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V리포트=강해인 기자] 현대인의 욕망을 동력으로 짜릿한 스릴을 선사하는 영화가 개봉을 준비 중이다.
디지털 스크린 너머 조회수와 자극을 좇는 현대인의 관음증적 욕망이 폐쇄된 공간 속 서늘한 살인 게임으로 변주된다. 한순간의 사고로 추락한 인터넷 방송 크루들이 재기를 노리고 발을 들인 폐병원에서 정체불명의 집단에게 습격당하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담은 ‘킬링타임’이 오는 21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시간을 때운다’라는 일상적 어휘와 ‘누군가를 죽이는 시간’이라는 중의성을 내건 이 작품은 라이브 스트리밍이라는 현대적 형식 위에 고전 스릴러의 문법을 정교하게 이식해 냈다. 캐릭터들의 욕망이 출구를 잃은 무대 위에서 광기로 번져가는 ‘킬링타임’은 어떤 매력을 가지고 있을까.
영화의 중심에는 자극적인 인터넷 방송을 진행하는 크루들이 있다. 같은 곳을 바라보는 듯했던 주원(남윤수 분)과 연우(류혜영 분)의 욕망이 점차 충돌하고, 이와 함께 방송에 균열이 일어나며 영화의 불안감은 점점 고조된다. 류혜영과 남윤수는 여태 보여준 적 없는 얼굴로 등장해 신선한 에너지를 불어넣었다.

먼저, 류혜영은 사고 이후 자숙하다 복귀를 준비하는 스트리머 연우 역을 맡았다. 팀원의 죽음이라는 비극 이후 죄책감과 대중의 애정을 향한 갈망 사이에서 흔들리는 인물의 내면을 섬세하게 짚어내며 서사의 중심을 잡았다. 액션 장르를 향한 갈망이 있던 류혜영은 추격전을 비롯해 까다로운 액션신을 다수 소화하며 몰입도를 높였다.
흥행 콘텐츠를 향한 집착으로 위험한 판을 주도하는 PD 주원 역은 남윤수가 연기한다. 주원은 대중에게 인정받겠다는 욕망과 리더로서의 책임감이 충돌하는 캐릭터다. 남윤수는 서늘하고 건조한 표정과 의도를 알 수 없는 태도로 긴장감을 끌어올린다. 장준엽 감독은 “둘 다 정형화되어 있지 않고 유연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녹아들며 케미가 생길 것이라 기대했다”라고 류혜영과 남윤수를 향한 신뢰를 보였다.
‘킬링타임’은 실시간 생중계라는 포맷과 60분의 타임어택으로 관객의 불안감을 높인다. 시간이 멈춘 듯한 폐병원이라는 고립된 공간에서 주인공들은 도처에 깔린 위험을 피해 생존 사투를 벌인다. 이때 타인의 비극을 콘텐츠의 소재로 소비하던 인물들이 역으로 도파민을 유발하는 소비재로 전락하는 역설적 구조가 깊은 잔상을 남긴다.
장준엽 감독은 자극을 갈구하는 현대인의 왜곡된 욕망을 서늘한 공포의 원천으로 활용했다. 그는 “결국 이 영화를 보고 피 튀기는 슬래셔가 아닌 이 판을 만들어낸 욕망에서 공포를 느꼈으면 했다”라고 영화가 가진 의미를 돌아봤다. 그렇게 ‘킬링타임’은 어디까지 콘텐츠로 만들 수 있는지, 소비해도 괜찮은지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진짜와 가짜의 경계를 끊임없이 뒤흔드는 전개도 관람 포인트로 꼽힌다. 몰래카메라 콘텐츠를 제작해 온 크루들이 주인공이기에 관객은 스크린 속 상황이 연출된 가짜인지 실제 살육전인지 끊임없이 의심하며 이야기를 따라가게 된다. 상황에 적응할 만하면 새로운 정보가 튀어나와 관객을 혼란스럽게 한다. 이런 불확실성 속에서 인물 간의 주도권과 쫓고 쫓기는 관계는 시시각각 역전되며 서스펜스가 증폭된다.
장준엽 감독은 “불완전한 정보는 끊임없는 긴장을 만들어 내고 관계의 역전은 이야기에 새로운 동력을 불어넣는다. 그 서사의 끝에서 결국 아무도 이 무대 위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걸 깨닫게 하고 싶었다”라고 연출 의도를 전하며 ‘킬링타임’을 향한 기대감을 높였다.
현대적인 소재를 손에 쥐고 고전적인 연출 방식을 택한 장준엽 감독의 연출도 인상적이다. 그는 초반부 서스펜스를 구축하는 과정에서는 알프레드 히치콕의 정통 스릴러를 참고했고, 사건에 속도감이 붙는 순간부터는 1980~1990년대 슬래셔 영화에서 에너지를 끌어왔다.
장준엽 감독은 “작품이 현대적인 매체와 욕망을 다루고 있다 보니 오히려 클래식한 방식을 택했을 때 더 신선하게 다가갈 거라 생각했다”라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이를 통해 자극에 중독된 현대 사회의 단면을 한층 입체적이고 세련된 언어로 조명해 냈다.
이처럼 ‘킬링타임’은 현대인의 욕망을 찌르는 날카로운 통찰과 고전 장르의 카타르시스를 품고 관객들의 마음을 흔들 예정이다. 자극적인 콘텐츠를 향한 갈망이 도리어 목을 죄어오는 서늘한 생존 게임 앞에서 대중은 무엇을 발견하게 될까.

타임어택 스릴러의 진수를 선보일 ‘킬링타임’은 오는 21일 개봉해 관객과 만난다.
강해인 기자 khi@tvreport.co.kr / 사진= (주)더타이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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