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V리포트=강해인 기자] 추석 연휴 박스오피스 왕좌를 두고 한국영화 세 편이 맞붙는다.
24일부터 시작되는 추석 연휴를 앞두고 신작들이 줄줄이 개봉하며 극장가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민족 대명절인 설날과 추석은 영화계의 대표적 성수기로 꼽힌다. 올해도 추석에 맞춰 세 편의 한국 영화가 개봉해 이목을 끌었다.
추석 시장에 먼저 출사표를 던진 건 최민식·한소희 주연의 ‘인턴’이다. 이 영화는 외화들의 광풍을 꺾고 50일 만에 한국 영화 박스오피스 정상을 밟으며 화제성을 입증했다. 그리고 오늘 ‘암살자(들)’과 ‘타짜: 벨제붑의 노래’가 함께 개봉하며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두 작품은 각각 실시간 예매율(오후 5시 30분 기준) 31.1%, 14.0%를 기록하며 한국 영화 예매율 1, 2위를 달리고 있다.
전날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오디세이’가 무서운 뒷심으로 박스오피스 1위를 탈환한 가운데, 어떤 영화가 추석 연휴 박스오피스에서 가장 밝게 웃을 수 있을까. 한국 영화 빅3가 가진 매력을 하나씩 살펴보자.

지난주 개봉해 50만 관객 돌파를 목전에 둔 ‘인턴’은 따뜻한 드라마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영화는 론칭 3년 만에 100억대 매출을 달성한 젊은 CEO 선우(한소희 분)의 회사에 실버 인턴 기호(최민식 분)가 입사하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담았다. 낸시 마이어스 감독이 연출한 동명의 영화를 한국식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며, 361만 관객을 동원한 원작은 탄탄한 이야기를 보장한다.
‘인턴’은 유쾌하고 밝은 분위기 속에 남녀노소 누구나 편하게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추석 경쟁작 중 가장 자극이 적으며, 세대 간의 소통과 연대를 말하고 있어 가족 관객이 함께 보기 좋은 작품이다. MZ 세대와 충돌하는 실버 인턴의 서사가 웃음을 만들고, 어른이 청춘을 위로하고 응원하는 이야기로 감동을 전한다.
원작이 로버트 드 니로, 앤 해서웨이의 앙상블이 돋보였다면, 한국판 ‘인턴’에는 대배우 최민식과 트렌디한 한소희가 중심에 있다. 특히, 최민식이 모처럼 인자한 캐릭터를 맡아 위트 있는 대사를 던지며 극의 분위기를 밝혔고, 깊이가 묻어나는 연기로 ‘좋은 어른’에 관해 생각하게 했다. 여기에 센 캐릭터를 주로 맡았던 한소희가 청춘의 불안함을 섬세한 연기로 살리며 공감대를 높였다.

‘타짜: 벨제붑의 노래’는 추석 극장가를 빛내왔던 ‘타짜의 후속 편이자, 시리즈의 최종장이라는 점에서 눈에 띈다. 시리즈의 모든 작품이 추석 연휴에 개봉했던 ‘타짜’는 1편부터 3편까지 569만, 402만, 223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을 주도했던 필승 카드다. ‘청불 영화’라는 한계가 있어 가족 영화로 추천하기 어렵지만, 도박판을 배경으로 한 ‘타짜’ 시리즈 특유의 어두운 매력이 돋보인다. 연휴 기간 동안 친구와 연인이 보기 좋은 범죄 오락물이다.
영화는 온라인 카지노 사업으로 최정점에 올랐던 장태영(변요한 분)이 절친 박태영(노재원 분)의 배신으로 인생 밑바닥으로 떨어지고, 이후 글로벌 도박판에서 복수를 계획하는 이야기를 전개한다. 복수심에 불타는 장태영과 열등감이 광기로 번진 박태영의 충돌에서 오는 카타르시스가 상당하며, 호쾌하면서도 유머러스한 변요한과 섬뜩한 카리스마를 뿜어내는 노재원의 연기 대결을 보는 것도 흥미롭다.
이번 영화는 원작자가 꼽은 최고의 에피소드라는 점에서 더 많은 기대를 받고 있다. 허영만 작가는 ‘벨제붑의 노래’를 자신의 시리즈 중 가장 좋아하며, 영화적인 요소가 많은 이야기라고 말한 바 있다. 실제 영화에도 라이벌의 치열한 대립과 처절한 복수를 바탕으로 선 굵은 이야기가 담겼고, 인물 간의 배신과 서사적 반전이 곳곳에 배치돼 있어 한번 몰입하면 눈을 떼기 어렵다.

마지막 작품은 현대사의 그림자를 재조명한 ‘암살자(들)’이다. 제목부터 무게감이 느껴지는 이 영화는 1974년 8월 15일, 대한민국을 충격에 빠뜨린 영부인 저격 사건의 의혹과 배후를 추적하는 이야기다. 1970년대 권력자들의 폭력과 부조리를 담은 이 영화는 비슷한 시대를 배경으로 했던 ‘서울의 봄’, ‘남산의 부장들’, ‘메이드 인 코리아’ 등을 선보인 제작사 하이브미디어코프의 신작이라는 점에서 믿음이 간다.
‘암살자(들)’은 근현대사에 있어 역사적 사건인 ‘영부인 저격 사건’에 숨겨진 미스터리를 스릴러의 문법으로 쌓아 올렸다. 사건에 숨겨진 진실을 쫓는 인물들과 이를 은폐하려는 이들의 대립을 바탕으로 호기심을 자극한다. 그리고 진실을 추구하는 기자들의 집념을 통해 뜨거운 순간을 만들기도 한다. 대중의 니즈를 잘 파악하는 이들이 또 한 번 흥행 공식을 조립해 내놓은 작품이기에 큰 흥행이 예상된다. 이를 입증하듯 개봉 5일 전부터 예매율 1위 달리며 좋은 분위기를 형성했다.
이 영화의 중심에는 유해진·박해일·이민호가 있다. 올해 천만 영화 ‘왕과 사는 남자’로 설 연휴를 접수했던 유해진은 국가를 향한 의문을 갖고 위험한 수사에 뛰어드는 형사 철구 역으로 분했다. 그리고 박해일과 이민호가 권력에 맞서 진실을 추구하는 기자로 변신해 미스터리를 파헤친다. 경찰과 기자의 시점에서 단서를 발견하고 사건을 추리하는 장르적 재미가 크고, ‘타짜: 벨제붑의 노래’와 달리 12세 이상 관람가라는 점에서 명절에 온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이번 연휴 맞붙는 세 편의 영화는 모두 완성도가 높고, 각각이 가진 재미도 뚜렷하다. 이들이 치열한 경쟁에 내몰린 게 한편으론 아쉽기도 하다. 반대로 생각하면 관객에게 이번 연휴는 서로 다른 장르의 작품을 한 번에 만날 수 있는 축제일 수 있다.
은퇴한 노년의 도전과 세대 간의 화합으로 온기를 전한 ‘인턴’, 지금도 회자되는 명작 ‘타짜’의 DNA를 이어받은 ‘타짜: 벨제붑의 노래’, 현대사를 조명하며 흥행 신화를 써왔던 하이브미디어코프의 ‘암살자(들)’은 추석 연휴가 끝난 뒤 어떤 성적표를 받아 들게 될까. 이 작품들이 서로를 끌어주며 모두 손익분기점을 넘는 성과를 얻길 바란다.
강해인 기자 khi@tvreport.co.kr / 사진= 워너브러더스코리아㈜, CJ ENM, ㈜하이브미디어코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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