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손효정 기자] 최근 드라마와 영화를 넘나들며, ‘청춘’을 연기하는 배우가 있다. 바로 배우 연준석이다. 아역배우로 시작한 그는 어느덧 훈남 청년이 되어 여심을 흔들고 있다.
1995년생으로 스무 살이 된 2014년부터 연준석의 연기는 달라졌다. 소년이 아닌 남자의 향기를 품기 시작했다. 2014년 KBS2 드라마스페셜 ‘괴물’을 통해 호평을 받았고, MBC 드라마 ‘소원을 말해봐’를 통해 정식적으로 성인 연기에 도전했다. 그는 재벌 3세 역할을 연기하면서 다양한 감정 연기를 소화해냈다.
그리고 올해, 연준석이라는 꽃이 만개했다. 연준석은 SBS 드라마 스페셜 ‘미스터리 신입생’에서 반전을 지닌 훈남 대학생 역할로 대중에게 강인한 인상을 남겼다. 또한 지난달 24일 개봉한 영화 ‘순정’에서는 한 여자만을 사랑하는 순수한 캐릭터를 연기했다. 뿐만 아니라 웹드라마 ‘초코뱅크’에서는 하초코(박은빈)를 짝사랑하는 달수 역을 맡아 귀여운 연기를 펼쳤다.
실제 만난 연준석은 큰 키에 부드러운 외모를 지닌 청년이었다. 수줍음은 많았지만, 연기에 대해 얘기할 때는 진지했고 생각이 깊었다. 데뷔 11년 차의 배우 연준석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 연준석의 ‘순정’
연준석에게 영화 ‘순정’은 첫 주연 영화다. ‘순정’은 순수했던 시절의 첫사랑과 우정에 대해 그린 영화로, tvN ‘응답하라 1988’의 열풍을 이었다고 평가되고 있다. 이 영화를 보면 자신의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눈물짓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영화는 어느 날 라디오 DJ 형준(박용우)이 23년 전 첫사랑 수옥(김소현)에게 온 사연을 받으면서 시작된다. 23년 전인 1991년, 방학을 맞아 고향에 영화의 주인공인 5인방이 모이면서 이야기가 펼쳐진다. 다리가 불편한 수옥을 서로 업어주고, 꿈을 이뤄주고 싶어 하는 친구들의 우정이 진한 감동을 안기는 영화다.
연준석은 극 중에서 수옥을 남몰래 짝사랑하는 마라톤 선수 산돌 역을 맡았다. 어느 날 마을에서는 노래자랑 대회가 열리는데, 수옥은 뒤늦게 “나도 가고 싶었다”고 말한다. 이에 친구들은 수옥을 참가시키기 위해 수레에 싣고 달려간다.
당시 산돌은 깁스를 하고 목발을 짚고 있었는데, 수옥을 위해 달리기로 마음먹는다. 그는 다리의 깁스를 풀어버리고 맨발로 달리는 투혼을 펼쳐 감동을 전한다. 친구들 보다 먼저 대회장으로 달려간 산돌은 노래자랑을 끝내려는 사회자의 마이크를 낚아채고, 이로 인해 수옥이 노래를 부를 수 있게 해준다.
노래자랑을 위해 수옥의 친구들이 고군분투하는 이 신에서 단연 슈퍼맨과 같은 연준석은 주인공처럼 빛났다. 연준석은 수옥만을 생각하며 열정을 다해 달리는가 하면, 마이크를 손에 쥐고 운동장을 돌면서 뿌듯한 표정을 지으며 다양한 감정을 담아냈다. 달리고 또 달린 연준석은 풀독이 오르기도 했지만, 재밌는 경험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후, 산돌은 수옥에게 ‘마라톤’에 비유해 자신의 마음을 고백하게 된다. 그러나 아쉽게도 이 장면은 편집됐다. 영화를 보면 수옥이 다이어리에 ‘마라톤’에 대해 쓰는 장면이 있는데, 산돌의 고백을 받고 난 후라고. 수옥이 갑자기 마라톤 얘기를 하는 점이 어색한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마라톤에 비유해서 고백하는 신은 영화 전체로 생각해봐도 없어서는 안 될 장면이라고 생각했어요. 산돌이가 ‘마라톤을 보면 숨이 차서 죽을 것 같은 때가 있고 앞서가는 사람 뒷모습 보면 터질 것 같은데 그래도 쭉 달리는 거다. 그래서 결승선 끊을 것이다’라고 고백하거든요. 그런데 이게 편집되니까 감정선이 무너진 것도 있고, 앞뒤 연결해주는 연결고리가 없어지니까 허탈하기도 했어요. 그래도 담담하게 받아들였어요.”
하지만 산돌의 짝사랑은 아쉽게 이루어지지 않는다. 이에 대해 연준석은 아쉬움이 없다고 전했다. 수옥의 마음속의 남자는 범실(도경수)이었다. 산돌이는 뒤늦게 이 사실을 알게 되지만, 어린 마음에 범실에게 알리지 않고 가슴속에 묻는다. “원래 짝사랑으로 끝나는 역할인 것을 알고 들어가서 그런 아쉬움은 별로 없었어요. 산돌이가 안 이루어졌기 때문에 관객들한테 더 아련한 존재로 남았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순정’ 촬영은 주로 전라남도 고흥에서 진행됐다. 약 2개월 넘게 타지에서 동고동락하다 보니 배우들은 모두 절친한 사이가 됐다. 특히 나이가 비슷한 사람끼리 모였으니 서로 으쌰으쌰 하면서 의기투합했다. 배우들은 낚시도 즐기고, 술도 많이 마시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아직 미성년자인 김소현은 술을 마시지 못해 아쉽고 외로웠다고 말하기도.
연준석 또한 달리는 신이 많았지만, 잘 먹고 즐겼기 때문에 살이 많이 빠지지는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이가 비슷한 배우들과 촬영을 한 적이 처음이라면서, 촬영장 분위기가 정말 좋았다고 강조했다. “다시 이런 사람들을 만날 수 있을까 생각될 정도”라고 표현할 정도. 특히 연준석은 남자 배우인 도경수, 이다윗(개덕 역)과 친해졌다고 전했다.
“제가 아역부터 연기를 했지만 친한 사람이 없었는데, 경수 형하고 다윗 형하고 많이 친해졌어요. 제가 형들한테 많이 의지했어요. 특히 경수 형은 제가 만나 본 또래 중에 가장 형 같은 사람이에요. 지금으로서는 삶에 있어서 위로가 되는 사람이고 기대고 싶은 사람인 것 같아요. 많이 배웠고, 언젠가 형한테 보답하고 싶어요.”
영화의 스토리처럼, 연준석에게 ‘순정’은 아름다운 추억이 됐다. 이 영화로 진짜 친구들도 얻었다. 23년 후 돌아봤을 때도 웃으면서 지난 시간을 떠올리는 영화가 되지 않을까. 첫 주연 영화를 잘 마친 연준석, 앞으로 그가 충무로에서 펼칠 활약에 귀추가 주목된다.
“산돌이라는 캐릭터는 극 중에서 사랑이 이루어지지 못한 것과 캐릭터의 성향 때문에 전해지는 애틋함, 아련함이 컸던 것 같아요. 그런 것을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순정’은 저의 첫 주연 영화로서 큰 의미를 가져다준 작품이에요. 촬영하면서 여러 가지 경험도 많이 하고 좋은 기억으로 남았어요.”
손효정 기자 shj2012@tvreport.co.kr/ 사진=영화 ‘순정’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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