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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과 평범함을 거부하는 반항아의 야심작…권위에 도전하는 ‘굿뉴스’

강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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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강해인 기자] 변성현 감독이 블랙 코미디라는 독특한 장르로 또 한 번 재능을 뽐냈다.

‘가짜뉴스’가 판을 치는 시대다. 한 인간이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정보가 인터넷상에 생산되고 있다. 때문에 정보의 진위 판별은 나날이 어려워지고 있다. 믿었던 매체가 잘못된 정보를 전하기도 하고, 공신력 없는 발화자에게서 진실이 튀어나오기도 한다. 더 난감한 건 이 정보를 취합·편집해 이득을 취하는 이들이 있다는 거다. 뉴스마저도 그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다양한 의도가 숨긴 정보가 유통되는 시대의 중심에서 변성현 감독은 뉴스가 생산되는 과정을 들여다보며 쓴웃음을 지었다.

‘굿뉴스’는 1970년대, 일본에서 납치된 후 평양으로 향하던 비행기를 착륙시키고자 한 자리에 모인 사람들의 이야기다. 사건을 설계하는 아무개(설경구 분)는 출세욕 있는 관제사 고명(홍경 분)을 앞세워 김포를 평양으로 속이려는 기사천외한 방법을 고안한다. 작전은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했지만, 테러리스트들은 승객을 인질로 삼고 어려운 요구를 하기 시작한다. 설상가상으로 한국 정부 내에서도 의견이 갈리면서 아무개와 고명의 작전은 위태로워져 간다.

이 영화는 곳곳에 변성현 감독의 반항심에서 출발한 에너지가 돋보인다. 변성현 감독은 평소 접하는 뉴스에서 느꼈던 짜증과 지겨움의 감정을 해소하고자 이 영화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뉴스의 어떤 점에 반응했던 걸까. ‘굿뉴스’는 하나의 사건이 뉴스로 전달되는 과정을 탐구한다.

상황에 따라 진실과 거짓이 자리를 바꾸고, 때로는 진실이 은폐되는 것을 비추며 우리가 믿었던 뉴스의 신뢰도에 몰음을 던진다. 그러면서 1970년대 관료들의 무능함과 탐욕을 조명하며 비판적인 태도를 보인다. 이렇듯 ‘굿뉴스’는 뉴스와 권력자의 권위에 도전하려 했던 당돌한 영화다.

영화 속 정치인들은 주어진 상황과 정보의 의미에는 큰 관심이 없다. 이를 자신에게 유리하게 활용할 방법만을 고민한다. 절대 권력자에게 잘 보이려는 관료들은 유치하고, 때로는 비겁한 태도로 보는 이를 분노하게 한다. 그리고 뉴스조차 이들의 도구로 이용될 수 있다는 씁쓸한 진실을 보게 한다.

변성현 감독은 ‘굿뉴스’ 관련 인터뷰에서 탈이념 시대의 이념 대립에 지겨움을 느낀다고 말한 바 있다. 1970년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그 비판의 대상이 현재의 권력층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을 것이라는 걸 추측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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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구성과 장르에서도 변성현 감독의 야심이 보인다. 변성현 감독은 반복을 경계하고 새로운 것에 대한 갈망이 큰 연출자다. 이를 반영하듯 ‘굿뉴스’는 연극처럼 막의 구조를 가진 독특한 형태로 구성돼 있다. 여객기 납치 사건이라는 클 틀 안에 ‘굿뉴스’는 각 챕터별로 중심 사건과 분위기를 다르게 가져가며 볼거리를 더 풍성하게 했다.

또한, 챕터별로 여객기 납치 사건의 다른 면을 바라보게 함으로써 이에 얽힌 인물들의 이해관계와 갈등 양상을 더 복합적으로 담아냈다. 이런 방식은 일어난 일과 보도되는 뉴스의 차이를 더 선명하게 느낄 수 있게 하면서 뉴스가 가진 신뢰도에 균열을 일으키는 역할을 한다.

이와 함께 변성현 감독은 자신이 가진 짜증을 블랙 코미디라는 난도 높은 장르로 승화시켰다. 무능하고 제밥그릇 챙기는 데 급급한 관료들을 하찮고, 때로는 우스꽝스럽게 표현하며 웃음을 만든다. ‘굿뉴스’는 심각한 사건과 웃음을 동시에 배치하며 선을 지키는 게 중요했던 작품이다. 변성현 감독은 어두운 분위기를 환기하고자 류승범의 거친 매력을 스크린에 다시 소환했고, 또 만화적인 장면을 적극 활용해 극에 활기를 불어넣으려 했다.

코미디와 드라마 간에 밸런스가 튀어 어색한 순간이 없지 않지만, 다양한 요소를 유연하고 속도감 있게 전개시킨 영화다. 특별 출연한 배우들도 적재적소에서 에너지와 웃음을 만들어 영화의 재미를 끌어올리는 등 개성 강한 요소가 많았음에도 잘 조율돼 있다는 인상을 받을 수 있다.

캐스팅에서도 변성현 감독의 반항심이 돋보인다. 변성현 감독은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부터 ‘굿뉴스’까지 4번 연속으로 설경구와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변성현과 설경구는 이제 지겹다”라는 말에 청개구리 같은 마음을 갖고 설경구와 한 번 더 작업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었다고 한다. 연이어 작업을 이어오고 있지만, 변성현 감독이 추구한 것과 설경구의 이미지는 늘 큰 폭으로 변화해 왔다.

‘굿뉴스’에서 설경구는 사건을 한 걸음 뒤에서 바라보고, 판을 짜는 역할을 맡았다. 강렬한 캐릭터들 사이에서 아무개는 극의 밸런스를 맞춰야 했고, 동시에 제4의 벽을 허물고 영화와 관객 사이에서 가교역할까지 하며 분주하게 움직였다. 설경구는 그의 커리어에서 가장 특이한 연기를 선보였고, 변성현 감독을 통해 또 한 번 특별한 이정표를 세웠다.

‘굿뉴스‘는 변성현 감독의 반항심이 똘똘 뭉쳐 탄생한 역동적인 영화다. 스타일리시하다는 평가도 좋지만, 안주하지 않으려는 ‘반항심’으로 그의 영화세계를 정의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이런 삐딱함이라면 언제든 환영이다.

강해인 기자 khi@tvreport.co.kr / 사진=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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