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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송시현 기자] tvN ‘태풍상사’가 호평의 중심에 선 이유 중 하나는 IMF 시대상을 완벽하게 구현한 캐릭터 맛집에 있다. 김민석, 권한솔, 김지영, 김영옥, 박성연, 권은성 등, 누구 하나 빠질 것 없이 서사를 촘촘히 채우고 있다.
‘태풍상사’는 그동안 꾸준히 시청률 상승세를 기록했다. 지난 16일 방영된 12회 시청률은 전국 가구 평균 9.9%, 최고 11.1%를 기록하며 자체 최고를 경신했다. (닐슨코리아 기준)
tvN 토일드라마 ‘태풍상사’(연출이나정·김동휘, 극본 장현, 기획 스튜디오드래곤, 제작 이매지너스·스튜디오 PIC·트리스튜디오)에는 IMF를 버텨낸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한다. 청춘의 꿈과 좌절을 대표하는 왕남모(김민석)와 오미호(권한솔), 자식들을 위해 천금 같은 하루를 버텨내는 정정미(김지영)와 김을녀(박성연), 기억은 흐려져도 가족 사랑만큼은 선명한 염분이(김영옥), 그리고 속 깊은 아이 오범(권은성)까지. 현실의 무게를 함께 짊어지고 살아낸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가 극의 진정성과 공감대를 더욱 단단히 다졌다.
강태풍(이준호)과 함께 압구정을 누볐던 남모도 IMF를 피하지 못했다. 집안 형편이 급격히 기울자 엄마 을녀가 차린 호프집 일을 돕고, 그마저도 좀처럼 자리를 잡지 못해 투잡까지 병행했다. 태풍이 꽃이란 꿈을 접은 것처럼, 남모도 가수란 꿈을 내려놓았다. 그는 “내가 여기서 쓰러지겠냐? 우리집 가장이니 열심히 살아야지”라며 스스로를 다잡았다. 그렇게 책임감과 성실함으로 하루를 채워가던 그는 사랑하는 사람을 지켜내는 데서 또 다른 삶의 이유를 발견했다. 그의 새로운 꿈은 바로 미호였다.
미호는 IMF로 승무원 최종 합격이 취소돼 백화점 엘리베이터 안내원이 되었다. 진상고객과 매니저의 잔소리를 견디면서 그녀가 놓지 않는 것은 언니 오미선(김민하)의 대학 진학의 길을 다시 열어주고 싶은 마음이었다. 먼저 태어났다는 이유로 가장이 돼 학업을 포기한 언니에게 진 빚을 언젠가는 꼭 갚고 싶기 때문이다.


강남 주부에서 달동네 군식구가 된 정미는 손에 물 한 방울도 묻혀보지 않았을 것처럼 여려 보여도 누구보다 강한 엄마다. 아들 태풍의 짐을 나누고자 시작한 미싱 일은 남들보다 30분 먼저 출근해도 손에 반창고를 떼는 날이 없을 만큼 서툴렀지만, 명랑함과 낙관으로 손끝에 기술을 익혀 이제는 어엿한 일꾼이 되었다. 또한 “아들 밥 하나는 절대 굶기지 않겠다”는 의지로 매일 불고기 반찬에 푸짐한 저녁상을 차린다. 그러면서도 범이의 구멍 난 체육복을 손보고, 미호에게 아이 씻기는 법을 알려주며, 미선 가족 모두의 아침밥까지 챙긴다. 태풍을 키워낸 모정이 달동네까지 따스하게 채우고 있다.
염분이 할머니의 기억은 점점 흐릿해졌지만, 가족을 아끼는 크나큰 사랑만큼은 단 한 번도 흐려지지 않았다. 지나온 시절을 헤매다 가끔 정신이 또렷하게 돌아오는 순간마다 가장 먼저 챙기는 것은 늘 손주들이었다. 겨울솜이불을 꺼내 정성스레 바느질하는 손길에는 변하지 않는 사랑이 담겨 있다.
소녀 같은 얼굴에서 새댁 같고, 때로는 한 많은 여인 같은 얼굴을 오가며 염분이는 그렇게 가족을 품고 있다. 젊은 나이의 남편을 잃고 홀로 아들을 키워온 을녀는 32년 근무한 은행이 하루아침에 문을 닫자 실직자가 되었다. 한겨울 복도로 책상과 쫓겨났지만, 퇴직서 한 장을 쉽게 내지 못했다. 금융권의 어려운 시대상이 리얼하게 드러나는 대목이다.
오범은 혼란 속에서도 아이답게, 또 어른스럽게 하루를 살아내는 속 깊은 막내다. 누나들이 속상해할까 ‘녹색 어머니’ 통지서를 숨긴 그는 건널목에서 친구들의 등교를 돕는 미호를 보고는 “엄마보다 좋은 우리누나”라며 자랑했다. 일상 속에서 평범함을 느끼게 해주는 그의 모습은 가족이 어떻게 서로를 붙들고 버티는지를 순수하게 보여준다.
‘태풍상사’는 매주 토, 일 밤 9시 10분 tvN에서 방송된다.
송시현 기자 songsh@tvreport.co.kr / 사진 = tvN ‘태풍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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