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사극’으로 재해석된 파격 서사…3인 3색의 욕망으로 시청자 사로잡을 ‘韓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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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강해인 기자] K-사극의 매력을 전 세계에 알릴 작품이 곧 안방극장을 찾아온다.
지난 9일, 넷플릭스 시리즈 ‘스캔들’이 제작발표회에서 베일을 벗었다. 이 자리에서 연출을 맡은 정지우 감독과 배우 손예진, 지창욱, 나나는 ‘스캔들’의 제작 의도와 매력을 어필하며 작품을 향한 기대감을 높였다.
‘스캔들’은 조선시대 여성으로만 갇혀 살기에는 뛰어난 재능을 가진 여인 조씨부인(손예진 분)과 조선 최고의 연애꾼 조원(지창욱 분)이 벌이는 위험한 내기와 그 내기에 얽힌 한 여인 희연(나나 분)이 중심에 있다. 이들은 18세기 프랑스 소설 ‘위험한 관계’의 무대를 조선이라는 시공간으로 이식해 새로운 이야기를 펼쳐 보일 예정이다.
이번 작품은 익숙한 사극의 문법을 완전히 거부한다. 엄격한 윤리의 틀이 지배하던 조선 후기, 순정한 사랑을 믿는 자들의 비틀린 욕망을 추적하며 파격적인 서사를 전개한다. 오랜 세월 깊은 유대감을 나눠온 남녀가 시작하는 발칙한 내기, 그 판에 휘말려 운명의 소용돌이에 갇히는 청상과부까지 3인 3색의 인물이 안방극장에 도발적인 초대장을 던졌다.

정교하게 직조된 프로덕션과 배우들의 날 선 열연이 맞물려 탄생한 ‘스캔들’의 관람 포인트를 짚어본다.
‘스캔들’의 원작 소설 ‘위험한 관계’는 1782년 발표 이래 수많은 무대와 스크린을 거쳐 대중과 만났다. 이 작품이 영화 ‘해피 엔드’·’은교’·’유열의 음악앨범’과 드라마 ‘썸바디’를 연출했던 정지우 감독의 손을 거쳐 새로운 결의 이야기로 재탄생했다. 인간의 내면을 파고들고 관계의 균열을 포착하는 데 탁월한 능력을 보여왔던 그는 ‘스캔들’에서 조선이라는 엄격한 봉건적 질서 속에서 ‘나는 누구인가’라는 원초적 질문을 던지며, 인물들의 숨겨진 욕망을 수면 위로 끌어올린다.
이야기의 도화선은 두 사람의 은밀한 내기다. 뛰어난 재능을 가졌으나 여인이라는 이름 아래 갇혀 살아야 했던 조씨부인과 조선 최고의 연애꾼 조원이 벌이는 위험한 사랑 게임은 묵직한 시대적 억압 속에서 폭발하는 인간의 민낯을 가감 없이 비춘다. 정지우 감독은 “작품 속 인물들은 모두 드러낸 나와 숨긴 나 사이에 큰 괴리가 있다. 들키거나 엿보는 과정에서 세 사람 사이의 밀고 당기는 심리적 긴장감이 볼거리를 만든다”라고 ‘스캔들’의 특징을 설명했다.

정지우 감독은 인물들의 은밀히 주고받는 서신을 감각적으로 표현해 몰입도를 높였다. 보이스 오버로 그려지는 서신으로 인물의 숨겨진 욕망을 엿볼 수 있게 했다. 겉으로는 정제되어 있으나 서로를 향해 칼을 겨누고 있는 심리전을 통해 극의 긴장감을 높였다. 화려한 외면 아래 감춰진 위선과 파멸의 서사는 전통적인 사극의 틀을 깨부수며 시청자를 단번에 매혹적인 덫으로 밀어 넣는다.
세 배우의 입체적인 연기는 정지우 감독의 연출과 만나 강렬한 시너지를 내며 극의 매력을 배가시켰다. 먼저, 24년 만에 사극 장르로 회귀한 손예진이 조씨부인을 맡아 독보적인 아우라를 뿜어낸다. 그는 금기를 깨고 스스로 운명을 쟁취하려는 인물을 고혹적으로 그려내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손예진은 “자아실현을 하지 못한 인간의 삐뚤어진 욕망을 표현하고자 했다”라고 캐릭터를 구축했던 과정을 돌아봤다.
이에 맞서는 지창욱은 가질 수 없는 것을 탐하는 조선 최고의 연애꾼 조원으로 분했다. 자유분방한 조원은 여인들을 홀리는 매력을 가졌고, 지창욱은 이 캐릭터가 품고 있는 집착과 연모의 감정을 섬세하게 그려내며 극의 긴장감을 높였다. 그는 재해석된 시리즈를 향한 설렘과 함께 “색깔이 다른 두 배우와 함께 연기를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재밌는 경험이었다”라고 동료들을 향한 애정을 보였다.

끝으로 나나는 필모그래피 사상 처음으로 사극에 도전했다. 그는 혼례를 치르기도 전에 과부가 된 희연으로 변신한다. 나나는 순종적인 과부의 이미지를 지우고, 억압된 현실을 깨고 나와 주체적으로 변화해가는 인물의 내면을 투명하고 솔직한 감정선으로 담아냈다. 정지우 감독은 강단있는 나나의 이미지를 향해 신뢰를 보였고, 나나는 “감정적으로 많은 파도가 치기도 하고, 느껴지는 감정을 고스란히 표현해야 하기에 인물을 이해하는 것에 가장 중점을 뒀다”라고 연기의 주안점을 밝혔다.
시각과 청각을 동시에 자극하는 프로덕션 완성도 역시 관람 포인트다. ‘스캔들’ 제작진은 정교한 미장센 설계를 바탕으로 신문물이 유입된 조선 후기의 분위기를 생동감 있게 담았다. 고증을 바탕으로 화려하면서도 우아한 북촌을 구현했다. 정지우 감독은 “서구의 문물이 사회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고, 생산성이 증대되고 상업이 번성하며 임금노동이 시작되던 시기를 그리고 싶었다”라고 공간 연출에 관한 생각을 전했다.
전통적인 사극의 문법에서 벗어나기 위해 도입된 연출적 시도 역시 인상적이다. 적재적소에 배치된 판소리는 극의 상황을 함축적으로 전달하며 묘한 긴장감을 불어넣고, 조선시대 고유의 화풍을 담아낸 민화 형식의 연출은 우리의 사극만이 가질 수 있는 독창적인 질감을 맛볼 수 있게 한다. 또한, 모던 한복 브랜드 ‘차이킴’이 참여해 인물의 감정선 변화를 반영한 아름다운 의상을 선보였다. 이처럼 시대적 디테일이 살아 있는 감각적인 비주얼은 글로벌 시청자들에게 한국적인 미를 알리기에 부족함이 없다.

인기 소설을 새로운 방식으로 재해석하는 동시에 K-사극의 매력을 배가한 ‘스캔들’은 오는 18일 넷플릭스에서 만날 수 있다.
강해인 기자 khi@tvreport.co.kr / 사진=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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