과 연출이었다고도 말했다. 그는 “작가님께서 심어놓은 복선들이 하나씩 회수되는 과정이 정말 재미있었다. 나도 방송을 보면서 다른 배우들의 장면을 처음 봤는데 사극과 현대가 연결되는 방식이 굉장히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팬들 사이에서 화제가 된 연출에 대해서도 직접 언급했다. 채서안은 “팬분들이 극 중 동선이 한자 ‘생(生)’ 모양으로 배치한 것 같다고 분석하셨는데 나도 정말 궁금했다”며 “감독님은 정말 섬세하신 분이다. 배우들의 의견은 충분히 존중해주시면서도 본인이 원하는 그림은 끝까지 가져가셨다. 자기 색이 확실한 감독님이라 좋은 작품이 나올 수밖에 없다는 걸 현장에서 많이 느꼈다”고 존경을 드러냈다.
다음 작품으로는 로맨틱 코미디를 향한 욕심도 숨기지 않았다. 채서안은 “평소에도 코미디를 정말 좋아한다. 티키타카가 잘 맞는 배우와 로맨틱 코미디를 꼭 한번 해보고 싶다”며 “‘멋진 신세계’는 배우로서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준 작품이다.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알려준 작품이라 오래도록 소중하게 기억할 것 같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채서안은 “‘멋진 신세계’는 결국 사랑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언젠가 만나게 될 인연은 결국 만나게 된다고 믿는다”며 “나에게도 언젠가는 그런 운명적인 사랑이 찾아올 거라고 믿는다”며 미소 지었다.
SBS 드라마 ‘멋진 신세계’는 지난 20일 유종의 미를 거뒀다.
강지호 기자 / 사진= 블리츠웨이엔터테인먼트, SBS ‘멋진 신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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