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손효정 기자] ‘동상이몽’을 본 시청자들이 분노했다. 대리운전 부녀를 통해 대한민국의 현주소를 봤기 때문이다.
지난 20일 방송된 SBS ‘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에서는 아빠의 대리운전 일을 돕고 있는 18세 홍민주 양의 사연이 소개됐다. 민주 양은 “2년째 휴일 없이 일 한다”면서 “자유가 없다. 노예 같다”고 심경을 털어놓으면서 눈물을 쏟았다.
정읍에서 살고 있는 민주 양의 아버지는 무려 4개의 일을 한다. 대리운전, 도축 운반, 유치원 버스 운행, 그리고 이발소 운영을 한다. 민주 양의 아버지는 직원을 고용할 상황은 아니기 때문에 딸에게 콜을 받는 일을 시켰다.
문제는 너무 강압적인 태도였다. 민주 양이 조금이라도 쉴 수 없게 일을 시키고, 잔소리를 했다. 특히 밤에 술을 마시고는 자는 민주 양을 깨워 술 주정을 부려, 충격을 안기기도.
아버지의 딸을 대하는 태도는 분명 잘 못 됐다. 하지만 아버지에게도 사연이 있었다. 아버지는 하루에 길어야 3~4시간 밖에 잠을 잘 수 없었다. 특히 대리운전은 생각보다 더욱 고된 일이었다. 술에 취한 사람들은 대리운전을 하는 아버지를 우습게 봤다. 무시하는 발언들은 다반사이고, 욕도 서슴지 않았다. 아버지는 이가 흔들리고 귀가 터질 정도로 폭력을 당한 적도 있다고 밝혀 안타까움을 더했다.
이러한 아버지의 남모를 고생에 패널들은 눈물과 분노를 쏟았다. 양재진 원장은 “안타깝고 착잡하다. 사람들이 못 배웠다고 생각한다. 비용을 지불하고 서비스를 사는 것이지 영혼까지 사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일침을 가했다.
민주 양도 눈물을 보이며 “잔소리를 통해 들을 때는 와 닿지 않았는데, 직접 화면으로 보니까 속상하다”고 말했다. 아버지는 “아직 대출이 4천만원 있고, 애들도 대학에 가야 하기 때문에 일을 계속해야 한다”면서 딸들이 자신의 마음을 알아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이날 방송 후, 시청자들 역시 분노를 터뜨렸다. 터무니 없는 사람들의 갑질에 내 일처럼 분노한 것. 아버지가 겪은 고충은 대한민국의 현실 그자체였다. 이와 함께 민주 양과 아버지가 앞으로 꽃길만 걷길 바라는 응원이 쇄도했다.
손효정 기자 shj2012@tvreport.co.kr/ 사진=SBS ‘동상이몽’ 화면 캡처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