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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전 영화 같은 기시감…미군의 가치 강조한 구시대적 영화 ‘워 머신: 전쟁 기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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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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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강해인 기자] 미군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영화가 넷플릭스 차트를 휩쓸었다.

미국과 이란의 전쟁에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발발했고, 이란의 최고 지도자가 사망했다는 뉴스가 들려왔다.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 전쟁의 공포 속에 사화·경제·문화 모든 부분이 흔들리는 중이다. 공교롭게도 전쟁 시작 며칠 후 미군에 관한 이야기가 공개 됐다. 공개와 함께 넷플릭스 영화 차트 1위에 오른 ‘워 머신: 전쟁기계'(이하 ‘워 머신’)는 어떤 영화였을까.

‘워 머신’은 미국 육군 최정예 부대에 들어가려는 남자의 이야기다. 작전 중 동생을 잃은 주인공(앨런 리치슨 분)은 동생의 꿈이었던 레인저에 지원하고 81번 훈련병으로서 고된 훈련을 받는다. 부상 이력과 트라우마 탓에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던 81번은 우수한 성적으로 마지막 훈련에 돌입한다. 그런데 훈련 도중 습격을 당하고, 이후 훈련이 아닌 실제 적과 맞서며 큰 위기를 맞게 된다.

영화는 아프가니스탄 파병 중 공습을 받는 군인 형제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주인공은 그 공습으로 동생의 죽음을 목격하고, 충격에 빠진다. 이후 그는 레인저가 되겠다는 집념으로 혹독한 훈련을 견딘다. ‘워 머신’은 상처받은 남자가 부대를 이끌 군인으로 성장하는 이야기를 전개하며, 군인의 집념과 희생정신을 부각한다. 위기 앞에서 빛나는 냉철한 판단력, 목숨까지 맡길 수 있는 뜨거운 전우애, 극한의 상황에도 포기하지 않는 투지 등 밀리터리 영화에서 볼 수 있는 익숙한 것들을 볼 수 있는 영화다. 흥미롭게도 영화가 끝날 때까지 주인공의 이름이 제대로 불리지 않는데, 이는 주인공을 미군 전체를 대표하는 인물로 표현하려 했던 의도로 읽힌다.

전형적인 밀리터리 영화 ‘워 머신’을 특별하게 하는 건 빌런이다. 외계에서 온 미지의 적은 생경한 외관과 예측할 수 없는 공격으로 공포심을 극대화한다. 기괴한 기계 외관을 가진 적은 웬만한 공격에는 끄덕 없고, 반대로 한 번의 타격으로 모든 것을 날려버릴 수 있는 무기를 보유하고 있다. 정공법으로 맞설 수 없는 훈련병들은 적을 피해 부대로 복귀하려 하고, 빌런은 이들을 쫓으며 추격극이 전개된다. 압도적인 화력 앞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지원조차 받을 수 없는 부대원들은 점차 고립되며 영화의 긴장감도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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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 머신’은 강력한 적을 내세워 심플한 설정과 빠른 전개, 그리고 전투의 타격감을 부각한다. 덕분에 몰입감이 높은 편이지만, 이 영화는 과거 선전 영화 같은 메시지를 가지고 있어 거부감을 느끼게 한다. 영화는 예고 없이 지구 밖에서 강력한 적이 침공하고, 이 대안이 미국이라는 구도 속에 미군을 영웅화하는 서사를 전개한다. 이처럼 군인의 숭고한 정신을 내세워 미군의 필요성을 어필하는 이야기는 과거 전쟁, 혹은 냉전 시대 전쟁의 정당성과 군인의 지지를 유도했던 프로파간다 영화와 닮았다.

미군을 주인공으로 내세웠던 영화, 미국의 시점에서 과거의 전쟁을 바라본 영화는 꾸준히 생산돼 왔다. 이런 작품은 미국 중심의 시선을 강화한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지만, 실화를 통해 영웅적인 인물들의 선택과 희생을 되새기게 한다는 가치는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워 머신’은 가상, 혹은 미래의 적을 내세워 현재 미군의 정당성과 가치를 어필한다. 현재 트럼프 대통령이 추구하는 이데올로기를 보강하는 도구로서 영화가 활용된 듯해 올드해 보였고, 그 탓에 영화가 끝난 뒤 찝찝함도 맛봐야 했다.

‘워 머신’이 미국과 이란의 관계까지 예상하고 만든 영화는 아니겠지만, 이런 시기에 미군의 가치를 말하고 있어 유독 튄다는 걸 부정할 수 없다. 전쟁의 위험을 경고하는 반전 영화가 생산되는 시기에 정 반대의 길을 걷고 있다는 점에서도 구시대적이다. 무엇을, 그리고 누구를 위한 영화였을까.

강해인 기자 khi@tvreport.co.kr / 사진=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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