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지현 기자] 이성민이 기억을 잃는 대신, 인간성을 회복하고 있다.
8일 방송된 tvN 금토드라마 ‘기억’ 7회에서는 성공만 쫓던 박태석(이성민) 변호사가 학교에서 폭력 문제를 일으킨 아들 박정우(남다름)을 위해 애쓰는 모습이 그려졌다. 그는 처음으로 아들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이날 박정우는 친구 동규를 폭행한 사건으로 학교폭력 위원회에 소환됐다. 동규는 박정우의 왕따를 주도한 인물. 학교의 이사장은 사건이 발생한 원인은 따지지 않고, 오로지 박정우의 폭행 행위만 문제를 삼으려 했다.
이사장은 박정우를 구제불능이라고 말하며 윽박을 질렀다. 고개를 숙인 아들의 모습을 본 박태석은 화가 났다. 그는 자신의 아들을 구제불능이라고 부르는 이사장을 향해 “구제 불능이라는 말은 교육자의 입에서는 나올 말이 아니다. 여기는 법정이 아니고 이사장님이 이래라 저래라 할 권리가 없다”라고 소리쳤다.
이어 박태석은 ‘따돌림을 당하면 자신을 먼저 돌아보라’라고 쓰인 게시물을 떼어 내 버렸다. 이어 그는 위원회에 참석한 이사정, 교사들, 학부모 들을 향해 “억울하게 살해 당한 사람에게 당신이 왜 죽어야 하는지 생각해보라는 이런 말도 안 되는 글을 상담실에 걸어 둔 것이 말이 되느냐. 이런 학교에서 배우고 어른이 만들어 갈 세상이 생각만으로 끔찍하다. 구제 불능이라고? 누가 구제불능이라고 한 거냐. 모든 것이 어른들의 잘못이다”라고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또 박태석은 “그리고 제일 구제불능인건 바로 나다. 변호사라고 거들먹거리면서 의뢰인의 얘기는 들어주면서 아들의 이야기를 들어주지 못했다. 폭력을 폭력으로 맞설 수 밖에 없었던 아들에게 너무나도 부끄럽고, 미안하다”라며 “아이들은 구제불능이라는 말을 들어서는 안 된다. 아이들은 순수하고, 언제든지 실수를 만회할 기회가 있는 거다. 아들이 잘못된 일에 대해 변명하지 않겠다. 합당한 처벌을 기꺼이 받겠다”라고 말해 현장을 숙연하게 만들었다.
이 같은 아빠의 모습을 처음 본 아들 박정우는 처음으로 박태석에게 마음을 열었다. 이날 두 부자는 화기애애한 시간을 보냈다. 박태석은 “오늘 아빠는 정말 멋있었다. 오늘을 잊지 못할 것 같다”라는 아들의 말에 기쁘면서도 슬픈 감정을 느꼈다. 그는 ‘앞으로 아빠는 이 모든 걸 잊게 될거야’라며 슬퍼했다.
실제로 박태석의 알츠하이머 증상은 점점 심해졌다. 기억이 잃어가는 것이 불안한 그는 주변을 돌아 봤고, 성공만 쫓던 자신의 모습이 얼마나 부질 없던 것인지 느끼기 시작했다. 그는 기억을 잃은 대신 진짜 자신을 회복하고 있었다.
김지현 기자 mooa@tvreport.co.kr /사진-tvN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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