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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후’ 곽인준 “송중기 괴롭히는 악역, 걱정 많았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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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손효정 기자] 인기리에 방영 중인 KBS2 수목 드라마 ‘태양의 후예’. 이 드라마에는 주연 뿐만 아니라 모든 배우들 중에 구멍이 없다. 특히 분량이 많지 않아도 미친 존재감을 과시해 ‘신스틸러’에 등극한 이들이 있다.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역의 배우 곽인준을 빼놓을 수 없다.

‘태양의 후예’에서 악역은 진영수(조재윤), 아구스(데이비드 맥기니스),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으로 꼽을 수 있다. 이들은 ‘암 유발’ 캐릭터로 통하고 있다. 곽인준은 속물적인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을 열연하며,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자주 나오지는 않지만 중요한 순간에 등장하는 그는 카리스마 넘치는 외모와 꿀성대로 연기를 더욱 빛나게 했다.

곽인준은 사람들이 알아보냐는 말에 “머리를 드라마 속처럼 해야 알아본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드라마의 인기를 느낀다고 했다. SNS를 찾아오는 이들도 있고, 현재 출연 중인 EBS 라디오 ‘명세빈의 시 콘서트’ 게시판에 글을 남긴 이도 있다면서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또한 중국인이 자신을 알아본 것도 처음이라면서 놀라워했다.

◆ 실제 특전사 출신, ‘태양의 후예’와 인연

곽인준은 ‘태양의 후예’ 제작진이 영화 ‘소수의견’을 보고 자신을 캐스팅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소수의견’에서 얄미운 표리부동한 야당 의원을 연기해 눈길을 끌었다. 곽인준은 “제가 정치인, 고위 관료에 잘 어울리나봐요. 실제로 보면 안 그렇지 않나요?”라고 되물으며 미소를 지었다.

“악역 아닌 악역이지만 악역을 하게 되면, 내가 이 작품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 배로 고민하게 되는 것 같아요. 악역도 잘못하면 의도하지 않은 느낌만 줄 수 있는데, 이번에는 대본이 재밌고 잘 소화하려고 더욱 노력하고 함께한 배우들도 좋았기 때문에 연기가 잘 표현된 것 같아요.”

곽인준은 앞서도 정치인을 연기하기는 했지만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역은 어렵게 다가왔다.  곽인준은 뉴스 및 신문을 섭렵하며 정치에 대해 공부하고, 촬영 전까지 대본을 심도있게 연구했다고. 또한 정장만 입어야 해서 의상 때문에도 애를 먹었다면서, 이 때문에 일어난 감동 사연을 전했다.

“정장과 넥타이가 계속 바뀌더라고요. 제가 갖고 있는 정장이 총출동했어요. 제가 남들보다 팔이 길어서 정장을 맞춰 입어야해서 협찬도 힘들거든요. 이런 모습을 보고 당시 소속사 여자 대표분이 ‘내가 밀어줄 수 있는 마지막인 것 같다’면서 정장을 하나 맞춰주셨어요. 정말 감동 받았죠. 주먹의 힘을 더욱 불끈 지게 되고, 의연한 그런 것도 생겼어요.”

곽인준은 하마터면 ‘태양의 후예’에 출연하지 못할 뻔 했다고 전했다. 함께 출연하는 배우들인 강신일, 태인호, 이재용 등 모두와 스케줄을 맞추기 힘들었기 때문. ‘태양의 후예’ 팀이 그리스 로케이션을 마치고 돌아온 후 촬영할 수 있었다. 촬영 기간은 약 한 달로, 하루 종일 찍은 날도 있었다고. 가장 먼저 찍은 신은 청와대에서 윤중장 역의 강신일한테 윽박지르는 장면이었다. “강신일 선생님과 영화 ‘판도라’에서 붙은 적이 있었는데 합을 맞춘 적은 없었어요. 이번에 간단한 리딩을 하고 바로 합을 맞춰봤는데 정말 잘 받아주셔서 감사했어요.”

‘태양의 후예’의 외교안보수석은 정치의 실리만을 중시하는 인물로, 유시진(송중기)과 대립했다. 특히 유시진이 납치된 강모연(송혜교)을 구하러 간다는데, 외교안부수석은 “이러라고 조국이 당신 손에 총 들려줬는지 알아? 이건 한 개인이 죽고 사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국가적 차원의 문제라고”라고 버럭 했다. 긴급한 상황에서 그러한 외교안보수석의 행동은 분노를 유발했다. 다행히 유시진은 “당신 조국이 어딘지 모르겠지만 난 내 조국을 지키겠습니다”라면서 정부의 말을 무시하고, 모연을 구하러 가서 성공한다.

곽인준은 외교안보수석의 얄미운 행동에 대해 “나라 입장에서는 안전이 중요하고, 소수보다 다수를 생각하니까 그런 것 같다. 그래서 사령관한테 ‘TV에서 정치나 하지’ 이렇게 한 방 먹기도 하지 않나”고 생각을 전했다. 그러면서 “송중기의 팬들이 싫어하지 않을까 걱정이 많았는데 작품으로 봐주셔서 다행이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송중기 씨와 붙는 신은 많이 없었어요. 13회에 붙는 신하고 전화 통화 신이 전부였죠. 저하고 유시진 대위하고는 직접적으로 만나기가 어려우니까요. 송중기 씨는 되게 예의 바르고 인사성도 바르고 가진 에너지가 되게 맑고 밝고 상승 기운 있는 그런 친구였어요. 보면 선하고 환해요. 전화 통화신을 방송으로 봤는데 합이 잘 맞게 나온 것 같아서 만족해요.”

