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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회서 자체 ‘최고 시청률’ 갱신…시대의 불안을 ‘안온함’으로 뒤바꾼 韓 드라마

허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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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허장원 기자] 웰메이드 휴먼 드라마의 새 지평을 연 JTBC 토일드라마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이하 ‘모자무싸’)가 시청자들의 뜨거운 찬사 속에 유종의 미를 거두었다.

현대인들이 가슴 깊이 품고 있는 불안과 두려움, 그리고 스스로를 향한 무가치함의 서사를 따뜻하고 현실적인 시선으로 풀어내며 매회 깊은 공감을 자아냈던 이 작품은 마지막 순간까지 안방극장에 묵직한 위로를 선사했다. 박해영 작가의 날카로우면서도 따뜻한 필력과 차영훈 감독의 섬세한 연출력이 만들어낸 시너지는 자극적인 소재 없이도 시청자들의 마음을 온전히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

시청률 조사 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24일 방영된 ‘모자무싸’ 최종회 시청률은 전국 기준 5.3%를 기록하며 자체 최고 시청률을 갱신했다. 마지막 회에서는 각자의 결핍과 상처를 마주해 온 황동만(구교환)과 변은아(고윤정), 박경세(오정세) 등 주변 인물들이 마침내 자신만의 방식으로 내면의 어둠을 극복하고 온전한 치유에 다다르는 모습이 밀도 있게 그려졌다.

시대의 아픔을 위로하며 카타르시스를 안긴 드라마의 성공적인 종영과 함께, 극을 단단하게 이끌어온 주연 배우 3인의 활약상과 진심 어린 종영 소감이 전해져 여운을 더하고 있다.

▲ ’20년 차 지망생’의 찬란한 결실, 배우 구교환이 빚어낸 응축된 여정

극 중 20년째 영화감독 데뷔를 꿈꾸는 주인공 황동만 역을 맡은 구교환은 인물의 복잡한 결을 마지막까지 단단하게 이끌며 대체 불가능한 존재감을 증명했다. 늘 스스로를 무가치한 존재라 여기며 깊은 불안과 외로움 속을 헤매던 동만은 여러 위기 속에서도 긍정적인 마인드를 잃지 않고 마침내 자신만의 영화를 세상에 내놓았다.

수없이 상상만 하던 한국영화상 신인감독상 수상이라는 찬란한 결실을 맺는 엔딩 장면은 그가 지나온 치열한 시간과 감정을 압축해 내며 안방극장에 뜨거운 울림과 감동을 안겼다.

구교환은 특유의 리듬감 있는 호흡과 유연한 표정 연기, 그리고 찰나의 순간도 놓치지 않는 밀도 높은 내면 연기로 황동만이라는 인물을 완벽하게 구현했다. 스스로의 존재를 증명하고 싶었던 캐릭터의 간절함과 성장의 시간을 섬세하게 쌓아 올리며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극대화했다.

성공적으로 작품을 끝맺은 구교환은 소속사 나무엑터스를 통해 “얼굴 한 번 뵌 적 없는 시청자분들의 리뷰를 읽으며 문득 ‘저기에도 내가 있구나’를 느낀다”라며 작품 속 대사를 인용한 위트 있는 소감을 전했다.

이어 “어디선가 자기 자신만의 무가치함과 치열하게 싸우고 계신 분들께 ‘모자무싸’를 보시는 시간만큼은 잠시나마 안온함을 느낄 수 있었기를 바란다”라는 따뜻한 인사를 덧붙였다. 영화 ‘군체’의 빌런 역을 비롯해 2026년 누구보다 바쁜 한 해를 보내고 있는 그의 향후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 상처를 넘어선 스스로의 안온함, 배우 고윤정이 완성한 주체적 성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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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윤정은 영화사 PD 변은아 역을 맡아 인물의 세밀한 심리 변화와 성장을 촘촘하게 그려내며 배우로서의 저력을 다시 한번 각인시켰다. 극 초반 불안과 결핍 속에 머물러 있던 은아가 이를 스스로 극복하고 온전한 내면의 평화에 다다르는 과정은 시청자들의 전폭적인 응원을 이끌어냈다.

고윤정은 업계에서 ‘도끼’라 불리던 은아의 냉철한 분위기를 담백하게 표현하면서도, 억눌린 감정을 눈빛과 숨결에 눌러 담아내는 탁월한 표현력으로 진한 시장성 공감을 자아냈다.

특히 대표 앞에서도 단호하게 스스로를 지켜내고, 세상이 외면하던 백수 동만을 당당히 영화감독으로 소개하며 타인의 가능성을 인정하는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통쾌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했다.

오랜 시간 쌓여온 가족과의 상처를 밀도 높은 눈물 연기로 풀어내는가 하면, 최종회에서는 타인의 시선이나 공격적인 말에도 흔들리지 않고 편안한 미소를 짓는 주체적인 모습을 완성했다. 과거 불안을 견디지 못해 코피를 흘리던 은아가 자신의 감정과 삶을 스스로 컨트롤하게 된 변화는 깊은 여운을 남겼다.

차분하게 극의 흐름을 따라가며 절제된 감정선으로 변은아라는 인물을 완벽하게 정립한 고윤정은, 상처에 머무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는 설득력 있는 연기를 통해 작품의 완성도를 한층 끌어올렸다는 호평을 받았다.

▲ 열등감마저 인간적으로 풀어낸 마법, 배우 오정세의 명품 생활 연기

오정세는 지독한 자격지심과 열등감을 가진 영화감독 박경세 역으로 분해 극의 재미와 깊이를 풍성하게 만들었다. 그가 연기한 박경세는 겉으로는 영화를 5편이나 연출한 잘나가는 감독처럼 보이지만, 내면에는 강력한 찌질함과 불안을 품고 있는 입체적인 인물이다. 오정세는 특유의 노련하고 능청스러운 생활 연기와 자존감이 드러나는 미세한 시선 처리로 경세의 초라한 내면을 현실감 있게 그려내며 감탄을 자아냈다.

무엇보다 오정세가 보여준 쫄깃한 ‘말맛’은 극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황동만과 티격태격할 때는 톤과 호흡을 유연하게 조절하며 유쾌한 케미스트리를 극대화했고, 아내 앞에선 한껏 주눅 든 말투로 미워할 수 없는 인간적인 매력을 배가시켰다. 후반부 동만을 시기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눈물로 고백하는 장면에서는 목소리의 묘한 떨림까지 표현해 내며 캐릭터가 가진 깊은 결핍과 복잡한 심경을 대중에게 고스란히 전달했다.

매 작품 자신만의 색으로 서사를 확장해 온 오정세는 소속사를 통해 “귀한 작품을 함께 할 수 있어 설렜고, 촬영하며 행복했고, 보내려니 많이 아쉽다. 귀한 분들과의 작업 덕분에 올 한 해를 가치 있는 한 해로 꽉 채울 수 있을 것 같다”라며 작품을 향한 깊은 애정을 표현했다. 최근 방영을 시작한 드라마 ‘오십프로’와 개봉을 앞둔 영화 ‘와일드 씽’을 통해 이어질 그의 끊임없는 연기 변신에도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허장원 기자 / 사진= 스튜디오 피닉스, SLL, 스튜디오 플로우, 나무엑터스, 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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