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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허장원 기자] 프랑스 영화계를 상징하는 두 거장, 로랑 캉테와 로뱅 캉피요가 나눈 뜨거운 우정이 스크린 위에서 찬란한 유작으로 피어났다. 모든 것이 불확실했던 열여섯 소년의 여름을 그린 영화 ‘엔조’가 개봉을 앞두고 전 세계 시네필들의 가슴을 울리고 있다.
이 작품은 단순히 한 소년의 성장담을 넘어, 죽음이라는 그림자 앞에서도 예술적 혼을 불태운 거장들의 마지막 협업이자 깊은 신뢰가 빚어낸 결실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남다르다. 2025년 칸영화제 감독주간 개막작으로 선정되며 화려한 시작을 알린 ‘엔조’는 오는 2026년 5월 27일 전국 극장에서 관객들과 만날 준비를 마쳤다.

▲ 불확실한 열여섯, 소년 엔조가 마주한 뜨거운 여름
영화 ‘엔조’는 모든 것이 모호하고 불안정했던 열여섯 살 소년 ‘엔조’의 푸르른 여름날을 조명한다. 낯선 설렘과 흔들리는 정체성 사이에서 자신만의 세계를 마주하게 되는 엔조의 여정은 관객들로 하여금 각자의 찬란했던 시절을 복기하게 만든다. 영화는 찰나의 눈빛과 서툰 손길만으로도 긴장감 넘치는 관능미를 완성해 냈으며, 자아를 찾아 떠나는 청춘의 얼굴을 섬세하면서도 뜨거운 숨결로 담아냈다.
이 작품이 더욱 특별하게 다가오는 이유는 제작 과정에 담긴 비하인드 스토리 때문이다. ‘엔조’의 제작이 한창이던 당시, 로랑 캉테 감독의 암 투병 소식이 전해졌다. 생의 마지막 문턱에 서 있었던 거장은 자신의 예술적 비전을 완성하기 위해 마지막 힘을 쏟아부었고, 그 곁에는 오랜 세월을 함께한 동료 로뱅 캉피요가 있었다. 두 사람의 손길이 닿은 ‘엔조’는 한 시대를 풍미했던 감독이 세상에 남긴 가장 품격 있는 유작으로 평가받으며 개봉 전부터 뜨거운 관심을 모으고 있다.

▲ 황금종려상의 거장 로랑 캉테, 그가 남긴 위대한 유산
로랑 캉테는 프랑스 현대 영화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이름이다. 그는 지난 2008년, 학교라는 작은 사회를 통해 프랑스 내부의 갈등과 소통의 문제를 날카롭게 파헤친 영화 ‘클래스’로 제61회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거머쥐며 세계적인 거장 반열에 올랐다. 그의 카메라는 언제나 사회의 이면을 응시하면서도 그 속에 존재하는 인간적인 고뇌와 갈등을 놓치지 않았다.
암 진단이라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 앞에서도 로랑 캉테는 영화를 포기하지 않았다. 오히려 투병 중에도 ‘엔조’를 통해 청춘의 투명함과 생동감을 구현해 내는 데 집중했다. 그가 바라본 소년 엔조의 모습은 거울처럼 맑으면서도 뜨겁게 타오르는 에너지를 품고 있다. 평단은 그가 마지막까지 유지했던 연출적 통찰력에 경의를 표하며, ‘엔조’를 가리켜 “로랑 캉테가 세상에 던지는 마지막이자 가장 아름다운 자화상”이라고 치켜세웠다.

▲ 로뱅 캉피요와의 끈끈한 우정, 다시 잡은 예술적 동지의 손
로랑 캉테의 곁에는 늘 그의 페르소나이자 예술적 동지인 로뱅 캉피요가 있었다. 로뱅 캉피요 역시 ‘120BPM’으로 제70회 칸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을 포함해 4관왕을 달성한 세계적인 감독이다. 두 사람은 ‘클래스’, ‘폭스파이어’ 등 여러 작품을 통해 긴밀한 협업의 역사를 쌓아왔으며, 로뱅 캉피요는 로랑 캉테와 함께 6편의 영화에서 편집과 공동 집필을 맡아 그의 예술적 세계관을 견고하게 구축해 왔다.

두 감독은 2017년 이후 각자의 작품 세계에 집중하기 위해 협업을 잠시 중단했으나, 로랑 캉테의 투병 소식은 이들을 다시 하나로 묶었다. 로뱅 캉피요는 투병 중인 친구를 위해 프로듀서 마리 앙주 루치아니와 함께 ‘엔조’ 프로젝트에 전격 합류했다.
로뱅 캉피요는 “로랑 캉테의 독보적인 연출 스타일을 완벽히 재현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라고 몸을 낮추면서도, 친구가 전달하고자 했던 인간적 고뇌와 시각을 온전히 스크린에 투영하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했다. 완성된 ‘엔조’는 단순한 공동 작업물을 넘어, 수십 년간 이어온 두 남자의 깊은 우정이 맺은 마지막 결실로 기억될 것이다.

▲ 전 세계가 인정한 마스터피스, 글로벌 평단의 압도적 찬사
2025년 칸영화제 감독주간 개막작으로 선정된 이후, ‘엔조’를 향한 글로벌 평단의 평가는 경이로움 그 자체였다. 주요 외신들은 이 영화가 가진 섬세한 감수성과 거장의 유려한 연출력에 연일 찬사를 보냈다. Elle은 “경이로운 영화”라며 극찬했고, Télé 7 Jours는 “뜨겁게 타오르는 찬란한 성장담”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Screen Rant는 “찰나의 눈빛만으로 완성한 관능적인 영화”라고 평하며 작품의 시각적 언어에 주목했다.
특히 유력 매체인 The Guardian은 “‘엔조’는 로랑 캉테가 세상에 남긴 품격 있는 유작”이라 언급하며 감독의 마지막 여정에 경의를 표했다. Loud and Clear Reviews 역시 “두 거장이 담아낸 청춘에 대한 가장 뜨거운 기록”이라고 강조하며 진실한 자아를 찾아가는 서툰 여정을 높게 평가했다.

아울러 퀴어 영화로서의 가치도 인정받아 제78회 칸영화제 퀴어종려상에 노미네이트되었으며, 국내에서도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아이콘 섹션에 공식 초청되는 등 전 세계 20개 이상의 영화제에서 그 가치를 입증받았다.
청춘의 자화상을 거울처럼 투명하게 비추는 영화 ‘엔조’는 시대를 대표하는 두 거장이 죽음과 삶의 경계에서 써 내려간 마지막 편지다. 오는 5월 27일, 극장을 찾는 관객들은 소년 엔조의 성장통을 통해 로랑 캉테가 남긴 따뜻한 위로와 로뱅 캉피요가 지켜낸 우정의 무게를 동시에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허장원 기자 / 사진= 영화 ‘엔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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