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치지않아’ 강소라의 연애, 다이어트 강박, 그리고 흥행[인터뷰]

[TV리포트=김수정 기자] “이제 다이어트 강박 내려놨어요..촉촉한 연애도 하고 싶고요.”

새침할 줄 알았는데 이토록 털털할 줄이야. 최근 만나본 배우 가운데 가장 솔직한 입담으로 기자들을 반하게 한 강소라. 그는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영화 ‘해치지않아’ 홍보차 진행된 매체 라운드 인터뷰에서 사랑, 연애, 다이어트, 흥행, 그리고 ‘자연인 강소라’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솔직하게 털어놨다.

‘해치지않아’는 폐업 위기 동물원 동산파크를 살리기 위한 기상천외한 미션을 그린 작품. ‘은밀하게 위대하게’의 원작자 HUN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했다.

“감독님 전작인 ‘달콤, 살벌한 연인’과 ‘이층의 악당’을 정말 좋아했어요. (안)재홍 씨, 박영규 선배님이 출연을 결정한 상황이기도 했고요. 설정 자체가 ‘모 아니면 도’겠다 싶긴 했는데 동물탈 퀄리티를 보고 되겠다 싶었죠. 감독님에 대한 신뢰도 컸고요.”

강소라는 동산파크 수의사 소원과 털털한 사자, 1인2역을 펼쳤다.

“처음엔 호랑이었는데 사자로 바뀌었어요. 호랑이보다 사자가 더 진짜처럼 구현하기 쉬워서 바뀌었다고 해요. 동물탈 하나에 무게가 10kg 정도 됐고, 동물 슈트 무게도 만만치 않았죠. 계속 사자처럼 앉아 있어야 하니 다리에 쥐가 나기도 했고요.”

‘해치지않아’는 기상천외한 설정을 능청스럽게 이끌고 가며 관객들을 웃긴다. 재기발랄한 웃음 끝에는 사람에 대한 감독의 따뜻한 애정이 드러난다. 이는 ‘해치지않아’에 출연한 배우들의 모습과도 닮았다.

“이렇게 돈을 받아도 되나 싶을 정도로 현장이 별 탈 없이 흘러갔어요. 예민한 사람 없이 다들 무던한 성격이라 그런 것 같아요. 정말 정말 좋은 현장이었어요.”

현장의 유쾌한 기운을 불어넣은 1등 공신은 단연 박영규였다. 주연 안재홍은 “박영규 선배님의 ‘아~장인어른’ 유행어를 첫 만남에 들었다. 시대를 초월한 레전드를 실제로 봬 영광이었다”는 남다른 소감을 밝히기도. 강소라는 어땠을까.

“박영규 선배님은 연기도, 실생활에서도 정말 재밌으셔요. 선배님이 방탄소년단 팬이셔서 ‘페이크 러브’를 되게 잘 따라하셔요.(웃음) 배우들도 글로벌, 할리우드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고 늘 말씀하셨죠. 늘 촉촉한 마음을 갖고 있어야 하는 직업이 배우이니 자유롭게 사랑하고 연애하라고 하셨죠.”

강소라는 박영규의 조언처럼 촉촉한 연애를 하고 싶다고 했다. 

“제가 3월부터 독립하거든요. 서른도 넘었고, 이제 좀 촉촉해져 보려고 해요. 30대가 되니까 이제 좀 정리가 된 것 같아요. 예전보다 편해졌고, 여유가 생겼어요. 20대보다 30대가 훨씬 더 좋아요. 예전엔 쉴 때 뭐라도 배워야 한다는 강박이 있었는데 지금은 딱 할 것만 해요. 최근엔 명상을 하고 있어요. 그동안은 나에 대해 생각할 시간이 많이 없었던 것 같아요.”

늘씬한 보디라인의 대명사이기도 한 강소라는 “이젠 다이어트 강박을 내려놨다”라고 털어놨다. 다이어트보다 친구, 다이어트보다 건강이 최우선이라고.

“예전엔 다이어트를 힘들게 하느라 친구도 못 만났는데, 이젠 친구를 만나고 가족과 여행하는 시간이 더 소중해요. 가치가 달라진 거죠. 무리하지 않고 건강하게 다이어트하는 게 중요해졌어요. 제가 워낙 (덩치가 큰 제스처를 취하며) 그랬어서 옷에 대한 한이 있거든요. 남자옷밖에 못 입었으니..그래서 돈 벌면 옷 쇼핑을 했었는데, 요샌 아웃도어룩이 제 일상복이에요.(웃음).”

이제야 행복의 의미, 제 자신에게 중요한 가치를 알게 됐다는 강소라는 전보다 더 편해보였다. 전작인 ‘자전차왕 엄복동’의 흥행 실패에 대한 질문에도 재치있게 답하는 여유까지 보였다.

“UBD(‘자전차왕 엄복동’ 관객수인 17만 명을 뜻하는 신조어)라는 말도 제가 출연한 영화가 어떠한 척도가 됐다는 것이니 의미 깊게 생각해요.(좌중폭소) ‘해치지않아’가 잘 돼 ‘HCA’라는 말이 생겼으면 좋겠네요.”

김수정 기자 swandive@tvreport.co.kr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