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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도 인정한 명품 스릴러…모호함 속에 에너지가 들끓는 ‘넌센스’

강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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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강해인 기자] 인간의 믿음을 시험하는 영화 한 편이 관객을 찾아왔다.

좋지 않은 일이 생기고, 인생이 흔들리는 경험을 하면 누군가에게 의존하고 싶어질 때가 있다. 혹은, 현실에서 도피하거나 눈에 보이지 않는 존재를 찾기도 있다. 역으로 생각하면, 이때가 잘못된 선택을 할 확률이 높은 순간이기도 하다. 한국영화아카데미의 신예 이제희 감독은 위태로운 상황에 놓인 인간을 중심에 두고 믿음에 관한 독특한 이야기를 전개했다.

영화 ‘넌센스’는 유능한 손해사정사 유나(오아연 분)가 의심스러운 사망 사고 수익자 순규(박용우 분)를 만나면서 일어나는 일을 담았다. 거액의 보험금을 수령하게 된 순규는 사망자와 아무런 관련이 없는 웃음 치료사다. 유나는 사람들의 마음 속 상처를 치료한다는 순규의 주장을 믿지 않는다. 그리고 그의 주변에서 이상한 사건이 연이어 일어나는 것을 보며 의심을 키워간다.

‘넌센스’는 순규라는 캐릭터를 중심에 두고 선과 악, 그리고 믿음에 관한 질문을 던지는 영화다. 극 중 순규는 기이한 행동과 모호한 태도로 의심을 유발한다. 삶이 위태로운 인물들을 치료한다는 그의 방식은 결코 평범하다 볼 수 없지만, 묘하게 설득이 되는 지점이 있다. 하지만 그와 만났던 인물들이 결국엔 파국으로 치닫으며 유나는 그를 향한 경계심을 풀지 못한다.

영화의 초반부는 한 인물의 죽음에 얽힌 비밀을 따라가며 수사극처럼 진행된다. 사망 사고가 일어났던 날의 기록을 비롯해 순규의 행적이 드러나며 몰입도를 높인다. 중반부터는 순규와 아연이 직접적으로 대립하는 심리 스릴러의 분위기를 형성한다. 믿음을 향한 관점이 다른 두 캐릭터는 하나의 현상을 전혀 다르게 해석하고, 이 과정에서 관객은 순규가 주장하는 치료법이 옳은 것인지 끊임없이 되묻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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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 치료사 순규는 영화 끝까지 믿을 만한 캐릭터가 아니다. 유나는 가족과 얽힌 자신의 결점을 노출하고, 그것을 계기로 순규의 방식에 흔들리게 된다. 하지만, 순규의 가면을 끝까지 벗겨내지 못하고 더 혼란을 느낀다. 영화가 준비한 결말은 더 흥미롭다. 유나가 가졌던 관념을 바꿔놓는 일들이 펼쳐지면서, 영화는 끝내 순규를 비롯해 믿음에 관한 어떠한 답도 내리지 않는다.

이 모호함과 함께 누군가에게 선한 일이 누군가에게 악한 일이 될 수 있는 아이러니를 잘 표현했다는 점이 ‘넌센스’의 최고 매력이다. 배우들의 연기도 돋보인다. 이번 영화가 첫 주연작인 오아연은 건조한 표정으로 극의 분위기를 압도했고, 박용우는 부드러운 이미지로 관객을 끌어들이면서도 종종 섬뜩한 표정을 드러내며 끝까지 궁금증을 자아냈다.

거장 박찬욱 감독은 ‘넌센스’에 “장르적인 관습에 얽매이지 않고 아주 독특한 영화”라는 평을 남겼다. 모호함 속에 에너지가 들끓는, 그래서 더 독특한 매력을 가진 영화를 만나고픈 이들에게 추천한다.

강해인 기자 khi@tvreport.co.kr / 사진= 스튜디오 산타클로스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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