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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허장원 기자] 부산국제영화제가 먼저 주목했던 일본 영화 ‘파이널 피스’가 27일 국내 개봉과 동시에 관객 반응을 끌어내고 있다.
사카구치 켄타로의 파격적인 연기 변신과 와타나베 켄의 묵직한 존재감이 맞물리며, 장기판을 둘러싼 서스펜스 드라마라는 독특한 결을 완성했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쿠마자와 나오토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이번 작품은 전국 메가박스에서 상영 중이며 러닝타임은 124분이다.


▲고가 장기말과 백골 사체…장기판 위에서 시작된 미스터리
영화는 산속에서 신원불명의 백골 사체가 발견되는 장면으로 문을 연다. 현장에는 명인이 제작한 고가의 장기말이 남겨져 있었고, 수사망은 장기계에서 돌풍처럼 등장한 천재 기사 케이스케에게 향한다. 경찰은 장기말 소유주를 추적하던 과정에서 케이스케 주변을 조사하게 되고, 그의 스승이자 전설적인 도박꾼 토묘가 자취를 감췄다는 사실까지 확인한다. 사건은 단순 살인 수사를 넘어 두 남자의 오래된 인연과 숨겨진 과거로 뻗어나간다.
사카구치 켄타로가 맡은 케이스케는 승부 앞에서 냉혹함을 유지하는 인물이다. 어린 시절 가정폭력과 방임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신문 배달을 했던 그는 은퇴한 교장을 만나 장기를 배우고 새로운 삶의 가능성을 발견한다. 이후 대학생이 된 케이스케는 도박판에서 토묘와 마주하고, 장기를 승부 이상의 세계로 바라보는 스승에게 빠져든다. 하지만 장기말을 판 돈을 들고 사라진 토묘에게 배신당한 뒤 다시 현실의 밑바닥으로 밀려난다.
극은 현재와 과거를 반복적으로 교차시키며 케이스케의 삶을 따라간다. 해바라기 농장에서 새출발을 꿈꾸던 시간, 계속 돈을 요구하는 아버지와의 관계, 자신의 출생 비밀을 알게 된 이후의 충격이 차례로 드러난다. 죽음을 결심한 순간 다시 등장한 토묘는 자신이 진 빚을 대신 갚겠다고 제안하고, 두 사람은 인생 전체를 걸고 마지막 대국에 들어선다. 산 위에 묻히고 싶다는 토묘의 바람과 프로 기사로 살아남은 케이스케의 현재가 맞물리며 사건의 퍼즐도 완성된다.


▲로맨스 장인의 파격 변신…사카구치 켄타로의 새로운 얼굴
그동안 로맨스 작품에서 부드러운 분위기를 보여줬던 사카구치 켄타로는 이번 영화에서 전혀 다른 얼굴을 꺼내 들었다. 케이스케는 상처와 고독을 품은 채 살아가는 천재 기사로 설정됐고, 배우는 차가운 시선과 흔들리는 감정을 동시에 표현하는 데 집중했다. 장기판을 바라보는 눈빛, 숨을 고르는 미세한 호흡, 말 하나를 집어 드는 순간의 긴장감까지 세밀하게 끌고 가며 인물의 심리를 드러낸다.
쿠마자와 나오토 감독은 장기판을 단순한 게임 공간이 아닌 전쟁터처럼 활용한다. 기사들의 손끝 움직임과 침묵이 길게 이어지는 정적이 긴장으로 변하고, 마지막 대국 장면에서는 서로의 수를 읽는 과정 자체가 서스펜스로 작동한다. 토묘가 던지는 예측 불가한 한 수와 냉정하게 판을 읽어내는 케이스케의 대결은 실제 승부 현장을 지켜보는 듯한 밀도를 만든다.
와타나베 켄이 연기한 토묘 역시 극의 중심축 역할을 한다. 장기를 가르친 스승이면서 동시에 도박 세계를 떠돌던 인물인 그는 선과 악을 단순하게 나눌 수 없는 캐릭터다. 케이스케에게 삶의 방향을 제시하는 동시에 깊은 상처를 남긴 존재이기도 하다. 두 사람의 관계가 백골 사체 사건과 연결되면서 장기판 위 대결은 단순 승부를 넘어 서로의 인생을 겨누는 단계로 확장된다.


▲호평과 아쉬움 교차…부국제 초청작의 엇갈린 반응
‘파이널 피스’는 추리 작가 협회상을 받은 유즈키 유코의 베스트셀러 ‘반상의 해바라기’를 원작으로 제작됐다. 일본 서점대상 2위를 기록한 작품을 기반으로 7년에 걸쳐 완성됐고,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에도 공식 초청됐다. 엔케이컨텐츠가 수입을 맡았으며 에스피오엔터테인먼트코리아가 공동 제공, 디스테이션이 배급을 담당했다.
개봉과 함께 공개된 관람 포인트도 관심을 끌었다. 제작진은 사카구치 켄타로의 감정 연기, 장기판 위 심리전, 그리고 용의자와 사라진 남자 사이에 숨겨진 비밀을 핵심 요소로 제시했다. 실제로 영화는 수사극과 인간 드라마를 병렬로 배치하면서 욕망과 결핍, 스승과 제자의 복잡한 감정을 함께 따라간다. 단서 중심 추리에 머물지 않고 인물의 삶 자체를 장기판 위 승부와 겹쳐 놓는 방식이다.
다만 평가가 모두 호의적인 것만은 아니다. 사건의 용의자가 비교적 빠르게 특정되고 과거와 현재를 반복하는 구조가 후반부까지 이어지면서 긴장감 유지에 한계를 보인다는 의견도 나온다. 장기 경기 자체에 관한 설명이 부족해 분위기에 비해 몰입도가 떨어진다는 반응도 적지 않다. 형사 캐릭터들의 과장된 연기가 극 흐름을 흔든다는 지적 역시 뒤따랐다.

그럼에도 사카구치 켄타로와 와타나베 켄이 보여주는 존재감은 영화의 가장 큰 동력으로 꼽힌다. 특히 기존 이미지를 완전히 걷어낸 사카구치 켄타로의 변화는 개봉 첫날부터 입소문에 흐름을 탔다. 고가의 장기말과 함께 발견된 백골 사체, 사라진 도박꾼, 용의자가 된 천재 기사라는 설정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파이널 피스’는 일본식 서스펜스 드라마 특유의 무게감을 극장가에 끌어올리고 있다.
허장원 기자 / 사진= 영화 ‘파이널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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