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V리포트=윤희정 기자] 시대 배경과 어울리지 않는 지나치게 현대적인 외모, 이른바 ‘아이폰 페이스’ 논쟁이 이번엔 한국 사극으로 번졌다.
넷플릭스 시리즈 ‘스캔들’에서 청상과부 희연 역을 맡은 배우 나나가 그 중심에 섰다. 2003년 영화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를 원작으로 한 이 8부작 시대극에서 나나는 화장을 최소화한 얼굴로 극 중 인물을 표현했지만, 공개 이후 온라인에서는 도톰한 입술이 먼저 눈에 띄어 몰입을 방해한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논란이 커지자 나나는 지난 22일 팬 소통 플랫폼 버블을 통해 “내 입술이 불편함을 줬다면 나의 잘못”이라며 자신의 선택이 배우로서 적절하지 않았다고 밝혔고, 팬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하며 앞으로는 다른 평가를 받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례는 새로운 논쟁이 아니다. 해외에서는 이미 몇 해 전부터 같은 현상을 ‘아이폰 페이스(iPhone face)’ 또는 ‘스마트폰 페이스’라는 이름으로 불러왔다. 시대극에 출연한 배우의 얼굴이 지나치게 현대적이고 대칭적이며, 미용 시술로 다듬어진 듯한 인상을 줄 때 쓰이는 표현이다. 2018년 무렵부터 온라인상에서 산발적으로 사용되던 이 용어는 2023년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데이지 존스 앤 더 식스’ 공개를 계기로 크게 확산됐다. 1970년대 록밴드를 다룬 이 작품에서 카밀라 알바레즈 역을 맡은 카밀라 모론을 두고 한 X(구 트위터) 이용자가 “벤모가 뭔지 아는 것 같은 얼굴”이라는 평을 남긴 것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이후 영화 ‘설득’의 다코타 존슨, ‘더 킹’의 티모시 샬라메, ‘컬러 퍼플’의 할리 베일리 등도 비슷한 지적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할리우드 톱스타에게도 예외는 없었다. 올해 초 공개된 에메랄드 페넬 감독의 ‘폭풍의 언덕’에서는 마고 로비와 제이콥 엘로디가 같은 지적을 받았다. 1700년대 영국 요크셔를 배경으로 한 이 작품에서 두 사람이 캐서린과 히스클리프를 연기하기엔 지나치게 매끈하고 화려하다는 반응이 개봉 전부터 나온 것이다. 다만 이런 비판에 대한 반론도 있다. 영국 매체 그라치아는 여성들이 외모 유지 압박 속에서 미용 시술을 택하는 현실을 짚으며, 그 결과로 시대극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평가까지 받는 것은 이중잣대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현상의 배경에는 미용 시술의 보편화가 자리한다. 필러와 보톡스, 치아 라미네이트가 일상화되면서 도톰한 입술, 매끈한 피부, 고른 치아가 새로운 미의 기준으로 자리 잡았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카메라와 필터에 자주 노출되는 환경이 미적 기준에 대한 인식 자체를 바꾸고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스냅챗 등 소셜 플랫폼 사용에서 비롯된 신체 이형증이 필터로 다듬어진 얼굴에 가까워지려는 시술 수요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성형 시술을 받지 않은 배우라 하더라도 과거보다 나은 영양 상태와 치아 교정, 피부 관리 덕분에 현대적인 인상을 줄 수 있다는 점도 함께 거론된다.

반면 이런 논쟁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배우들도 있다. ‘작은 아씨들’의 플로렌스 퓨, ‘라스트 나이트 인 소호’의 안야 테일러-조이, ‘덩케르크’의 배리 키오건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시대극과 현대극을 오가면서도 오늘날의 시술로 다듬어진 미의 기준과는 거리가 있는, 시대를 초월한 인상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윤희정 기자 / 사진=넷플릭스 ‘스캔들’, 영화 ‘폭풍의 언덕’·’라스트 나이트 인 소호’





![김혜수 “‘지금 불륜’ 패션 부담 NO, 출연 결정하자마자 몸매 관리 시작” [RE:뷰]](https://d3h3k01ny8mjr.cloudfront.net/tv-report/2026/09/23212652/CP-2022-0227-39947470-thumb-240x160.jpg)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