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풀잎 기자] ‘잘 나가던’ tvN 예능에 적색신호가 들어왔다. 간판 프로그램인 ‘꽃보다 청춘’과 ‘코미디 빅리그’가 사상 초유의 위기를 겪게 됐다. tvN은 이 난관을 어떻게 극복할까. 두 프로그램 모두 몇 차례의 사과를 반복했으며, ‘코미디 빅리그’의 경우 장동민이 하차 의사까지 밝힌 상황이다.
먼저, 지난 1일 종영한 ‘꽃보다 청춘-아프리카’ 편은 약 3주 동안 유례가 없는 홍역을 앓았다. 일명 ‘비매너’ 논란 탓이었다. 당시 방송에서 류준열, 박보검, 안재홍, 고경표 네 청춘은 호텔 가운을 입고 조식을 먹은 것을 비롯해, 수영장 안에서 속옷을 탈의해 파장을 모았다. 네 사람은 호텔 관리인에게 주의를 받기도 했다. 이와 함께, ‘독고다이’라는 제국 시대 용어가 등장하며 시청자의 빈축을 샀고, 이 모든 논란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통위)의 심의 상정 검토를 받았다. 이중 ‘알몸 수영’의 경우, 방통위로부터 제27조 품위 유지 위반 판정을 받았다.
제작진은 총 세 번의 사과를 전했다. 첫 번째 사과는 논란이 불거진 직후였다.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의견 진술을 위해 방통위에 참석한 나영석 PD가 직접 두 번째 사과를 했다. “100% 제작진의 잘못”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감독판 방송에 앞서 자막으로 사죄했다. 경솔한 모습으로 시청자에게 실망과 불편함을 드려 죄송하다는 내용이었다.
이후 잠잠해진 수면 위로 이번에는 ‘코미디 빅리그’가 돌을 던졌다. 지난 3일 ‘충청도의 힘’ 첫 방송에서, 이혼 가정 아동 조롱 논란이 불거져 나온 것. 당시 ‘어린아이’ 콘셉트로 등장한 장동민과 조현민은, 생일 선물을 받았다며 기뻐하는 이혼 가정 친구에게 “아버지에게 양육비를 받았나 보다. (양측) 부모님에게 선물 받는 건 재테크다” 등 발언으로 시청자에게 뭇매를 맞았다.
제작진은 바로 사과했고, 해당 코너를 폐지 조치했지만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한 부모 가정 권익단체인 ‘차별없는가정을위한시민연합’ 회원들이 장동민, 조현민은 물론 방송사 tvN을 모욕죄로 고소한 것. 지난해 경솔한 발언으로 한 차례 몸살을 앓기도 했던 장동민은 결국, 지난 10일 하차 의사를 전달했다. 그는 “뉘우치는 마음이 조금이나마 전해지기를 바라본다”고 전했다.
‘꽃보다 청춘’과 ‘코미디 빅리그’는 자타공인 tvN의 대표 예능프로그램이다. 하지만 비슷한 시기에 씻을 수 없는 오명을 쓰게 된 것. 빨간불이 초록불로 바뀌기 위해서는 자극적인 소재와 발 빠른 대처가 아닌, 오랜 시간 숙고한 신중한 웃음이 절실할 때다.
김풀잎 기자 leaf@tvreport.co.kr / 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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