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수정 기자] ‘올레’, 제주도판 힐링 행오버가 탄생했다.
17일 오후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영화 ‘올레’ 언론시사회에는 채두병 감독을 비롯, 배우 신하균, 박희순, 오만석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올레’는 대기업에서 잘릴 위기에 처한 중필(신하균), 13년 고시생 은동(박희순), 방송국 앵커 은동(오만석)이 대학 선배 부친의 부고 소식에 제주도로 떠나 겪게 되는 해프닝을 그린다.
영화는 ‘한국한 행오버’를 표방한다. 세 남자가 게스트하우스 티티카카에서 일생 일대의 일탈을 꿈꾸는 과정이 소소한 웃음을 안긴다. 특히 원나잇 스탠드를 꿈꾸는 은동 역의 박희순의 능청스러운 연기가 압권. 게스트하우스 스태프 역의 유다인의 통통 튀는 연기도 다소 억지스러운 설정에 설득력을 불어넣는다.
코믹 연기 변신에 나선 박희순은 “처음 캐스팅 제안을 받고 캐릭터 설정이 막막했지만 감독님을 보자마자 감이 왔다. 딱 감독님 같은 캐릭터”라고 밝혀 장내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또 박희순은 “채두병 감독, 황동혁 감독님이 제주도로 떠나 겪은 실화를 토대로 한다. 촬영할 때도 20대로 돌아간 순수한 모습을 떠올리며 연기했다”고 털어놨다.
오만석은 “주로 박희순 형이 들숨이고 내가 날숨이었다. 그 정도로 호흡이 좋았다. 영화에 막걸리 마시는 장면이 많이 나오는데 딱 실제 촬영장 분위기였다. 영화를 촬영하는 건지, 우리 일상을 찍는 건지 헷갈릴 정도”라고 즐거웠던 현장 분위기를 드러냈다.
채두병 감독은 “대학만 가면, 취업만 하면 인생이 해결될 것이란 얘길 듣고 자라지 않나. 하지만 그것들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다. 우리 사회 자체가 ‘저녁이 있는 삶’처럼 삶의 질에 관심이 없는 것 같다. 새로운 가치관과 새로운 길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연출 계기를 설명했다.
다만 다소 막무가내식 유머와 예측가능한 감동 전개가 식상함을 자아낸다. 제주도의 아름다운 풍광도 오롯이 담아내진 못한 모양새. 이에 대해 채두병 감독은 “제주도 풍광보다 게스트 하우스의 개성을 담아내는 데 초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배우들의 활어 같은 연기가 시나리오의 아쉬움을 채워낸다.
‘올레’는 서울대학교 인류학과,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 영화 연출 출신의 채두병 감독의 데뷔작이다. 8월 25일 개봉한다.
김수정 기자 swandive@tvreport.co.kr 사진=문수지 기자 suji@tv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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