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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혀 ‘판타스틱’ 하지 못했던 히어로물…’둠스데이’를 위한 입문서에 그친 영화

강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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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강해인 기자] 영화 ‘판타스틱 4: 새로운 출발’이 아쉬운 모습으로 관객 앞에 섰다.

한 시대를 풍미한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서 ‘판타스틱 4’는 비교적 관심을 많이 받지 못한 영웅들이었다. 마블 코믹스 역사상 최초의 영웅팀이었고, 마블이 자리를 잡는 데 큰 공헌을 한 ‘판타스틱 4’는 1994년에 최초로 영화로 제작된 이후 몇 차례 더 제작됐지만 큰 인기를 얻지 못했다.

시간이 흘러 마블은 ‘아이언맨'(2008)을 필두로 유니버스를 구축하며 영화 산업을 흔드는 거인이 됐지만, 비슷한 시기 리부트 됐던 조쉬 트랭크 감독의 ‘판타스틱 4′(2015)는 설 자리가 없었다. 그리고 10년 뒤, 새로운 ‘판타스틱 4’가 부활을 예고하며 관객 앞에 섰다.

‘판타스틱 4: 새로운 출발'(이하 ‘판타스틱 4’)는 예기치 못한 능력을 얻고 슈퍼 히어로가 된 4명의 우주 비행사가 행성을 집어삼키는 파괴적 빌런 ‘갤럭투스’로부터 세상을 지키기 위해 나서며 벌어지는 거대한 사건을 담았다.

‘판타스틱 4’는 1960년대를 배경으로 독특한 룩을 선보였다. LP 플레이어, TV, 자동차 등 과거의 소품을 비롯해 인물들의 의상과 헤어스타일 등에서 레트로 감성을 물씬 느길 수 있다. 여기에 하늘을 나는 자동차, 자유롭게 우주를 오가는 우주선 등 발전된 과학 기술로 미래적인 이미지를 더해 ‘레트로 퓨처리즘’이라는 독보적인 감성을 만들어 냈다. 사소한 소품, 스쳐 지나가는 배경을 보는 것만으로도 쏠쏠한 재미가 있다.

이번 영화는 네 명의 캐릭터가 한 번에 등장하고, 이들의 개성과 성격을 묘사하는 데 많은 공을 들였다. 신체 변형 능력을 가진 리드 리처드(페드로 파스칼 분), 투명화 및 강력한 방어막을 형성할 수 있는 수잔 스톰(바네사 커비 분), 화염을 자유자재로 활용하는 조니 스톰(조셉 퀸 분), 바위 같은 피지컬로 압도적인 힘을 자랑하는 벤 그림(에본 모스-바크라크 분)의 특성을 영화 곳곳에서 볼 수 있다.

이런 능력들을 전투가 아닌 일상에서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는 점이 흥미롭다. 일반적인 히어로물과 달리 초월적인 힘을 얻는 과정을 과감히 생략한 ‘판타스틱 4’는 사회 속에서 살아가는 영웅들의 일상에 초점을 맞췄다. 리드 리처드는 칠판 필기를 할 때 신체 변형 능력을 활용하고, 조니 스톰은 건물이 정전일 때 능력을 이용해 불을 밝히며, 수잔 스톰은 껄끄러운 인물과 마주하기 싫을 때 투명화 능력을 쓰는 등 ‘판타스틱 4’의 영웅들은 자신의 특별한 능력을 사소하고 귀여운 방식으로 활용해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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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리드 리처드와 수잔 스톰이 부모가 되는 과정을 따라가며 가족 드라마로서의 성격도 강화됐다. 영웅으로서 분주한 삶을 살면서도 육아를 포기하지 않는 영웅들은 현대사회의 인물들을 같아 더 이입할 수 있었다. 특히, 수잔 스톰이 워킹맘처럼 표현됐다는 것도 히어로물에서는 독특한 설정이다. 이들이 전 인류만큼이나 자신의 아이가 소중하다고 말하는 장면은 부모로서의 책무와 사랑, 그리고 헌신 등을 느끼게 했다. 신화적인 캐릭터가 아닌 인간적인 공감대를 형성한다는 점에서 따뜻했고, 또 몰입감이 높았던 히어로 영화다.

캐릭터별 성격과 따뜻한 메시지를 전한다는 건 좋았지만, 기대했던 볼거리가 없다는 건 ‘판타스틱 4’의 큰 약점이다. 일단, ‘판타스틱 4’는 액션의 비중 자체가 크지 않다. 빌런 갤럭투스는 행성을 날려버릴 만큼의 힘을 가지고 있고, 그만큼 압도적인 크기를 자랑하지만 전투 장면에서는 둔하게 표현돼 위압감이 떨어진다. 액션을 적극적으로 받아줄 상대가 없는 탓에 타격감을 느끼기 힘들었다. 그리고 전투씬에서 캐릭터별 능력이 보이기는 하지만, 앞서 일상에서 능력을 활용하는 장면만큼 흥미롭고 독창적인 장면이 없어 긴장감이 크지 않다.

마블의 전성기를 이끈 수장 케빈 파이기는 인터뷰를 통해 ‘판타스틱 4’를 통해 마블의 새로운 시대를 열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리고 향후 마블 최고의 기대작 ‘어벤져스: 둠스데이’와의 연결성을 강조하며 팬들을 기대를 더 높였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 본 ‘판타스틱 4’는 너무도 고요했고, 대중이 마블에 기대하는 쾌감이 적어 지루하게 느껴졌다. 탄탄하게 인물과 세계관 설정을 쌓은 만큼, 다음 작품에서 ‘판타스틱 4’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마블은 ‘어벤져스: 둠스데이’의 완성도를 위해 이번 ‘판타스틱 4’를 징검다리로 써버린 듯하다. ‘판타스틱 4’는 새로운 캐릭터와 세계관을 소개하는 설명서 같은 영화였고, 대중이 기대하던 판타스틱한 순간을 만들어 내지 못한 작품이다.

새로운 ‘판타스틱 4’는 마블의 부활과 함께 비상할 수 있을까. 마블 팬의 관심이 ‘어벤져스: 둠스데이’로 향하고 있다.

강해인 기자 khi@tvreport.co.kr / 사진= 영화 ‘판타스틱 4: 새로운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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