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V리포트=강해인 기자] 구교환이 또 한 번 ‘구교환스러운’ 매력을 발산했지만,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구교환의 연기엔 ‘리얼리티’만으로는 표현할 수 없는 무언가가 있다. 무거운 역을 가벼운 톤으로 소화하고, 답답한 현실 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는 그의 연기를 보고 있으면 ‘저런 인물이 현실에 있을까’ 싶을 때가 있다. 그러다 ‘구교환이라면 그럴 수 있겠다’라는 결론에 도달하고는 한다. 이처럼 그는 독특한, 혹은 독보적인 설득력을 가진 배우다.
‘부활남: 더 레드'(이하 ‘부활남’)는 웹툰이 원작이며, 그에 걸맞게 만화적인 시도를 많이 했다. 아쉽게도 이 지점이 크게 매력적이지 못했고, 영화 역시 흥행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모가디슈’·’탈주’·’만약에 우리’·’군체’ 등 최근 구교환이 출연한 상업영화가 흥행에 실패한 적이 없다는 걸 고려하면, 지난달 30일 개봉해 30만 관객을 기록 중인 ‘부활남’의 성적은 씁쓸하게 다가온다. 어떤 점이 문제였을까.
우선, 비주얼 면에서는 투박한 CG가 이입을 방해했다. 죽은 석환(구교환 분)이 낭떠러지에서 떨어지는 오프닝 시퀀스부터 뭔가 잘못되었다는 인상을 준다. 후반부로 갈수록 CG가 어색해 몰입을 어렵게 한다. 액션에서 오는 쾌감도 그리 크지 않다. 신승호가 연기한 블랙이 안타고니스트로서 극의 갈등축을 담당하는데, 블랙에게 석환은 처리해야 할 대상이면서 필요한 존재다. 이들의 사연이 드러나기 시작하면서 블랙은 빌런으로서의 아우라가 점점 사그라든다. 때문에 이들의 대결은 이펙트만 요란할 뿐 카타르시스를 만들지 못한다.

‘부활남’은 주인공이 무수히 부활한다는 극강의 설정을 갖고 있다. 일반적인 영웅 서사물에서 주인공은 서서히 능력을 각성하지만, ‘부활남’의 석환은 적에 의해 단 기간에 죽음을 반복하며 압도적인 힘을 얻는다. 또한, 죽어도 살아나는 능력 탓에 석환의 싸움에서 승부는 중요하지 않다. 금방 부활할 수 있고, 이후 급격히 강력해지기 때문에 빌런들과의 대결에서 긴장감을 느끼기 어렵다. 석환의 핸디캡을 더 부각하거나, 다른 방식으로 액션의 재미를 구축할 수 있어야 했다.
이런 아쉬움 속에서도 구교환은 존재감을 톡톡히 발산한다. 취업에 무수히 실패하지만 주눅 들지 않고, 긍정의 태도를 잃지 않는 캐릭터를 유연하게 소화해 냈다. 실제 취준생들에게서 석환 같은 당당함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구교환은 특유의 구교환스러움을 바탕으로 관객에게 석환을 설득시킨다. 덕분에 끝없이 부활하며 강해지는 석환의 서사가 취업 실패에도 꿋꿋이 버티며 성장하는 청년의 초상과 겹쳐 보일 때가 있다. 그렇게 구교환은 연민의 감정과 함께 웃음과 위로를 동시에 전하며 영화를 풍성하게 했다.
‘부활남’은 구교환의 저력을 또 한 번 확인할 수 있어 즐거웠던 작품이다. 그러나 구교환도 할 수 없는 것이 있다는 걸 확인시켜 준 작품이기도 했다. 검증된 원작과 대세 배우의 시너지를 전혀 살리지 못했다는 점이 너무도 아쉽다.
강해인 기자 khi@tvreport.co.kr /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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