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손효정 기자] ‘혼술남녀’ 故 조연출이 자살로 세상을 떠난 지 약 6개월. 대책위원회와 유가족은 이 사실을 세간에 왜 알렸을까. 그들이 원하는 것은 CJ E&M의 진심어린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이었다.
18일 서울특별시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tvN ‘혼술남녀’ 조연출 故이OO PD의 사망사건 대책위원회의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이 PD는 지난해 10월 26일 드라마가 종영한 이튿날 숨진 채 발견됐다. 그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대책위원회 및 유족은 이 PD가 ‘혼술남녀’의 초고강도 노동, 제작진의 언어 폭력 때문에 자살했다고 주장했다.
대책위원회 측은 먼저 ‘혼술남녀’ 제작환경을 문제 삼았다. “‘혼술남녀’는 반사전 제작 드라마로 제작될 계획이었다. 어떤 이유였는지 8월 12일에 대부분 교체되고, 27일에 다시 제작이 진행됐다. 그리고 계획과 달리 생방송으로 촬영이 진행됐다. 드라마 제작 환경이 초고강도였다”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심각한 노동강도에 시달린 이 PD는 몇 차례 지각했다고. 대책위원회 측은 “이에 대해 사측(CJ E&M)은 근무태만으로 삼았다. 일을 그렇게 많이 했기 때문에 지각을 할 수 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8월 27일부터 실종된 10월 20일까지 55일동안 그가 쉰 날은 단 2일뿐으로 추정된다. 특히 9월 20일부터 9월 29일까지 10일간 분석한 그의 수면 시간은 45시간 20분으로 추정된다.(1일 평균 4.5시간)”고 강조했다.
이러한 대책위원회의 주장에 CJ E&M은 “사측은 모욕 당한 적 없다. 근무 태만일 뿐이다. 이례적인 수준의 따돌림, 인권침해는 없었다”고 했다고. 대책위원회는 “그러나 이 PD의 녹취록, 메신저 등의 내용을 토대로 정리한 결과 이는 사실과 다르다”면서 휴대폰 대화 내용, 주변인들의 진술을 증거로 제출했다.
고인의 모친은 “엄마로서 아들이 이렇게 힘들어했을 줄 알았으면 그만 두라고 했을 것이다. tvN이 따뜻한 드라마를 만드는 곳으로 알려졌는데 실상은 달랐다”면서 “우리 아들의 죽음을 헛되지 않게 해 달라”고 말하며 울먹였다.
대책위원회가 CJ E&M에 요구하는 것은 공식적인 사과와 대책 마련이다. 대책위원회 측은 “먼저, CJ E&M은 책임을 인정하고, 공식 사과하라. 또한 사망사건과 관련된 책임자의 징계를 요구한다. 그리고 이 PD 같은 일이 또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라”고 강조했다.
대책위원회 측은 공식 페이스북, 온라인 서명운동 페이지 등을 개설할 예정이다. 또한 내일(19일)부터 상암동 CJ E&M 앞에서 릴레이 1인 시위를 펼친다. 고인의 동생이 첫 주자로 나선다.
한편, 대책위원회 측은 CJ E&M의 법적 처벌에 대해서는 아직 계획된 것이 없다면서, 사과를 받는 것이 먼저라는 입장을 전했다.
손효정 기자 shj2012@tvreport.co.kr/ 사진=TV리포트 DB, CJ 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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