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V리포트=허장원 기자] 군대 이야기는 늘 비슷하다고들 한다.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고, 누군가는 직접 겪었으며, 그래서 새로울 것이 없다는 선입견이 따라붙는다. 그런데 ‘신병’은 네 번째 시즌에 이르러서도 그 익숙함을 가장 강력한 무기로 삼았다.
지난 29일 막을 내린 ENA 월화드라마 ‘신병4 : 사보타주’는 시리즈 최고 시청률로 마지막 회를 장식하며, 익숙한 이야기도 어떻게 풀어내느냐에 따라 얼마든지 새로워질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신병4 : 사보타주’는 민진기·조제욱 감독이 연출하고 윤기영·김단 작가가 극본을 맡은 하이퍼 리얼리즘 밀리터리 코미디다. 2022년 첫 시즌을 시작한 ‘신병’은 유튜브 애니메이션을 원작으로 신화부대 장병들의 일상을 그려 왔다. 이번 시즌에서는 상병이 된 박민석(김민호)을 중심으로, 하사로 돌아온 최일구(남태우)와 새 대대장 변혁진(이현균), 속을 알 수 없는 신병 김현욱(이원정) 등이 합류하며 세계관의 폭을 한층 넓혔다.

▲ 숫자가 말해준 ‘신병’의 저력
마지막 회의 성적표는 시즌 전체를 요약하기에 충분했다. 최종회 시청률은 전국 5.2%, 분당 최고 5.8%로 자체 최고 기록을 새로 썼다. 첫 회 2.8%로 출발해 10회 4.8%로 한 차례 기록을 경신한 데 이어, 마지막 회에서 또다시 스스로를 넘어선 것이다. 수도권 2049 타깃 시청률도 분당 최고 2.5%까지 오르며 전국과 수도권 2049 모두 월화드라마 및 동시간대 1위에 이름을 올렸다.

온라인에서의 존재감은 더 두드러졌다. ‘신병4’는 티빙 주간 차트에서 5주 연속 종합 및 드라마 부문 1위를 지켰다. 눈여겨볼 대목은 새 시즌의 인기가 이전 시즌으로 번졌다는 점이다. 이번 주 드라마 차트에는 ‘신병3′(4위), ‘신병'(5위), ‘신병2′(7위)가 나란히 상위권에 올랐고, 티빙 오리지널 ‘취사병 전설이 되다’까지 10위로 재진입하며 드라마 TOP 10의 절반을 군대 배경 작품이 채웠다. 새 시즌을 보고 첫 시즌부터 다시 찾아보는 시청자가 늘면서, 공개 후 4주간 이전 시즌과 스핀오프 예능의 유료가입기여자수는 직전 동기 대비 약 5배 늘었다. ‘신병4’ 자체의 유료가입기여자수 역시 전 시즌 동기 대비 25% 증가해 역대 시즌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화제성 지표도 흐름을 뒷받침했다. 굿데이터코퍼레이션 펀덱스가 발표한 9월 4주 차 TV-OTT 통합 화제성 조사에서 ‘신병4’는 5주 연속 2위를 유지했다. 시즌제 드라마가 네 번째 시즌에서 오히려 몸집을 키운 셈이다.


▲ 해체 위기 속 피어난 웃음, 그리고 다시 열린 문
최종회는 평온한 신화부대에 감찰관 김하나 소령(공민정)이 예고 없이 나타나며 시작됐다. 전군 재물조사라는 명분에 부대원들은 장부와 실제 수량을 맞추느라 분주했고, 결국 행보관은 과거 야산에 묻어 둔 이른바 ‘수통 무덤’까지 꺼내 들었다. 땅속에서 오래된 물건들과 함께 젊은 시절 행보관의 사진이 나오는 장면은 ‘신병’ 특유의 생활 밀착형 웃음을 그대로 보여줬다.
그러나 조사의 진짜 목적은 따로 있었다. 병력 감소에 따라 통폐합 대상 부대를 가려내기 위한 실사였고, 신화부대는 최종 대상으로 확정됐다. 그 이면에는 조백호(오대환)와 변혁진을 겨냥한 권력 다툼까지 얽혀 있었다. 김하나 소령과 조백호가 과거부터 알던 사이라는 암시도 새로운 궁금증을 남겼다.

이별을 앞둔 부대원들은 위병소와 흡연장, 빨래 건조장, 생활관 등 함께 시간을 보낸 공간을 돌아봤다. 20년 넘게 신화부대에 몸담아 온 행보관은 이곳에 자신의 청춘이 모두 남아 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신병’은 감상에 오래 머물지 않았다. 신병이 왔다는 소식에 모두가 행정반으로 달려가는 순간, 무거웠던 공기는 단번에 뒤집혔다. 신내림을 받은 신병, 아이비리그 출신 재벌가 아들, 국가대표 상비군 출신으로 보이는 신병까지 문을 열고 들어왔고, 박민석은 이들에게 “앞으로 잘해보자”며 손을 내밀었다.
배우들의 앙상블도 마지막까지 흔들림이 없었다. 김민호는 어리바리한 상병의 얼굴 뒤에 사단장 아들로서의 고민을 겹쳐 놓으며 극의 중심을 잡았다. 새로 합류한 이현균은 파격적인 선진병영을 밀어붙이는 대대장으로 신화부대에 낯선 긴장을 불어넣었고, 이원정은 속내를 가늠하기 어려운 신병의 내면을 차분하게 쌓아 올렸다. 한가인, 김영옥, 곽준빈 등 특별출연 배우들도 짧은 등장으로 세계관에 색을 더했다.

이 결말이 반가운 이유는 끝이 아닌 시작을 택했기 때문이다. 제작진은 시즌5 제작을 확정했고, 스핀오프 영화 ‘신병 : 더 무비’도 촬영을 마쳤다. 극 중 대사 “재밌어지겠구만”처럼, 신화부대의 이야기는 아직 전역할 생각이 없어 보인다.
허장원 기자 / 사진= ENA ‘신병4 : 사보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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