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가영 기자] ‘녹두꽃’ 조정석 윤시윤 이복형제의 운명이 또 다시 어긋났다. 다른 길을 걷게 된 형제의 얼굴이 교차로 비춰진 엔딩은 안방극장을 집어삼켰다.
SBS 금토드라마 ‘녹두꽃’(극본 정현민/연출 신경수 김승호)는 1894년 동학농민혁명의 소용돌이 속에서 농민군과 토벌대로 갈라져 싸워야 했던 이복형제의 파란만장한 휴먼스토리다. 누구보다 서로를 위하는 마음이 애틋한 형제이지만, 시대의 아픔 속에 자꾸만 어긋나버리는 형제의 운명이 시청자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며 몰입도를 높여왔다.
6월 15일 방송된 ‘녹두꽃’ 31~32회는 또 다시 격동의 시대에 휩쓸려 갈라져버린 형제의 운명이 처절하게 그려졌다. 특히 명확히 다른 길을 걷게 된 형제의 모습이 교차로 보여진 엔딩은 형제의 잔혹한 운명을 상징하며 여러 가지 의미로 시청자 숨통을 틀어쥐었다.
이날 형 백이강(조정석 분)은 일본 외교관 다케다(이기찬 분)에게 납치된 별동대 동료 버들(노행하 분)을 구출하기 위해 뛰어들었다. 그러나 이는 모든 사실을 눈치채고 있던 다케다가 판 함정. 결국 백이강은 또 다시 죽음 위기에 처했다. 최덕기(김상호 분)와 이규태(손우현 분)이 나타나 도왔지만 역부족. 일본 무사들에 둘러싸인 가운데 어디선가 탕 총소리가 들려왔다. 그렇게 순식간에 일본 무사들은 죽었고, 백이강 일행은 무사히 도주할 수 있었다.
백이강 일행을 구한 것은 동생 백이현(윤시윤 분)이었다. 앞서 백이현은 고부에서 집강을 하던 중 김가(박지환 분)에게 도채비(도깨비)라는 과거를 추궁당했다. 김가는 백이현의 정혼자 황명심(박규영 분)에게 늑혼을 걸었고, 분노한 백이현에게 도채비라는 것을 안다며 막대한 돈을 요구했다. 이에 백이현은 결국 살인자가 된 채 한양으로 향했다.
한양에 온 백이현은 조선에 개화의 빛을 밝히겠다는 뜻을 펼치기 위해 일본으로 갈 결심을 했다. 이에 다케다를 찾아 일본행을 도와줄 것을 요청했지만 다케다는 다른 제안을 했다. 자신의 곁에서 천우협의 우두머리가 되어달라는 것. 이후 때가 되면 뜻을 펼치라는 것. 백이현은 거절하고 돌아서던 순간 동학농민군 일원이 위험에 빠졌다는 것을 들었다. 이를 형 백이강으로 직감해 도와줬다.
백이강은 그렇게 백이현의 도움 덕에 고종(이윤건 분)의 밀사를 무사히 전봉준(최무성 분)에게 데려갈 수 있었다. 그러나 김가로부터 백이현이 도채비라는 사실을 들은 전봉준은, 돌아온 백이강을 불러 사실을 말하도록 압박했다. 어떻게든 동생이 새 삶을 살기를 바라며 숨겨줬던 백이강은 전봉준의 압박에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결국 동생 백이현이 도채비라는 사실을 털어놓았다.
같은 시각 백이현은 자신이 겪었던 수많은 치욕과 좌절을 떠올렸다. 그리고 굳건한 결심을 한 채 다케다를 찾았다. 이어 스스로 상투를 잘랐다. 백이현은 자신의 손을 칼로 그어 나온 붉은 피로 “개화조선”이라는 자신의 뜻을 쓰며 맹세했다. 일본인 이름을 지어주겠다는 다케다의 말에 이미 정해둔 것이 있다며 “오니”라고 답했다. 오니는 일본어로 도깨비라는 뜻이다.
‘녹두꽃’ 31~32회 엔딩은 각자 여러 의미로 큰 전환점을 맞이한 형제의 모습을 교차해 보여줬다. 형 백이강은 어떻게든 감추려 했지만 감출 수 없었던 동생 백이현의 정체를 고백했다. 동생 백이현은 스스로 오니의 길을 택했다. 앞서 탄탄하고 촘촘하게 쌓아온 형제의 서사를 바탕으로 선 굵은 연출, 조정석-윤시윤 두 배우의 막강한 연기력이 만나 숨이 막힐 듯 강렬한 엔딩이 완성됐다.
다가서려 했지만 다가설 수 없었던 형제. 시대의 아픔 속에서 전혀 다른 길을 선택한 형제. 역사가 스포인 만큼 앞으로도 수많은 사건들이 펼쳐질 것이다. 이런 가운데 더욱 더 파란만장해지는 형제의 운명이 어떻게 펼쳐질지, 시청자에게 어떤 메시지를 남길지 궁금하다. 한편 SBS 금토드라마 ‘녹두꽃’은 매주 금, 토요일 밤 10시 방송되고 있다.
김가영 기자 kky1209@tvreport.co.kr/ 사진=’녹두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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