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수정 기자] ‘원라인’, 비수기 극장가 심폐소생할 영화가 탄생했다.
20일 오후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영화 ‘원라인'(양경모 감독) 언론시사회에는 양경모 감독을 비롯, 배우 임시완, 진구, 박병은, 이동휘, 김선영이 참석했다.
‘원라인’은 평범했던 대학생 민재(임시완)가 베테랑 사기꾼 장과장(진구)을 만나, 모든 것을 속여 은행 돈을 빼내는 신종 범죄 사기단에 합류해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무엇보다 신선한 소재가 눈길을 끈다. 은행 대출이 안 되는 사람들의 직업, 신분 등을 조작해 은행을 상대로 대출 사기를 벌이는 ‘작업 대출’을 소재로 한다. 자칫 이해하기 힘든 작업 대출이란 소재를 쉽고, 경쾌하고, 유쾌하게 풀었다. 감독의 공들인 취재 과정이 스크린에 제대로 녹아들었다.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구권에서 신권으로 넘어가는 과도기인 2005년도 공기를 고스란히 그려낸 디테일한 미쟝센도 돋보인다.
감독은 “작업대출이란 소재를 선택한 이유는 현실에 발붙인 범죄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작업대출 업자들을 만나 취재하다 보니 흥미로운 부분이 있었다. 그들은 불법적인 일을 함에도 범죄에 대한 인지가 없더라. 스스로 어려운 사람을 도와준다고 생각하고 있더라”라고 연출 의도를 설명했다.
의외의 B급 유머도 허를 찌른다. 맛깔난 대사, 본 적 없는 개성 강한 캐릭터들이 빚어내는 시너지가 상당하다. 지뢰찾기, 타자연습 등 컴퓨터 게임에 물두하는 무기력한 검사나, 수작업으로 문서를 복제하는 모범생 등 통통 튀는 캐릭터가 시종 웃음을 끌어낸다. 빈틈 없는 연기력을 자랑하는 주조연 캐릭터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러닝타임이 꽉 찬다.
감독은 “14명의 주조연이 등장하는 데 모두 내가 원하는 배우와 작업했고, 행복했다”고 밝혔다. 임시완과 진구의 능글 맞은 매력, 박병은의 서늘한 악역 연기, 이동휘의 대체불가한 코믹 본능, 김선영, 박종환, 왕지원, 안세하, 조우진, 박형수, 박유환 등 근래 본 한국영화 중 모든 배우들의 ‘재발견’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감독의 안목이 돋보이는 대목.
양경모 감독은 “임시완은 ‘미생’ 1화를 보자마자 만나보고 싶더라. 배우로서 재능이 보였다. 실제로 만나보니 작품 속 모습과 달리 강인하고 예리했다. 얘기를 나누다 보니 굉장히 솔직했다. 부드럽고 섬세한 모습도 있다. 이러한 모습을 시나리오에 녹였다. 진구는 기존 작품들에서 보여준 상남자 매력과 달리 능구렁이 같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내가 원하는 부분을 스펀지처럼 흡수하더라”라고 배우들에 대해 극찬했다.
‘원라인’은 단편영화 ‘일출'(15)로 제14회 미쟝센단편영화제 심사위원특별상을 받은 양경모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3월 29일 개봉한다.
김수정 기자 swandive@tvreport.co.kr 사진=김재창 기자 freddie@tv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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