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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정 “교포 감독 대모된 듯…멋있단 말 동정으로 느껴질 때도” (질문들) [종합]

남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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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남금주 기자] 배우 윤여정이 나이듦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31일 방송된 MBC ‘손석희의 질문들’에서는 윤여정이 등장했다.

이날 손석희는 윤여정의 아카데미 수상을 언급하며 “제가 아는 윤 선생님은 그걸로 인해 삶에 대한 태도가 바뀔 것 같진 않다”라고 했다. 이에 윤여정은 “왜요. 집에서 드레스 입고 다닌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윤여정과 이웃사촌이라는 손석희는 “상 받으셨을 때 같은 동네라 현수막도 걸렸다. ‘우리 동네가 낳은 세계적 배우’라고”라며 “저도 물론 자랑스럽고 좋았는데, 아직 아날로그적인 것도 있구나 싶어서 더 좋았다”라고 밝혔다. 윤여정은 “힘든 여정이 끝나고 왔는데, 내가 너무 잘 아는 글씨로 현수막이 있어서 ‘이런 것에 애국심이 생기는구나’하고 뭉클했다”라고 당시 심경을 전했다.

윤여정은 수상 전날 심정에 대해 “상을 받을 줄 몰랐다. (오스카 후보로 지정되어) 괴로운 건 많은 분들이 연락 와서 꼭 상 타라고 하더라. 난 아카데미 시상식에 가보는구나, 구경이나 해야겠단 심정이었다. 수상을 한다곤 상상도 안 했다”라고 밝혔다.

다음 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시상자로 나선 윤여정. 전쟁 난민을 위로하는 리본을 착용한 것에 대해 그는 “주최 측의 권유로 리본을 달게 됐다. 나도 이북에서 넘어온 난민 출신이라고 달겠다고 했다”라고 밝혔다. 손석희가 “정치적으로 보는 사람들도 있지 않냐”라고 하자 윤여정은 “제일 많이 당하셨겠죠?”라고 되물으며 “우리 다 정치적이지 않냐”라며 인류애적인 행동과 정치적인 성향은 구분되어야 하지 않냐고 했다.

윤여정은 미국 아카데미 측이 준비한 회고전에 대해 “천 석 규모 공간이어서 아카데미 측에 천 명 안 온다고 했다. 근데 벌써 700명이 예약했다더라”라고 말문을 열었다. 회고전을 통한 만남에 대해 윤여정은 “빼어난 재미교포가 많다. 이성진 감독이 할리우드에서 인기인가 보다. 그가 나를 위해 진행자로 나와줬다. 얼마나 힘들게 거기까지 왔겠냐. 그런 친구들을 보면 벅차다. 한국계 미국인 감독들이 데뷔하면 다 저를 찾는다. 제가 무슨 대모가 됐나 보다”라며 웃었다.

다음 작품도 미국에서 촬영한다고. 윤여정은 “아직 계약은 안 했는데, 그것도 코리안 아메리칸이다. 제가 코리안 아메리칸을 돕는다고 소문났나 보다. 이젠 독일 교포도 오더라. 그래서 내가 월드 스타가 되겠더라”라고 밝혔다. 윤여정은 교포 감독과의 작업에 대해 “전 기분이 좋았다. 내가 누굴 도울 수 있다는 게. 나 사는 것만 신경 쓰고 살았는데, 이렇게라도 도울 수 있으면 (얼마나 행복하냐)”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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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석희가 “체력적으론 힘들지 않느냐”라고 묻자 윤여정은 “무척 힘들다”라며 65세부터 13년간 꾸준히 운동했다고 밝혔다. 윤여정은 “트레이너를 소개한 최화정이 그러더라. 운동 안 했으면 아카데미 못 올라가”라며 운동이 재산이 되었음을 고백했다.

손석희는 “회고전에 서운한 점은 없냐. ‘내가 앞으로도 할일이 많은데’란 생각에”라고 물었지만, 윤여정은 “바라볼 것보다 돌아볼 것이 더 많은 나이가 됐기 때문에 당연하다. 전 충분히 늙었다”라며 쿨한 모습을 보였다.

손석희는 “말씀 나누다 보면 ‘시크함’, ‘쿨함’을 항상 느낀다”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윤여정은 “옛날엔 제 목소리와 연기가 이상하다고 지적했다. 근데 어느 순간부터 멋있다고 하더라. 이 사람들이 내가 어떻게 살았는지 모르고 ‘멋있다’고 말하는구나. 날 어떻게 안다고 멋있다고 하지? 많이 들으니 멋있어야 할 것 같아서 부담스럽다”라고 솔직한 마음을 밝혔다.

손석희가 “윤여정 배우의 연기와 서사를 알기 때문”이라고 추측하자 윤여정은 “그래서 더 기분 나쁘다. 누구의 인생도 쉽지 않다. 나의 인생에 대한 연민, 동정 같은 건가? 제가 삐딱한 데가 있어서 기분 나빠한 적이 있다. 지금은 10년 정도 그 소리를 들어서 ‘어떻게 멋있어야 하나’란 생각을 한다”라고 밝혔다.

이후 손석희는 “자주 가시는 가게에서 몇 번 뵀는데, 늘 젊은 친구들과 같이 있었다. 전 거기 끼지도 못한다. 훨씬 어린 친구들이라”라며 “젊은 친구들이 윤 선생님을 마다하지 않는 게 왜일까 생각했다. 거북하지 않아서인 것 같다”라며 윤여정이 권위적이지 않은 어른임을 언급했다.

손석희는 “사람에게 나이가 든다는 게 자격지심을 준다고 느끼냐”라고 질문했다. 윤여정은 바로 “네”라고 답하며 “육체적으로 불편이 겹치다 보니 불쾌해지더라. 이 감정을 어떻게 정리해야 하나 생각했다. 누구나 곱게 죽고 싶지 않냐. 고비마다 고민에 봉착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윤여정은 “대사도 전보다 잘 안 외워지고, 기억력도 떨어지니까. 거창하게 무대에서 죽겠단 말은 못 하고, 자기 일상을 살다가 가는 게 제일 행복한 죽음이라고 한다. 저에겐 ‘배우’가 일상이라 일상을 살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냥 (나이 드는) 준비를 하는 것 같다”라고 전했다.

남금주 기자 ngj@tvreport.co.kr / 사진=MBC ‘손석희의 질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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