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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최민준 기자] 우리에게 영원한 고길동으로 남아있는 성우 故(고) 이재명이 세상을 떠난지도 벌써 1년이 지났다. 향년 81세. 이재명의 목소리는 여전히 많은 이들의 어린 시절과 TV 앞 저녁 풍경 속에 영원히 남아 있다.
이재명 성우는 1946년생으로, 연극배우로 활동을 시작한 뒤 1971년 KBS 성우극회 13기로 입사하며 성우의 길에 들어섰다. 이후 수십 년간 애니메이션과 외화 더빙을 넘나들며 한국 성우계의 한 축을 묵묵히 지탱했다. 디즈니 애니메이션 ‘곰돌이 푸’의 피글렛, ‘정글북’의 카아, ‘드래곤볼 Z’의 프리저 등 강렬한 캐릭터들이 그의 목소리를 거쳐 갔다.
그중에서도 대중에게 가장 깊이 각인된 이름은 단연 ‘아기공룡 둘리’의 고길동이다. 고길동은 단순한 ‘잔소리 많은 어른’이 아니었다. 이재명의 목소리를 통해 고길동은 가족을 책임지는 가장이자, 시대의 무게를 온몸으로 견디는 어른의 얼굴을 갖게 됐다. 투덜대면서도 결국 둘리를 품어주는 인간적인 온기, 그 미묘한 감정의 결을 살린 것은 성우 이재명의 내공이었다.
애니메이션뿐만 아니라 외화 더빙에서도 그의 존재감은 분명했다. ‘스타워즈 에피소드 4’의 C-3PO, ‘인디아나 존스: 잃어버린 성궤’, ‘록키 2’ 등 굵직한 작품들에서 그는 화면 속 배우의 숨결을 한국어로 자연스럽게 옮겨 놓았다. 마지막 성우 활동은 2005년 개봉한 영화 ‘쥬라기 공원 3’로, 그는 이 작품을 끝으로 현역에서 물러났다.
은퇴 이후에도 그의 삶은 ‘목소리’와 멀어지지 않았다. 이재명 성우는 대중문화예술인의 복지와 후배 양성을 위해 힘쓰며, 성우라는 직업이 존중받는 환경을 만드는 데 마음을 쏟았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보다 업계의 내실을 택한 선택이었다.
1주기를 맞은 지금, 이재명 성우를 떠올리는 방식은 여전히 TV 속에서다. 둘리를 혼내다 한숨을 쉬는 고길동의 목소리, 냉혹하게 웃던 프리저의 음성, 그리고 수많은 캐릭터에 스며든 그의 숨결, 화면은 멈춰도 목소리는 우리 곁에 남아 있다.
최민준 기자 cmj@tvreport.co.kr / 사진= 故 이재명



















댓글1
이재명이가 그이재명이 아니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