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이우인 기자] KBS 라디오가 변화를 위해 파격적인 시도를 했다. 이번 봄 개편에서 새롭게 발탁한 DJ 4인은 라디오 DJ 경험이 전무하다. 기존 틀에서 벗어난 색다른 라디오 프로그램을 만들겠다는 각오다.
8일 오전 11시 서울 KBS본관에서 ‘2018 KBS 쿨FM(89.1mhz) 봄 개편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제작진을 비롯해 김승우 장항준 수현 곽진언이 참석했다.
KBS 쿨FM은 봄 개편을 맞아 김승우X장항준의 ‘미스터 라디오'(5월 14일 오후 4시 첫 방송), 악동뮤지션 수현의 ‘볼륨을 높여요'(6월 4일 오후 8시 첫 방송), 싱어송라이터 곽진언의 ‘키스 더 라디오'(5월 15일 오후 10시 첫 방송)를 새롭게 편성했다.
◆ 김승우X장항준의 ‘미스터 라디오’
‘미스터 라디오’는 2007년 4월 16일 배우 차태현 안재욱의 진행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끈 프로그램. 김승우와 장항준은 2002년 영화 ‘라이터를 켜라’에서 배우와 감독으로 한 차례 호흡을 맞춘 사이. 2003년 영화 ‘불어라 봄바람’으로 두 번째 호흡을 맞춘 이들은 16년째 우정이 검증된 콤비다.
올해 연극에 이어 라디오 DJ까지 새로운 시도로 놀라움을 준 김승우의 도전. 김승우는 “젊어지고 싶어서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게 됐다”면서 “예전부터 막연하게 라디오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마침 제작진이 제안을 해줬다”고 말문을 열었다.
김승우는 “장항준 감독과는 꽤 오랜 시간 함께한 친구다. 청취자 여러분께 재미있는 시간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아서 과감하게 도전했다”고 말했다. 아내 김남주의 조언에 대해선 “장항준 감독과의 케미를 잘 알아서 즐거운 기운을 받을 수 있을 거라 했다”고 전했다.
장항준은 김승우에 묻어갈 의지를 드러냈다. 백상예술대상에서 최우수연기상을 받은 김남주를 의식한 듯 “백상 수상자의 남편으로 부끄럽지 않은 결과를 내도록 하겠다”고 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저는 연출 기회가 많지 않은 감독”이라며 장수보다는 기회를 엿본 뒤 김남주에게 그 바통을 이어주겠다는 야망도 드러내 폭소를 유발했다.
‘미스터 라디오’의 제작을 담당한 박용훈 PD는 “오후 4시대 하는 전형적인 프로그램과는 다른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해보려 한다”며 “콩트, 성대모사, 만담 등 다양한 장치로 두 사람의 유쾌 발랄한 에너지를 마음껏 뿜어낼 수 있게 하겠다”고 기대를 당부했다.
◆ 수현의 ‘볼륨을 높여요’
‘볼륨을 높여요’는 1995년 첫 방송돼 이본, 최강희, 유인나 등 스타 DJ를 배출한 KBS 대표 라디오 프로그램. 새 DJ로 발탁된 수현은 “라디오 DJ가 되고 싶단 오랜 꿈이 이뤄져서 정말 기쁘다. 부족하지만 열심히 준비해서 6월 4일부터 매일 저녁 8시 여러분의 퇴근길에 함께하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또한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 양현석 대표의 응원에 대해서도 언급, 눈길을 끌었다. 수현은 “‘볼륨을 높여요’ 하고 싶니? 해서 정말 하고 싶다고 했더니 그럼 해봐라 해서 하게 됐다”면서 “워낙 좋아했던 ‘볼륨을 높여요’의 DJ를 맡게 돼 영광이다. 굉장히 부족하지만 열심히 준비해서 보여주겠다”는 각오를 덧붙였다.
‘볼륨을 높여요’ 제작진은 “수현은 청량한 목소리와 안정적인 말솜씨, 젊은 음악가로서 지닌 예민한 감성과 뛰어난 공감능력 등 매력적인 DJ가 될 자질을 풍성하게 갖췄다”며 “수현 DJ의 ‘불륨을 높여요’는 스트레스와 미세먼지에 지친 청취자의 귀갓길에 신선한 피톤치드를 뿜어줄 수 있으리라 자신한다”고 전했다.
◆ 곽진언의 ‘키스 더 라디오’
‘웃음이 터지는 오후, 귀에 감기는 밤’의 캐치프레이즈를 걸고 봄 개편을 맞은 ‘귀에 감기는 밤’의 진행자로 곽진언이 나선다. 그동안 대부분 아이돌이 진행하던 밝고 신나던 분위기와 다르게 감성적이고 진중한 이야기를 중심으로 한 고품격 음악방송이 만들어질 예정.
곽진언은 “가장 라디오다운, 라디오스러운 목소리로 밤 10시를 채워보려 한다. 개인적으로 이런 목소리로도 마냥 차분하지만은 않고 웃길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긴 하다”는 소감을 밝혔다. 그는 “동굴 목소리로 편안한 밤이 될 수 있도록 열심히 공부하겠다”는 각오도 덧붙였다. 목소리가 터질 때마다 환호성이 나와 꿀성대 DJ의 탄생을 예감케 했다.
이우인 기자 jarrje@tvreport.co.kr/ 사진=문수지 기자 suji@tv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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