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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강해인 기자] 망자의 시선으로 세상을 끌어안은 영화가 객석에 온기를 전했다.
죽음은 무섭고 두려운 단어다. 언젠가는 모두가 겪어야 할 일이지만, 사랑하는 사람과 영원한 이별을 한다는 건 결코 익숙해질 수 없는 일이다. 떠난 이는 말이 없지만, 남겨진 이는 평생 그리움 속에 살아가야 한다.
영화 ‘짝사랑 세계는 이 죽음이라는 사건을 조금 다르게 바라본다. 영화의 소녀들은 비극적인 사건으로 생이 끝나지만, 원래의 세계에 그대로 존재한다. 단, 살아 있는 이들은 그들을 볼 수 없다. 이 기묘한 설정으로 이 영화는 무엇을 전하고 싶었던 걸까.
‘짝사랑 세계’는 죽은 자에게 생명력 넘치는 일상을 선물한다. 죽음과 생명력이라는 공존하기 어려워 보이는 것들이 이 영화에서는 손을 잡고 있다. 미사키(히로세 스즈 분), 유카(스기사키 하나 분), 사쿠라(키요하라 카야 분)는 죽었지만 이전과 시간이 똑같이 흐른다. 배고프면 밥을 먹고, 버스를 타고 이동하고, 키도 자란다. 그들끼리만 소통할 수 있고 현실에 그 어떤 영향을 주지도 못하지만, 세 소녀는 산 자들의 생활 패턴을 추구한다.

의미가 있을까 싶은 일을 성실히 반복하고 있는 소녀들의 모습은 의문을 갖게 한다. 동시에 안도하게 되는 면도 있다. 초반부 세 소녀는 잔혹한 범죄에 휘말려 죽음을 맞이한다. 비극적인 사건을 겪는 세 소녀의 사연은 연민의 감정을 불러오는데, 이들이 세상 어딘가에 존재하며 웃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위안이 된다. 해맑은 미소를 가진 청춘 배우들의 밝은 에너지는 이 판타지와 감정을 강화하는 역할을 한다.
‘짝사랑 세계’는 죽음으로 이별을 경험한 이들의 아픔을 돌보는 영화였다. 세상을 떠난 이가 우리 곁에 존재하고, 소소한 행복을 만들어가고 있을 거라는 설정으로 상실감에 빠진 이들을 안아준다. 죽은 자들의 이야기였지만, 그런 세계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산 자들이 슬픔을 덜 수 있었다. 또한, 살아 있는 이들의 삶을 관찰하며 울고 웃는 소녀들의 이야기를 통해 그들을 위해서라도 산 자가 조금 더 행복해져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런 메시지는 미사키와 텐마(요코하마 류세이 분)의 에피소드에서 잘 드러난다. 미사키는 자신이 좋아했던 텐마(요코하마 류세이 분)가 소녀들의 죽음에 죄책감을 느끼고 음악을 포기했다는 사실에 안타까워한다. 그러다 그가 다시 피아노 앞에 앉자, 안도하며 마음의 짐을 조금은 덜어낸다. 과거와 현재를 연결시키는 마지막 합창 신은 미사키와 텐마가 하나가 되며 뭉클함을 느끼게 한다. 또한, 죽은 자와 산 자가 함께 노래하며 서로가 치유받는 걸 보여주는 장면이기도 했다.

이외에도 ‘짝사랑 세계’는 망자를 잊지 못한 채 방황하는 이들도 끌어안는다. 유카는 어머니가 자신의 취향을 잊지 않았다는 것만으로도 활짝 웃고 힘을 얻는데, 이를 통해 세상을 떠난 이들을 기억하는 것에 따뜻한 의미를 부여한다. 과거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이들을 안타까운, 혹은 부정적인 시선으로 담지 않았다. 대신, 그 기억을 되새기며 조금씩 더 나아가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펼쳡 보였다. 여기서 망자를 기억하고 애도하는 행위와 그런 성격을 가진 영화 및 작품을 향한 마음이 엿보이기도 했다.
살아남은 자와 세상을 떠난 자는 만날 수 없고, 그래서 서로를 향해 일방향적인 마음만을 가질 수밖에 없다. ‘짝사랑 세계’는 이런 상황을 동화적으로 담아냈고, 이런 방식의 사랑도 세상을 따뜻하게 만들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 판타지성이 짙었고, 망자들의 세계도 설정이 허술한 면이 있었다. 그럼에도 미사키·유카·사쿠라가 어딘가에 있다는 걸 믿고 싶게 만드는 영화였다.
강해인 기자 khi@tvreport.co.kr / 사진= 메가박스중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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