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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 시비’가 만든 최악의 상황…섬뜩한 스릴러 ‘주차금지’

강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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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강해인 기자] 배우 류현경이 주차 문제로 이웃과 언성을 높였다.

“주차를 왜 이렇게 해?” 주차 문제로 인한 이웃 간의 갈등은 특별한 일이 아니다. 과장해서 말하면 하루에 한 번 이상 목격할 수 있다. 이런 갈등은 말다툼, 몸싸움 등으로 번지고 시시비비를 따지는 당사자들의 마음은 뒤집어 진다. ‘주차금지’는 이런 일상의 갈등이 무시무시한 사건으로 번지는 이야기로 관객의 간담을 서늘하게 한다.

‘주차금지’는 연희(류현경 분)가 이웃의 차 때문에 주차를 할 수 없는 상황이 반복적으로 일어나면서 갈등을 겪는 이야기다. 작은 언쟁으로 시작한 갈등과 문제는 돌이킬 수 없는 상황으로 발전한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베일에 싸인 이웃의 정체가 드러나면서 연희는 최악의 순간을 맞이하게 된다.

이 영화는 일상적인 공간을 스릴러의 무대로 활용했다. 답답한 공간을 섭외해 현실성을 더하려고 했던 제작진의 노력은 빛을 발한다. 주택가 인근에서 촬영하면서 제한이 많았지만, 대신 더 리얼한 이미지와 분위기로 몰입감을 높일 수 있었다. 가장 편안함을 느껴야 할 공간에서 일어나는 사고만큼 공포스러운 게 있을까.

일상적인 공간 위에서 ‘주차금지’는 현대 사회의 여성이 공포를 느낄 수 있는 순간을 디테일하게 묘사했다. 여성의 집을 감시하는 듯한 누군가의 시선, 홀로 있는 여성의 집 현관문을 두드리는 노크 소리 등을 통해 일상에서 여성이 공포에 질리는 순간을 잘 표현해 냈다. 동시에 남성 상사가 계약직 직원인 연희에게 선을 넘는 행동을 하는 장면을 통해 직장에서 여성에게 강요되는 불합리한 상황까지 담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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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주차금지’는 연희를 통해 여성이 겪는 개인·사회적 공포를 스크린에 이식하는 데 성공한다. 하지만 이 분위기를 오래 이어가지 못한다. 이 영화가 쌓아올린 긴장감은 의문에 싸인 이웃의 정체가 드러나면 점차 휘발된다. 호준(김뢰하 분)이 카메라 앞에 등장해 연희와 추격전, 몸싸움 등을 펼치는 순간부터 극적 재미가 현저히 줄어 짧은 상영시간(90분)이 유독 길게 느껴졌다.

연출을 맡은 손현우 감독이 직접 말했듯 ‘주차금지’는 액션 영화가 아니다. 하지만 중반부 이후 이 영화는 스릴러적인 장치를 활용하기보다는 인물들이 직접 부딪히는 ‘몸싸움’ 위주로 전개된다. 그리고 클라이맥스 또한 인물들이 육탄전을 펼지는 데 이때 시각적 볼거리나 쾌감이 그리 크지 않다.

최초에 영화가 만든 일상의 공포를 살려 ‘숨바꼭질’, ‘도어락’ 등의 작품처럼 심리적인 공포감을 더 극대화할 수 있는 노선을 택했다면 어땠을까. ‘주차금지’는 영화가 의도한 생활밀착형 공포는 분명 잘 살아 있다. 하지만 주차돼 있던 차들이 움직이고 액션의 비중이 높아지는 그 순간부터 영화가 공들였던 무드가 깨진다.

제목은 ‘주차금지’였지만, 영화는 주인공의 차가 ‘운행중지’ 상태였을 때 더 빛났다.

강해인 기자 khi@tvreport.co.kr / 사진= 영화 ‘주차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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