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투기적 수단 안 돼”…’전세 멸종’에 벼랑 끝 몰린 2030 청년들 (‘PD수첩’)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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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한수지 기자] 전세 매물 감소와 월세 부담, 전세사기, 대출 규제 등 복합적인 주거 문제에 놓인 청년들의 현실이 공개됐다.
25일 방송된 MBC ‘PD수첩’에서는 ‘전세 멸종 시대-벼랑 끝의 2030’ 편을 통해 현재 청년들이 마주한 주거 현실을 조명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마포구의 한 부동산을 찾은 손님이 하나 남은 매물을 당일 계약하는 모습이 공개됐다. 전세를 찾는 손님은 “어제 저녁에 전세가 딱 하나가 뜨더라. 그때가 밤 11시였다. 전화를 드릴 수가 없었다”라며 날이 밝자마자 부동산을 찾았다고 하소연했다.
24년 째 공인 중개업을 한 마포구 공인중개사 신달수 씨는 “이렇게 전세가 없는 적은 없었다. 아무리 전세가 없는 달이어도 보통은 전세가 4,5개는 있었다”라고 말했다. 전세매물은 없고 찾는 사람들만 많은 상황이었다.
다른 구의 상황도 마찬가지였다. 노원구, 종로구, 송파구, 강동구 등의 공인중개사들은 “전월세는 나와 있는 게 없다”라고 입을 모았다.
2026년 7월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평균 가격은 7억 원을 넘어섰으며, 월세 평균 가격 역시 사상 처음으로 162만 원을 기록했다. 특히 눈에 띄는 변화는 전세 시장이었다. 한때 월세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주거비로 내 집 마련을 준비할 수 있는 수단으로 여겨졌던 전세는 전세사기 사태 이후 빌라를 중심으로 불안감이 확산됐다.
지난 1월 이재명 대통령은 “집은 필수 공공재에 가까운데 투기적 수단으로 만드는 게 바람직하지 않다”라며 전세대출 규제를 강화했다.
한문도 명지대 실물투자학과 교수는 “정부가 다주택자들에 대해서 매도 압박을 넣고 있다. 다 매매물량으로 나올 수 밖에 없다. 일시적으로 한 1~2년간 매도 물량은 있지만 임차 물량은 줄어들 수밖에 없는 환경에 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청년들의 선택지는 더욱 좁아졌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지난 4월 21일 기준 1만5,105건으로 최근 3년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까지 감소했다.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 역시 지난해 6월부터 꾸준한 상승세를 보인 끝에 올해 7월 최고치를 기록했다.
오는 12월 결혼을 앞둔 예비신부 엄다인 씨(26세) 역시 주거 문제로 고민하고 있었다. 다인 씨는 “이 집이 집주인께서 매도를 결정하시면서 매도가 되면 3개월 이내에 퇴거하는 조건으로 재계약했다. 여기에서 나가게 되면 또 어떤 방식으로 집을 구해야 할지 고민이 많은 상태다”라고 토로했다.
아파트 매매와 전세를 두고 고민하던 그는 직접 임장에 나섰지만, 하나 남은 매물을 눈 앞에서 뺏기게 됐다.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친 앞선 방문자가 방금 본 전세 매물이 마음에 들어 계약하기로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 다인 씨는 “기회가 날아간 기분이었다. 서울에 내 집이 어디있을까 싶다”라며 허탈감을 전했다.
빌라 시장 역시 청년들에게 녹록지 않았다. 30대 예비 신랑 정민채 씨는 두 차례 전세사기를 경험했다. 각각 1억6,300만 원과 2억5,000만 원의 보증금을 맡기고 계약한 빌라에서 피해를 입은 것이다.
임대인은 보증보험과 관련된 공문서를 위조해 정민채 씨를 비롯한 약 160명의 세입자를 속였다. 평생 모은 돈을 잃은 정민채 씨는 이후 자신의 미래를 어떻게 다시 설계해야 할지조차 막막한 상황에 놓였다. 이로 인해 정민채 씨는 결혼 마저 미뤄야 했다. 그는 “삶이 없어졌다”라고 괴로움을 토로했고, 예비신부는 결국 눈물을 쏟았다.



대출 문제로 집을 잃을 위기에 놓인 청년도 있다. 경기도 구리시의 아파트 청약에 당첨된 30대 강지한(가명) 씨는 계속해서 상승하는 전월세 부담을 피해 매매를 서둘렀다.
그러나 예상했던 대출이 갑자기 제한되면서 계획에 차질이 생겼고, 잔금일까지 부족한 금액을 마련하지 못할 경우 이미 낸 계약금까지 잃을 수 있는 상황이 됐다.
치솟는 집값과 부동산 투기를 억제하기 위해 정부가 강도 높은 규제 정책을 시행하고 있지만, 규제가 반복될수록 주택을 보유하지 못한 2030 세대가 오히려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전문가들은 청년거주문제만큼은 진영 논리에 휘둘려서는 안된다고 꼬집었다. 이상영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지난 20년 간 진보든 보수든 임대주택을 늘리는 것은 다 동의했다. 그게 8%다”라며 “중앙 정부와 서울시 간의 상당한 입장 차가 있는 것 같고 그 부분에 대해서 협력을 잘 못하는 게 국민들이 피해를 보는 상황이 되고 있다”라고 짚었다.
한수지 기자 / 사진= MBC ‘PD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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