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스타 女배우, 담배 물고 욕설까지…’미쓰백’ 감독이 선보이는 처절한 ‘가족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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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강해인 기자] 독특한 가족의 연대를 담은 작품이 극장가를 찾아온다.
지난 2018년, ‘미쓰백’은 아동 학대라는 무겁고도 아픈 현실을 정면으로 응시하며 한국 영화계에 묵직한 파장을 일으켰다. 세상에 마음을 닫은 채 위태롭게 살아가는 어른과 학대받는 아이가 서로를 구원해 나가는 이 처절한 서사는 관객들의 심장을 깊게 타격했다.
이 영화는 폭발적인 입소문과 함께 팬덤 ‘쓰백러’의 자발적인 예매 열풍을 이끌어내며 신드롬을 일으켰다. 그리고 백상예술대상에서 영화부문 신인감독상(이지원 감독)·여자최우수연기상(한지민)·여자조연상(권소현)과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한지민) 등을 휩쓸며 평단의 찬사를 한 몸에 받았다.
그 강렬했던 연출의 주역인 이지원 감독이 신작 ‘비광’으로 돌아온다. 이번 작품은 한 가족의 연대기로 서사를 확장하며 긴장감을 높였다. 화투패 속 가장 애매하고도 상징적인 존재인 비광을 타이틀로 내세운 이 작품은 어떤 매력을 갖고 있을까.
이번 영화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비광의 의미를 알 필요가 있다. 비광은 혼자서는 애매한 위치에 있는 패다. 비광 외의 광은 세 장이 모이면 3점이 되지만, 비광이 있을 경우 2점으로만 인정을 받는다. 쓸모없는 패로 인지될 수 있지만, 5광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이 비광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기도 한다.

‘비광’의 인물들도 홀로 있을 땐 별 다른 주목을 받지 못한다. 저마다 결핍이 있고, 그 때문에 많은 상처를 짊어지고 살아간다. 그러나 이들이 가족으로서 모일 때 활기를 찾고 서로의 삶을 밝히는 존재가 된다. 영화의 주연인 류승룡과 하지원은 “혼자서는 완전하지 않지만, 모여서 비로소 힘을 내게 되는 중의적 의미”, 중요한 순간엔 꼭 있어야 하는,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라고 ‘비광’의 의미를 해석했다.
극 중 남미(하지원 분)의 내레이션은 영화의 분위기와 주제를 관통한다. “비 내리는 어느 날, 개구리 한 마리가 급류에 떠내려가지 않으려고 수양버들을 잡으려 뛰어오르고 있었다”라는 대사는 인생의 위기를 어떻게든 버티려는 인물들의 상황을 대변한다. 한때 최고의 야구선수였으나 나락으로 떨어진 중구(류승룡 분), 톱스타에서 생계형 연예인으로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는 남미의 모습과 닿아 있다. 최악의 상황에서 서로를 필사적으로 붙들며 살아가려는 이들의 몸부림은 관객들의 마음을 흔들 예정이다.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종횡무진 누비는 연기파 배우들의 열연은 ‘비광’의 축을 단단히 잡았다. 먼저, ‘광해, 왕이 된 남자’·’7번방의 선물’·’명량’·’극한직업’ 등 네 편의 천만 영화에서 활약한 류승룡이 중구 역을 맡았다. 디즈니플러스의 ‘무빙’ 시리즈를 거쳐 ‘K-아빠’의 대명사로 불려 온 그는 또 다른 결의 아빠 역을 완벽히 소화했다. 중구는 갑작스럽게 찾아온 딸 때문에 혼란스러워하지만, 그를 외면하지 못하고 가족으로 품는다. 그로 인해 많은 것을 포기해야 했던 남자의 굴곡진 인생을 류승룡은 깊은 감정 연기로 입체감 있게 표현했다.

하지원은 지금껏 볼 수 없던 캐릭터를 맡아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그는 한때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던 톱스타에서 나락으로 떨어진 뒤 악착같이 버텨내는 생계형 연예인 남미로 분했다. 극적인 삶의 변화 속에 밑바닥까지 보여주는 인물을 맡아 하지원은 날 선 표정과 피폐한 눈빛을 뿜으며 파격적인 연기를 선보였다. 특히, 담배를 물고 거친 욕을 뱉는 남미는 대중에게 익숙한 하지원의 이미지를 배반하며 큰 충격을 안길 예정이다.
이지원 감독과 ‘미쓰백’으로 연을 맺은 김시아는 ‘비광’에서 벼랑 끝에 내몰린 소녀 동주로 변신했다. 중구와 남미의 삶에 갑작스럽게 등장해 모든 사건의 시발점이 되는 캐릭터를 맡은 김시아는 한층 성숙해진 연기로 극의 중심을 잡았다. 죄책감과 두려움 속에서도 삶을 지키려는 인물의 내면을 절제된 표정 속에 꾹꾹 눌러 담았다. 김시아는 “이미 세상을 다 알고 세상을 여러 번 살아 본 듯한 눈빛과 느낌을 표현하려고 노력했다”라고 캐릭터를 고민했던 과정을 설명했다.
주연 배우들의 뒤를 받치는 베테랑 조연들의 활약 역시 눈을 뗄 수 없는 관람 포인트다. 손녀를 지키기 위해 한여름에도 겨울옷을 마다하지 않는 할머니 기식 역의 김해숙은 등장만으로도 압도적인 존재감을 뿜어낸다. 그는 억척스러운 면이 있는 캐릭터를 바탕으로 색다른 모성애로 표현해 냈다. 여기에 생활감 넘치는 연기를 펼친 김선영과 김영민은 티격태격하면서도 가족을 위해 결속하는 인물들을 맡아 현실적인 가족 케미를 완성했다. 유별나면서도 어딘가 있을 것 같은 인물들은 유별난 가족 연대기를 구축하며 웃음과 감동을 전한다.

‘비광’은 서로 외면하던 인물들의 뜨거운 연대를 통해 가족의 의미를 묻는다. ‘미쓰백’의 주제를 한층 확장한 이 작품이 올가을 극장가에 어떤 울림을 전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독특한 가족 서사로 묵직한 메시지를 전할 ‘비광’은 다음 달 2일 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강해인 기자 khi@tvreport.co.kr / 사진= ㈜플레이그램, ㈜콘텐츠지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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