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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의생’ 성공이 K-드라마에 끼칠 영향 [기자생각]

작성자 아바타 박현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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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박현민 기자]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성공은, 국내 드라마 제작환경 개선에 대한 가능성을 열었다. 늘 시간에 쫓기고, 완성도에 결함이 생겨도 어쩔 수 없던, 그로 인해 현장 스태프에 대한 처우 개선 이야기는 꺼낼 수조차 없던 그간의 드라마 제작 상황은 문제가 있었다.

‘응답하라’ 시리즈를 히트시킨 신원호 PD를 위시한 제작진은 이와 같은 문제에 해결책을 찾기 위해 오래 시간 고심했고, 그 결과 주 1회 편성이라는 카드를 찾아 꺼내들었다. 단순 사전제작은 시청자 피드백 체크가 불가하다는 점까지 염두에 둔 결정이다. 그 과정에서 광고비가 줄고, 시청자의 불만 등 감내할 요소가 많았지만, 이를 결국 실행에 옮겼다.

신원호 PD는 ‘슬기로운 의사생활’ 제작발표회에서 이런 말을 했다.

“이 치열한 경쟁 상황에서 치솟는 제작비 상황, 바뀌어가는 근로환경을 고려했을 때, 주 2회 드라마가 계속 제작이 가능할까 싶었다. 그래서 주 1회를 해보면 어떨까 싶었다. 반드시 이 드라마가 잘 돼서, 이 방송계에 새로운 모델로 제시되고, 그래서 제작환경과 시청형태가 바뀌면 어떨까 하는 조심스러운 생각으로 기획했다.”

잘 되어야 꺼낼 수 있는 말을 덕분에 다시 꺼낸다.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기획 단계부터 주 1회 편성, 그리고 시즌제를 염두했다. 실제로 이는 계획적인 제작환경 조건을 갖추기 위해서였다. 지난해 가을부터 본격적인 제작에 돌입한 제작진은 충분한 제작시간을 확보해 현장의 스태프를 최우선으로 배려하고자 힘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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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에, 당연하지만 당연하지 않았던 ‘제작 스태프 근로시간’을 준수할 수 있었다. 신원호 PD 혼자 만의 생각과 의지로 이뤄질 수 없던 이 일은, 결과적으로 안정적인 상황을 만들어내 드라마의 완성도까지 높이는데 일조했다. 업계에서는 이미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호평하고, 또 주목했다. 선진화된 제작 시스템을 지닌 미국 드라마의 경우 주 1회 편성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는 이야기도 다시금 소환된다.

이미 과거의 일이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기간이었던 지난 3월에는 ‘슬기로운 의사생활’ 팀이 모두의 안전을 위해 자발적으로 일주일간 촬영을 중단키도 했다. 이 역시 ‘현장’을 위한 조치였다. 그리고 주 1회를 비롯한 조금이라도 나아진 제작환경 덕분에 가능했던 일이다. 그럼에도 결방은 없었고, 결과적으로 시청자 역시 불만이 생기지 않았다.

‘응답하라’ 시리즈를 만들던 당시 신원호 PD에게 현장에서 실시간으로 촬영한 테이프를 오토바이 퀵으로 서울 상암동 방송국까지 급박하게 보내 방송사고를 막았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흥행한 작품을 놓고 그저 흥미로운 에피소드로 활용될 수 있었던 이 같은 경험은, 신원호 PD에게 그렇게 소비되지 않았던 것 같아 다행스럽다.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어떤 잣대를 놓고 봐도 성공했다. 게다가 시즌2를 기다리는 시청자 역시 그들 모두를 응원하고 지지하는 모양새다. 신원호 PD와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선택은 쉽지 않았지만, 틀리지 않았다. 이를 기점으로 그의 말처럼 K-드라마의 제작환경과 시청형태가 조금이라도 바뀔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박현민 기자 gato@tvreport.co.kr / 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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