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좀비물의 틀과 메시지를 모두 비튼 독특한 힐링 영화 (‘우울한 좀비와 브런치’)
Google 검색에서 TV리포트 기사를 더 자주 볼 수 있습니다.

[TV리포트=강해인 기자] 영화 ‘우울한 좀비와 브런치’가 기존 좀비물의 틀을 깨고 따뜻한 매력을 어필했다.
지난 12일, 제30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이번 영화제에서도 독특한 장르 영화들이 관객과 만났고, 그중 일부를 직접 목격할 수 있었다. 올해 부천국제영화제와의 시간을 정리하며, 인상적이었던 작품에 관한 기록을 남겨둔다.
올 상반기 최고의 기대작은 연상호 감독의 ‘군체’였다. ‘부산행’으로 한국에 좀비 신드롬을 일으켰던 연상호 감독은 새로운 설정을 가진 좀비물로 관객과 만났다. 최근 좀비물은 유사한 설정이 반복되면서 변화가 필요한 시점에 이르렀는데, 그런 점에서 ‘군체’는 집단지성을 활용해 새로운 구도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우울한 좀비와 브런치’도 기존 좀비물과는 다른 감성으로 무장한 작품이다. 제목부터 시적이고, 우아한 이미지를 연상하게 했다. 그리고 부천국제영화제에서 소개된 만큼 문가 특별한 것을 가지고 있을 거란 기대도 할 수 있었다. 이 영화는 좀비에 감염된 아내를 돌보는 남편의 이야기다. 남편은 좀비가 된 아내의 폭력성을 억제할 수 있다 믿으며 고향에 돌아와 함께 사는 선택을 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그들과 비슷한 상황에 놓인 이웃들을 만나고, 좀비들을 위한 레시피를 개발하며 따뜻한 일상을 이어간다.

좀비물 특유의 잔혹한 이미지와 액션에서 오는 스릴을 기대했다면 ‘우울한 좀비와 브런치’는 아쉬움을 줄 가능성이 크다. 좀비와의 추격전과 비감염자 간의 대립 구도 등 익숙했던 좀비물의 양식을 대부분 깬다. 대신 이 작품은 독특한 가족 및 공동체를 제시하며 좀비와의 연대를 말한다. 일상적인 소통이 불가능한 좀비들을 위해 반려인들은 그들의 취향과 기호를 파악하고, 대화할 방법을 찾아간다. 비감염자들이 좀비들의 생활 패턴에 자신을 맞추며 소소한 일상에서 행복을 느끼는 담백한 서사를 만날 수 있다.
기존의 이 장르에서 좀비는 감염병, 대중의 광기 등을 은유하는 도구로 활용돼 왔다. 그러나 ‘우울한 좀비와 브런치’에서는 전혀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다. 우선, 다른 좀비물처럼 물려서 감염되는 과정이 잘 보이지 않는다. 좀비 변이가 불운하게 다가오는 병처럼 표현됐다. 좀비들이 제멋대로 행동하고, 때로는 폭력성을 드러낸다는 점은 기존 좀비물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런데 이 영화의 좀비들은 조금씩 가족을 인지하며 폭력성이 줄어든다. 이 영화의 좀비는 괴물이 아닌, 평범한 사람들과 조금 다르거나 몸이 불편해 도움이 필요한 이로 묘사된 듯했다.
이를 통해 ‘우울한 좀비와 브런치’는 공존의 의미를 되새긴다. 영화 속 인물들은 좀비로 변한 인물들과의 추억을 돌아보며 미소를 짓고 삶의 동력을 얻는다. 이때 좀비들은 종종 치매 등으로 기억과 의사소통 능력을 잃어가는 이들을 생각나게 하며 현실과의 연결고리를 형성한다. 이처럼 ‘우울한 좀비와 브런치’는 병과 사고를 겪은 이라도 이전처럼 감정을 느끼고 있고, 이들과 함께한다는 것만으로 행복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며 공동체의 의미를 돌아보게 했다. 그렇게 함께하는 이들을 따뜻하게 안아주고 응원하는 영화였다.

‘우울한 좀비와 브런치’는 좀비물의 틀을 완전히 비틀며 이 장르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서로를 밟고 살아남아야 하는 가혹한 좀비물에서 벗어나, 우리와 조금 다른 이도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함께 걸어갈 수 있는 존재로 표현하며 힐링을 전했다.. 바이러스가 변이 하듯 좀비 장르의 설정도 다양한 방식으로 변신해 활용될 수 있다는 걸 사랑스러운 방식으로 보여준 작품이다.
강해인 기자 khi@tvreport.co.kr / 사진= 영화 ‘우울한 좀비와 브런치’

![이엘 “7년째 솔로.. 요즘처럼 힘들 때 어깨 빌려줄 사람 필요해” [RE:뷰]](https://d3h3k01ny8mjr.cloudfront.net/tv-report/2026/08/31225454/CP-2022-0227-39380663-thumb-240x160.jpg)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