이와 함께 곽인준은 송중기처럼 ‘특전사’ 출신이었다고 밝혀 놀라움을 자아냈다. ‘태양의 후예’와 인연이 남다른 그는 “군 복무 시절이 많이 생각난다”고 전했다. “특전사 시절에 ‘말뚝 박아라’라는 말도 들었답니다. 선배 중에 강력계 형사도 많고 국회의원 보좌관도 있어요. 특전사 훈련받는 곳에 ‘이곳을 거친 자여, 조국은 너를 믿는다’라는 말이 써 있던 것이 생각나네요. 특전사 분들 정말 드라마 속 모습처럼  체력도 좋고 눈빛부터 다른 멋진 사나이들이에요. 흔한 임무를 수행하는 것이 아니고 정말 대단하죠. 송중기 씨 외모 때문에 드라마 속 모습이 판타지라고 하는데, 그렇게 잘생기신 분들도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하하.”

◆ ‘태양의 후예’ 출연은 행운

곽인준은 ‘태양의 후예’의 대본을 보는 순간 인기가 많을 것이라고 예상은 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고 했다. 그러면서 “숟가락을 얹은 것 같다”면서 ‘태양의 후예’에 출연하게 된 것만으로도 감사하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드라마에 대한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태양의 후예’ 신드롬을 영화로 따지면 천만까지 되지 않을까요? 저는 화제 오르내리는 작품에 인연이 안 닿았었는데 대단한 것 같아요. 중국, 한국 동시 방송이 쉬운 게 아닌데 그 어려운 일을 해냈잖아요. 어느 한 제작사, 방송국 뿐만 아니라 스태프, 배우, 홍보까지 다 잘 이루어져서 된 것 같아요. 최근에는 케이블 드라마가 강세였잖아요. 그런데 ‘태양의 후예’가 공중파 아성도 지켜낸 것 같고, 여러모로 의미가 부여된 작품인 것 같아요. 이런 명품 드라마가 앞으로도 많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신스틸러’에 등극한 곽인준에게 ‘태양의 후예’가 인생작이냐고 묻자 “매 작품이 인생작이라고 생각한다”는 우문현답이 돌아왔다. 곽인준은 2003년 영화 ‘범죄의 재구성’으로 데뷔한 후, KBS2 ‘넝쿨째 굴러온 당신’에서 까칠한 지 PD 역을 맡으며 신스틸러에 등극했다. 최근에는 영화 ‘동창생’, tvN ‘미생’, ‘소수의견’으로 대중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매번 작품을 할 때 마지막이다라는 생각을 갖고 해요. 올해 개봉하는 영화도 있고 잘 되면 좋겠어요. 제가 좀 오래 버텨서 살아남고 있는 스타일의 배우라는 생각이 들어요. 또 저 개인적으로도 좋지만 후배들이나 동료들이 잘 됐으면 좋겠어요. 배우하는 사람들, 예술하는 사람들의 처우가 개선되길 바라요. 불투명한 직업이라 중간에 포기하는 사람들을 너무 많이 보니깐… 방송 보고 축하 전화받을 때 가슴 아팠던 적도 많았어요. 앞으로 ‘태양의 후예’보다 작은 역할을 맡고, 어쩌면 인기가 많아지더라도 배우로서 놓고 가지 말아야 할 자세라고 생각해요.”

이제 곽인준은 tvN ‘디어 마이 프렌즈’에 출연한다. 김은숙 작가에 이어 노희경 작가의 작품에 출연하게 돼 이목을 사로잡았다. “노희경 작가님이 직접 불러주셔서 영광이에요. 교수 역할로 잠깐 특별 출연하는 것인데 재밌는 드라마가 될 것 같아요.”

다음에 하고 싶은 역을 묻자 “정치인 말고 정치 깡패 역을 맡고 싶다. 격동의 드라마 ‘모래시계’ 같은 것, 하드한 것 잘 할 수 있다. ‘모던보이’에서 형사 역할을 한 적이 있는데 이와 반대되는 어둠의 세계에 있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송중기, 송혜교 씨를 또 볼 수 있으면 좋겠다”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안겼다.

벌써 배우 13년 차인 곽인준은 “이제 시작”이라고 스스로 말했다. 그의 목표는 ‘믿고 보는 배우’. 그날의 태양이 어서 떠오르길 기대해 본다. “신스틸러라는 말도 듣고, 화제작인 드라마에 출연할 수 있어서 감사해요. 지인들과 어머니께 축하를 정말 많이 받았어요. 효도한 것 같아요. 이번에 소속사도 새로 바뀌고 그래서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각오와 책임감이 생겨요. 결국은 조합이 중요한 것 같아요. 드라마든 소속사든 배우들 연기합이든, 뭐든…여러 사람이 열심히 했을 때 시너지를 얻는 것 같아요.”

손효정 기자 shj2012@tvreport.co.kr/ 사진=조성진 기자 jinphoto@tvreport.co.kr, KBS2 ‘태양의 후예’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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