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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강해인 기자] 배우 신현준이 데뷔 이후 처음으로 1인 2역에 도전한 영화가 관객과 만났다.
‘도플갱어’는 나와 똑같이 생긴 존재를 뜻하는 단어다. 서로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비슷한 도플갱어끼리 마주하면 둘 중 한 사람은 죽는다는 괴담도 있다. 영화 ‘현상수배’는 이 도플갱어 모티브를 가져와 코믹 수사극을 전개한다.
영화는 ‘맨발의 기봉이’, ‘가문의 영광’ 시리즈 등으로 웃음을 전해왔던 신현준과 ‘개그콘서트’의 달인 시리즈와 예능 ‘정글의 법칙’으로 코미디계에서 최정상을 밟았던 김병만을 내세웠다. 이들의 조합만으로 밝은 톤 앤 매너가 그려지고, 작정하고 웃길 거란 기대를 할 수 있는 작품이다.
‘현상수배’는 자신과 닮은 현상수배범 철구(신현준 분) 때문에 범죄자로 의심받는 집배원 현준의 이야기다. 현준은 철구 탓에 경찰서를 오가며 수난을 당하고, 경찰은 수사에 혼선을 겪는다. 이후 철구를 잡기 위해 대만으로 간 경찰은 우연히 그곳에 온 현준에게 공조 수사를 제안하며 한 팀으로 움직인다. 하지만 철구의 옛 연인과 범죄조직이 끼어들면서 수사는 더 난항에 빠지고, 이들도 큰 위기를 맞게 된다.

‘현상수배’의 장점이자 매력은 명확하다. 심각함을 배제한 채 끊임없이 관객을 웃기려는 코미디가 중심에 있다. 캐릭터들의 성격, 수사의 전개와 액션 등 영화를 이루는 모든 것이 유쾌하고 활기찬 분위기를 지향한다. 심지어 주인공이 납치된 상황도 코미디로 승화한다. 어이없는 설정, 무거운 분위기를 환기하는 대사, 여기에 과장된 액션이 더해져 극에 끊임없이 에너지를 공급한다. 농담 같은 대사와 우스꽝스러운 표정을 여유 있게 소화하는 신현준과 김병만은 우리가 기대했던 연기를 선보이며 웃음을 전한다.
배우 개개인이 가진 역량을 맘껏 펼치는 게 인상적인 영화다. 그러나 이런 슬랩스틱류 코미디는 최근에 이 장르가 지향했던 것과는 결이 조금 다르다. 최근의 코미디 영화는 상황 그 자체 혹은, 캐릭터들의 앙상블에서 만들어지는 자연스러운 웃음을 추구한다. 그러나 ‘현상수배’는 과장된 대사와 액션을 내세워 고전적인 한국 코미디로 극을 꽉꽉 채웠다. 이에 호불호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트렌드에 뒤쳐진다고 느끼는 관객은 유치하다 생각할 수 있고, 반대로 이를 ‘현상수배’만의 개성으로 받아들인다면 배우들의 열연에 호감을 느낄 수도 있다.
그러나 만듦새에서의 조악함은 호불호의 문제로 넘어갈 수가 없다. 설정, 대사, 액션, 이야기의 개연성 등 거의 모든 부분에서 균열이 보인다. 닮았다는 이유로 상구가 끊임없이 난감한 상황에 처하고, 대만에서 동선이 우연히 겹치는 등의 설정은 코미디 장르에서 충분히 볼 수 있는 세팅이다. 하지만, 이후 수사 과정 및 영화 속 주요 인물들이 부딪히는 과정은 대부분 우연에 의존하거나 디테일이 부족해 설득력이 현저히 떨어진다. 극 중 러브라인 역시 억지스러워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제작비의 한계가 있었을 수 있지만 많은 부분에서 완성도가 떨어져 아쉽다. 영화의 한 축을 이뤄야 하는 빌런부터 규모, 행동방식이 모두 어색하다. 더 아쉬운 건 액션에 있다. 현준을 처음 만난 우희(배우희 분)가 때리는 장면은 주먹이 닿지 않는 게 풀샷으로 담겼다. 이후 현준과 철구 간의 액션은 신현준의 한쪽 얼굴이 나오지 않게 연출하는 데 초점을 맞춘 탓인지 매 장면 불안하고 부자연스럽다. 또한, 총이 등장하는 장면은 보는 이를 민망하게 할 정도로 몰입감이 떨어진다.
전체적으로 ‘현상수배’는 많은 요소가 위태롭게 붙어 있는 작품이다. 수사극을 끌어왔음에도 긴장감과 액션의 타격감이 턱 없이 부족하다. 캐릭터들 역시 형사인 척, 빌런인 척하는 듯한 분위기로 관객을 힘들게 한다. 그 안에서 오직 산발적인 코미디를 매력으로 어필하려 했지만, 이야기의 밀도가 낮은 탓에 관객의 손발이 오그라들 수밖에 없다. 돈을 낸 관객이 제작진을 현상수배 하고 싶어질 수도 있는 영화다.
강해인 기자 khi@tvreport.co.kr / 사진= (주)이놀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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