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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김진수 기자] 방송인 안영미가 둘째 출산을 앞두고 또다시 ‘원정 출산’ 의혹에 휩싸였다. “건강하게 순산하고 돌아오겠다”는 평범한 인사 한마디가 미국 출산설로 번졌고, 결국 소속사는 “출산은 한국에서 진행된다”며 진화에 나서야 했다. 원정 출산에 대한 사회적 경계심은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근거 없는 추측이 사실처럼 소비되고, 당사자가 결백을 입증해야 하는 풍경은 과연 정상일까.

안영미는 지난 21일 MBC FM4U ‘두 시의 데이트 안영미입니다’를 통해 출산 휴가 소식을 전했다. 그는 “건강하고 씩씩하게 잘 순산하고 돌아오겠다”며 잠시 자리를 비우게 됐다고 알렸다. 문제는 이 평범한 인사 이후 시작됐다. 일부 누리꾼들이 남편이 미국에서 직장 생활을 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둘째 역시 미국에서 출산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을 제기한 것이다.
앞서 안영미가 첫째 아들을 미국에서 출산하며 원정 출산 의혹에 휘말렸던 만큼, 이번 발언 역시 곧바로 논란으로 번졌다. 소속사 미디어랩시소는 22일 “둘째 아이는 아들이며 출산은 국내에서 진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미국에 머물고 있는 남편 역시 출산 일정에 맞춰 한국으로 귀국해 안영미 곁을 지킬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대중의 경계심이 전혀 근거 없는 것은 아니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일부 계층에서는 자녀를 미국 등 해외에서 출산한 뒤 이중국적을 활용해 병역 의무를 피하는 사례가 사회적 논란이 됐다. 이 과정에서 ‘원정 출산’은 특권층의 편법과 병역 기피의 상징처럼 받아들여졌고, 강한 사회적 반감을 낳았다. 실제로 이 같은 논란이 반복되자 국회는 2005년 국적법을 개정했다. 현재는 해외에서 태어나 외국 국적을 취득하더라도 병역 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한국 국적을 포기할 수 없다. 과거 논란이 됐던 ‘원정 출산 후 국적 포기를 통한 병역 면제’는 사실상 불가능해진 셈이다.

문제는 과거의 기억이 현재의 모든 사례에 동일하게 적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원정 출산이 사회적 공분의 대상이 된 배경에는 병역 회피와 특권 의식에 대한 반감이 있었다. 그러나 국적법 개정 이후 관련 제도가 크게 달라졌음에도 대중의 인식은 여전히 과거에 머물러 있다. 실제 의도나 구체적 상황과 무관하게 해외 출산이라는 사실만으로 의혹이 먼저 제기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안영미를 둘러싼 이번 논란 역시 이러한 사회적 기억이 작용한 사례로 볼 수 있다.
물론 공인은 대중의 관심과 검증을 받는 직업이다. 특히 병역이나 국적처럼 사회적으로 민감한 사안이라면 더욱 엄격한 시선이 따라붙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검증과 억측은 분명 다른 문제다.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의혹부터 제기하고, 당사자가 이를 해명하며 결백을 입증해야 하는 구조가 반복되는 것은 건강한 공론장이라고 보기 어렵다. 더욱이 이번 논란은 안영미가 실제로 미국에서 출산을 준비하고 있다는 정황이 확인된 상태에서 시작된 것도 아니었다. 단지 남편이 미국에 거주하고 있다는 사실과 과거 미국에서 첫째를 출산했다는 이유만으로 억측이 난무했다. 의심이 근거보다 앞선 셈이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현상을 과거 원정 출산 논란이 남긴 사회적 불신의 연장선으로 분석한다. 일부 특권층이 해외 출산을 통해 자녀의 국적 문제나 병역 문제에서 혜택을 얻으려 했던 사례들이 누적되면서, 대중 사이에는 ‘원정 출산=편법’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게 됐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 같은 집단 기억이 모든 해외 출산 사례에 동일하게 적용되면서 개인의 사정과 맥락은 쉽게 지워진다는 점이다.
공인은 대중의 관심 속에 살아간다. 하지만 관심이 곧 의심의 이유가 될 수는 없다. 안영미는 둘째 출산 소식을 전했을 뿐인데 출산 장소부터 설명해야 했다. 사실보다 추측이 먼저 퍼지고, 해명이 뒤따르는 모습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번 논란이 남긴 질문은 간단하다. 우리는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의심하는 것일까, 아니면 의심부터 해놓고 답을 요구하는 것일까.
김진수 기자 / 사진 = TV리포트 DB, 안영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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