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예나 기자] 떠올리기만 해도 아픈 첫사랑이다. 12년 후 그 사랑이 다시 나타났다. 생각지도 못한 완벽남이다. 자신의 마음을 일방적으로 고백했다. 첫사랑과 완벽남 사이에 선 이 여자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지난 20일 방송된 SBS 수목드라마 ‘다시 만난 세계’(극본 이희명, 연출 백수찬)에서 정정원(이연희 분)은 성해성(여진구 분)을 떠나보낸 후 12년을 힘들게 살았다. 성해성은 살인자 누명을 쓴 채 교통사고를 당해 사망했던 상황.
그런 과정 속에 정정원은 자책했다. 성해성에게 깜짝 생일파티를 열어주기 위해 했던 거짓말이 이런 화를 불러일으켰다는 죄책감이었다. 그 탓에 정신과 치료도 받고, 성해성의 할머니 병원비까지 떠맡아 사채 빚을 져야했다.
정정원이 가장 힘든 순간, 12년 전 모습으로 성해성이 환생했다. 자신이 귀신도 유령도 아닌, 사람으로 돌아왔다는 현실을 인지한 성해성은 친구 신호방(이시언 분)의 도움으로 정정원과 친동생을 찾았다. 둘 다 상황을 좋지 못했다.
정정원을 찾아온 사채업자들에게 두들겨 맞은 성해성. 집 앞에 쓰려진 성해성을 발견하고 정정원은 닮은 외모에 놀라면서도 집으로 데려와 정성껏 간호해줬다. 바로 그날, 고등학교 친구들에 의해 정정원은 성해성의 존재를 확신했다.
성해성은 정정원에게 “와, 너 이런 어른이 됐구나. 나 다시 돌아왔다. 나 없는 동안 잘 지냈어?”라고 반색했다. 하지만 정정원은 이런 현실이 믿기지 않았다.
이런 정정원에게 회사 대표 차민준(안재현 분)의 등장은 부담스럽기만 했다. 정정원은 차민준에게 “저 때문에 파리에 가지 않겠다는 게 사실이냐, 대표님 그날 혹시 술 마셨냐, 그렇지 않으면 저를 우습게 본 거다. 저 때문에 안 갔다는 건 수작이고, 희롱이다. 저 이 회사에서 쫓겨나도 된다. 앞으로 또 이러면 대표님을 매장시켜버리겠다”며 마음을 거부했다.
차민준에게 돌아선 정정원은 갖고 있던 쪽지를 떨어트렸다. 그리고 그 쪽지를 차민준이 발견했다. 차민준의 고백을 거부하려는 정정원의 고민한 흔적이었다. 그럴수록 차민준은 정정원에게 더 빠져들었다.
성해성은 정정원에게 12년 전 마음 그대로 장난도 치고, 연신 미소지었다. “난 어제 보고 오늘 보는 느낌이다. 나에게 12년의 시간은 없다”는 성해성에게 정정원은 그 자체로 지옥이었다. 자신의 거짓말로 성해성이 교통사고를 당했다고 믿기 때문.
자책하는 정정원을 의아하게 여긴 성해성은 친구를 통해 정정원의 끔찍했던 12년을 들을 수 있었다. 정정원은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했고, 술에 의존했으며, 성해성의 할머니가 돌아가시기 전까지 병원비를 모두 떠안는 과정에서 사채 빚까지 져야했다.
성해성은 정정원을 찾아가 “너 잘못 아냐, 나 너 때문에 죽은 거 아냐. 너 잘못 하나도 없어 나 살인범 아니야. 그러니까 도망다니지 마”라며 자신의 마음을 확실하게 꺼내보였다. 정정원은 그런 성해성을 바라보며 눈물을 뚝뚝 흘렸다.
보는 순간 얼어버리는 첫사랑과 아주 조금씩 스며들게 되는 완벽남, 고단한 여자의 삶이 풍성해졌다.
김예나 기자 yeah@tvreport.co.kr /사진=SBS ‘다시 만난 세계’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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