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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한수지 기자] 친구의 스마트폰을 통해 호기심으로 시작한 불법 온라인 도박이 10대 청소년들의 삶을 송두리째 흔들고 있는 현실이 공개됐다.
11일 방송된 MBC ‘PD수첩’은 ‘도박소년이 된 내 아들’ 편을 통해 청소년 사이에 확산하고 있는 불법 온라인 도박의 실태와 도박으로 발생한 2차 범죄, 이를 통해 수익을 챙기는 불법 도박사이트의 운영 구조를 추적했다.
이날 과거 조직폭력배 생활을 했다는 불법 도박사이트 전 운영자는 온라인 도박의 수익 구조에 대해 “우리는 이 운영을 ‘누워서 돈 번다’고 한다”며 “6000만~7000만원 정도 벌면 한 달 기본 수익 정도”라고 주장했다.
그는 과거 자신이 불법 도박사이트를 운영했을 당시에는 미성년자를 가입시키지 않았지만 현재는 상황이 달라졌다며 “제 아들이 중학교 2학년인데 도박을 해봤다고 해서 어이가 없었다”고 털어놨다.
실제 제작진이 불법 도박사이트 가입을 시도하는 과정에서는 별도의 성인 인증 절차 없이 사이트에 접근할 수 있는 모습도 확인됐다. 청소년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도박 종목으로는 바카라 등이 언급됐다.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 실태 조사에 따르면 도박을 경험한 청소년은 약 15만 명으로 추정됐다. 도박을 처음 접한 계기는 의외로 평범했다. 교실에서 친구가 스마트폰으로 도박하는 모습을 지켜보다가 사이트를 소개받거나, 또래의 권유를 받고 호기심에 소액을 걸면서 시작했다. 온라인 도박은 스마트폰만 있으면 장소와 시간에 관계없이 접근할 수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공개된 청소년들의 피해 규모는 최소 500만원에서 최대 2억4000만원에 달했다. 특히 한 18세 청소년은 불과 8개월 만에 도박으로 2억4000만원을 잃은 것으로 소개됐다. 처음에는 적은 금액을 걸었지만 돈을 잃을수록 이를 만회하기 위해 더 큰 금액을 베팅했고, 결국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손실이 불어났다.



고등학교 3학년 박예찬(가명)의 사례도 공개됐다. 서울의 명문 예술대학 진학을 준비하던 박예찬은 어느 날 어머니의 휴대전화로 걸려온 전화를 통해 도박 사실이 알려졌다. 도박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어머니의 귀금속까지 몰래 처분했고, 손실액은 1000만원대로 늘어난 상태였다. 박예찬은 “3만원으로 시작했다. 점점 도박에서 돈을 따는 과정 자체를 즐기게 되면서 더 도박에 깊게 빠졌다. 도박할 때 도파민은 게임과 비교가 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도박에 빠진 뒤 가족이 뒤늦게 자녀의 상황을 알게 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자녀가 부모 몰래 돈을 가져가거나 친구에게 빚을 진 뒤 문제가 불거지면서 가족에게 경제적 부담이 전가됐다. 도박이 개인의 일탈에 그치지 않고 가족 전체의 일상에 영향을 미치는 상황이었다.
청소년들이 도박에 취약한 이유로는 발달 단계의 특성도 거론됐다. 전문가들은 충동을 조절하고 행동의 결과를 판단하는 역할을 하는 전두엽이 청소년기에 완전히 발달하지 않았다는 점을 설명했다. 온라인 도박은 짧은 시간 안에 결과가 나오고 곧바로 다시 베팅할 수 있어 잃은 돈을 되찾겠다는 심리를 반복적으로 자극한다.



도박으로 돈을 잃은 청소년들이 또래에게 돈을 빌리면서 새로운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다. 고등학교 3학년 이건우(가명)는 도박을 시작한 뒤 약 1800만원을 잃었다. 돈이 부족해지자 친구에게 30만원을 빌렸고, 친구는 일주일 뒤 45만원을 갚으라는 조건을 제시했다.
다른 친구의 집에서 도박을 하다가 돈을 잃은 뒤에는 와이파이 이용료 명목으로 시간당 수만원을 요구받기도 했다. 빚을 갚지 못하자 또래 친구들은 이건우에게 중고거래 사기를 하도록 강요했고, 말을 듣지 않을 경우 폭행과 가혹행위까지 이어졌다.
이건우는 당시 상황에 대해 “그 친구가 무서웠다”며 “일주일 동안 마음과 정신, 신체가 다 아팠다. 도박을 시작한 것을 후회했다”고 말했다. 폭행 장면을 촬영한 영상까지 남아 있었으며, 처음 도박을 하기 위해 빌렸던 30만원이 또 다른 범죄와 폭력으로 연결되는 빚이 됐다.
하지만 도박을 끊는 과정 역시 쉽지 않았다. 제작진이 인터뷰 이후 도박을 그만뒀는지 묻자 이건우는 인터뷰 당일까지도 도박을 했다고 밝혔다. 이를 알게 된 어머니는 아들이 중독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하는 현실에 눈물을 보였다.
도박빚이 불법사채로 이어진 사례도 나왔다. 김서현(가명)은 도박으로 생긴 빚이 3억원에 달했고, 텔레그램을 통해 돈을 빌렸다. 이후 사채업자는 가족에게 연락하거나 사진과 개인정보를 SNS에 공개하겠다고 협박하며 돈을 요구했다. 실제로 연락이 닿지 않자 서현의 사진과 차용증, 신분증 등이 SNS에 공개된 것으로 전해졌다.
청소년 도박 문제를 다뤄온 조호연 시민단체 대표는 친구의 권유로 도박을 시작한 청소년이 빚을 지고, 돈을 빌려준 또래에게 종속되면서 폭력이나 갈취 등의 피해를 입는 사례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한수지 기자 / 사진= MBC ‘PD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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