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만 감독→천만 배우진’ 전부 뭉쳤다…본 적 없던 형태의 시도로 화제 모은 韓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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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강지호 기자] 이준익 감독이 첫 세로형 시네마 연출작 ‘아버지의 집밥’을 관람한 뒤 눈물을 흘렸다고 고백했다.
3일 서울 롯데시네마 월드타워 14관에서는 세로형 시네마 ‘아버지의 집밥’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현장에는 배우 정진영, 이정은과 이준익 감독이 참석했다.
오는 9일 개봉을 앞둔 ‘아버지의 집밥’은 40년간 삼시세끼 집밥만 찾던 아버지 하응(정진영)이 ‘요리백지증’에 걸린 아내 순애(이정은)를 대신해 생애 처음 부엌에 들어서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고리타 작가의 동명 레진코믹스 웹툰을 원작으로 평생 가족이 차려준 밥을 먹어온 아버지가 처음으로 직접 밥상을 준비하는 과정을 통해 익숙했던 가족의 일상과 관계를 유쾌하게 비틀어 보여준다. 영화 ‘자산어보’, ‘동주’, ‘왕의 남자’ 등을 연출한 이준익 감독은 ‘아버지의 집밥’을 통해 처음으로 세로형 콘텐츠 연출에 도전했다.
이날 이준익 감독은 개봉을 앞둔 소감에 대해 “러닝타임이 2시간 26분으로 좀 길다. 그럼에도 극장에서 두 번째 봤는데 또 울었다”며 “감독이 자기가 찍은 영화를 보고 우는 게 이상하지만 양해해달라”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그동안 14편의 가로형 영화를 연출한 이 감독에게 ‘아버지의 집밥’은 새로운 도전이었다. 그는 “세로 영화를 처음 찍었다”며 “원작이 가진 따뜻하고 재미있는 힘을 신동선 작가가 시나리오에 잘 담아냈고, 두 배우의 연기를 보면서 ‘이게 가로인지 세로인지가 그렇게 중요한가’라는 생각도 들었다”고 밝혔다.
다만 실제 촬영 과정에서는 가로와 세로 화면의 차이를 분명하게 체감했다고 했다. 이 감독은 “지난 수백 년 동안 그림을 봐도 가로에는 풍경화가 많고, 세로에는 인물이나 초상화가 많다”며 “세로 화면으로 인물을 바라보니 한 사람의 초상화를 보는 것처럼 인간의 내면을 훨씬 내밀하고 깊숙하게 들여다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극장 산업이 침체된 상황에서 새로운 형식의 콘텐츠를 고민하게 됐다는 이야기도 꺼냈다. 스마트폰을 통해 숏폼 콘텐츠를 소비하는 방식이 일상이 된 만큼 세로형 화면 역시 새로운 가능성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었다.
그러나 기존 숏폼 콘텐츠의 문법과 자신이 만들어온 영화 사이에는 간극이 있었다. 이 감독은 “그동안 숏폼 작품들은 짧은 시간 안에 흥미를 끌기 위해 다소 자극적인 경우가 많았다”며 “내 영화는 자극적이지도 않고 폭력이 있는 것도 아닌데 과연 이런 이야기로 재미있는 숏폼을 만들 수 있을지 염려가 컸다”고 털어놨다.
해답은 이야기의 구성에 있었다. ‘아버지의 집밥’은 약 2분 단위로 이야기를 나누면서도 각각의 구간에 짧은 기승전결을 담아 전체 서사를 이어가는 방식을 택했다. 이 감독은 “신동선 작가가 약 2분 정도의 구간 안에 짧은 기승전결과 흥미가 계속 이어지도록 구성했다”며 “평범한 사람들의 가족 이야기지만 2분마다 이어지는 이야기의 구조 덕분에 2시간 30분 가까운 시간 동안 숏폼이 가진 장점을 충분히 살리면서 흥미롭게 끌고 갈 수 있다는 경험을 했다”고 전했다.
‘아버지의 집밥’은 오는 9일 롯데시네마에서 단독 개봉한다. 이후 17일 오후 5시 1부, 24일 오후 5시 2부가 레진스낵을 통해 순차 공개될 예정이다.
강지호 기자 / 사진= TV리포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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